머리말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창의적으로 해석하며, 논리적으로 표현하라

지금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정보가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융복합의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단일 학문의 범주를 넘어 방대한 양의 지식과 정보를 비판적으로 선별하고, 창의적 관점에서 해석하며,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의사소통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한성대학교 <사고와 표현> 과목 교재인 『대학 글쓰기와 말하기, 사고와 표현』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하여 대학생들의 비판적, 창의적, 논리적 사고와 표현 능력을 종합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집필되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Ⅰ장은 대학 글쓰기와 말하기의 개념 및 윤리, Ⅱ장은 대학 글쓰기의 방법, Ⅲ장은 대학 말하기의 방법에 초점을 두었다.

Ⅰ장 ‘대학 생활과 의사소통’에서는 글쓰기와 말하기의 의미부터 대학 생활에서 왜 글쓰기와 말하기가 중요한지, 그렇다면 글쓰기와 말하기를 문제없이 구사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대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세세하게 설명하였다.

Ⅱ장 ‘대학 글쓰기’에서는 ‘1. 글쓰기의 과정’과 ‘2. 글쓰기의 유형’으로 나누어 기초와 심화로 구성하였다. ‘글쓰기의 과정’에서는 일반론으로 한 편의 글이 ‘계획하기’, ‘집필하기’, ‘검토하기’의 단계를 거치면서 어떻게 완성도 높은 글로 만들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되, 주 독자가 신입생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맞춤법, 어법 등 국어 문법에 대한 설명도 겸하였다. 심화 단계인 ‘글쓰기 유형’에서는 ‘학술 보고서 쓰기’, ‘칼럼 쓰기’, ‘서평 쓰기’, ‘성찰글 쓰기’, ‘자기소개서 쓰기’, ‘제안서 쓰기’의 여섯 가지 유형에 대해서 각각 개념 → 필요성 → 작성방법 → 활동 및 과제로 구성하여 각각 유형별로 심화된 이론을 설명하고 대학생들이 실제 글을 작성해보도록 하여 글쓰기의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도록 하였다.

Ⅲ장 ‘대학 말하기’에서는 ‘1. 발표하기’와 ‘2. 토의와 토론’으로 구성하여 개인 화법과 집단 화법으로 구분하였다. ‘발표하기’에서는 ‘발표’와 ‘프레젠테이션’으로 나누었는데, ‘발표’에서 는 개념, 필요성, 방법 등 일반론을,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대학 및 직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발표 형식으로서 프레젠테이션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실제 프레젠테이션 상황을 상정하고 설명한 ‘준비단계’, ‘프레젠테이션 단계’, ‘프레젠테이션 이후 단계’에서 제시한 PPT 문서작성법, 발표 방법, 질의응답 방법 등에 관한 노하우는 대학 수학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토의와 토론’에서는 토의와 토론의 개념, 필요성,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토의와 토론이 현대 사회에서 의견 조율을 위한 효율적인 말하기 방법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학생들이 이론을 배운 후 실습을 통해 토의와 토론을 직접 수행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AI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디지털 문명의 발달로 인해 글쓰기와 말하기의 중요성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시대에 글쓰기와 말하기 능력은 그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되고 사회경쟁력이 되고 있다.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자료가 범람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비판적, 창의적, 논리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글쓰기와 말하기는 그 중요성이 매우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점을 깨닫고 이 책을 매개로 글쓰기와 말하기의 중요성과 방법 등을 익히고 연습하면 대학생으로서 사고력 증진과 고도의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소통 능력을 갖춘 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집필진 일동

차례

■ 머리말 • 2

Ⅰ. 대학생활과 의사소통

1. 의사소통이란 • 7

2. 의사소통의 윤리 • 13

Ⅱ. 대학 글쓰기

1. 글쓰기의 과정 • 23

1.1 계획하기 • 28

1.2 집필하기 • 41

1.3 검토하기 • 52

2. 유형별 글쓰기 • 66

2.1 학술보고서 쓰기 • 66

2.2 칼럼 쓰기 • 90

2.3 서평 쓰기 • 104

2.4 성찰글 쓰기 • 117

2.5 자기소개서 쓰기 • 134

2.6 제안서 쓰기 • 151

Ⅲ. 대학 말하기

1. 발표하기 • 167

1.1 발표 • 167

1.2 프레젠테이션 • 185

2. 토의와 토론 • 195

2.1 토의 • 195

2.2 토론 • 206

■ 참고문헌 • 220

I. 대학생활과 의사소통

1. 의사소통이란

인간은 언어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표현한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언어는 글쓴이와 말하는 이의 생각과 뜻을 파악할 수 있는 징표이다. 인간의 이러한 언어 행위는 글쓴이와 독자, 화자와 청자의 언어에 반영된 가치관, 문화적 배경, 이해관계 등에 따라 다양한 내용으로 실현된다. 따라서 언어를 사용하여 글을 쓰고 말을 한다는 것은 글쓴이와 독자, 화자와 청자의 상호작용에 기반을 둔 의사소통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결국 의사소통이란 언어를 바탕으로 서로의 정보와 의미 등을 공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전통적인 의사소통에서는 화자(글쓴이)는 전달자로 청자(독자)는 수신자로 보았다. 따라서 메시지의 전달은 화자(글쓴이)에서 청자(독자)로 일방향이다. 다시 말하면 의사소통 과정에서 상호작용이라는 역동성이 드러나 있지 않다. 그러나 현대의 말하기 중심 의사소통에서 화자와 청자는 순서 교체가 있으며 고정적이지도 않다. 따라서 발전적인 의사소통의 모델은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을 통한 피드백이 존재한다. 그뿐만 아니라 글쓴이와 독자 사이에서도 일방향 중심의 의사소통에서 벗어나 비대면 온라인 공간에서 쌍방향 의사소통이 실현되고 있다. 청자가 화자의 말하기에 대하여 질문하고 비평하는 것처럼 독자는 글쓴이의 글에 대하여 질문하고 비평하는 것은 이제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되었다.

1) 글쓰기와 말하기란 무엇인가

우리는 평생 삶을 영위하면서 끊임없이 글을 쓴다. 그리고 다양한 유형의 글을 읽는다. 일기나 SNS 등에서 이루어지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글쓰기는 말할것도 없고, 학교나 직장에서 다양한 공적인 글쓰기 상황에 노출되기도 한다. 글쓰기가 곧 삶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글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타인에게 보여주려고 애쓰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 의의와 생존을 위해 글을 쓰고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렇다면 글쓰기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생각이나 사실 따위를 글로 써서 표현하는 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 생각이나 사실을 제대로 자신의 문장으로 표현하는 ‘글쓰기’행위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글쓰기는 정규 교육을 통해서 향상되기도 하지만, 글쓰기의 주체인 개인의 노력에 따라서 그 수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글쓰기는 구체적인 글쓴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인 행위이다. 이는 글을 쓰는 주체, 즉 구체적인 필자가 있다는 것이며, 그 필자 개인의 생각과 느낌을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유사한 주제로 글을 쓰더라도 모든 글들이 다른 것은 글을 쓴 필자의 개성에 따라 구사하는 어휘와 문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개인적인 행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행위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을 독자로 상정한 일기나 메모를 제외한 대부분의 글은 다른 누군가와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글, 어떤 용어를 이해하고 설명한 글, 누군가를 설득하는 글,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글 등은 모두 독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유형의 글들은 그 형식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관습적 쓰기 방식에 따라 완성된다. 리포트, 논문, 비평문, 자서전, 칼럼, 제안서, 기획서, 기사문,

문학 작품 등은 반복적 의사소통 상황에서 만들어진 전형적인 글쓰기 유형에 해당한다.

또한 글쓰기는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이다. 내가 쓰고자 하는 내용을 적절하게 생성하고 효과적으로 조직하여, 문장으로 구현하는 과정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유의미한 실천 행위이기도 하다. 독자가 모르는 사실에 대한 설명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글,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는 글, 논쟁적 이슈에 대한 주장과 대안 등을 보여 주는 글, 선행연구에서 풀지 못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글 등은 글쓰기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특히 대학에서 글쓰기는 수준 높은 지적 활동이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은 글을 쓰는 행위는 개인적 행위이면서 사회적 행위이다. 그래서 누구나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잘 쓰기는 쉽지 않다. 한 편의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쓸 내용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자는 독자가 누구인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독자의 태도는 어떠한지 파악해야 한다. 또한 유의미한 내용을 생성하고 글을 조직하고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여 글 속에서 효과적인 문장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수준 높은 지적인 활동임에 틀림없다. 이런 활동이 빈번하게 실현되는 곳은 대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는 학문의 전당, 대학이다.

글쓰기와 달리 인간은 선천적이든 경험적이든 아주 어린 시기부터 말하기 상황에 노출된다. 자연스럽게 특정한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 이 언어습득 과정이 사회적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말하는 내용의 수준과 관계없이 화자는 청자를 상대로 자신의 말하기를 실현하면서 의사소통 행위를 발전시켜 간다. 곧 화자와 청자의 입장에서 화법은 여러 요인에 따라 다양한 말하기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의사소통으로서 말하기는 사유를 바탕으로 언어와 비언어적 요소를 활용하여 화자와 청자가 유의미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고도의 지적 활동으로 정

의할 수 있다. 동시간대에 말하는 주체인 화자와 듣는 주체인 청자가 있으며, 음성언어와 비언어적 요소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말하기는 글쓰기와는 다르다. 또한 화법 참여자들의 자아, 관계성, 문화성 등에 기반을 둔 통합적인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의사소통에서는 화법의 주체로서 자아. 청자와의 관계, 화자와 청자가 함께 공유하는 그 사회의 문화적 맥락 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Roman Jacobson)은 언어의 기능을 설파하면서 말하는 주체와 듣는 상대가 있어야 함을 전제하였다. 그는 이들 사이에는 공유되어야 할 전언(傳言), 곧 메시지가 있어야 하며, 그 전언이 성립되려면 그것이 산출될 의사소통 상황이 바탕을 이루고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화자와 청자가 물리적, 심리적으로 접촉하고 소통할 때 언어가 기능한다고 보았다.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말하기가 가장 빈번하게 실현되는 곳 중의 하나는 대학이다. 4년 내내 대학생은 대학의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화법을

구사하게 된다. 대학생은 교양이든 전공이든 수업 시간에 자신이 조사하고 분석한 내용, 어떤 논거를 바탕으로 자신이 논증하고자 하는 주장 등을 공적인 말하기로 구현해야 한다. 대학 수업 시간에 이루어지는 발표와 토론은 가장 대표적인 화법의 한 사례이다. 그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수업 이외의 다양한 대학생활 과정에서 그에 맞는 화법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실현하고 있다.

2) 글쓰기와 말하기는 왜 중요한가

“넌 왜 그렇게 생각이 없니?”

“앵무새처럼 따라만 할 거야?”

위의 두 발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 문장은 ‘사고’의 부재를 질타하는 것이

고, 두 번째 문장은 ‘표현’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바로 이 ‘사고와 표현’은 가장 대표적인 언어 경쟁력이다. 대학 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서 이 경쟁력이 차지하는 의미와 가치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글을 잘 쓰지 못하거나 말을 잘하지 못해서 좌천을 당하는 수모를 겪은 사람도 있는가 하면 사소한 맞춤법의 실수나 말실수가 성공을 막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결국, 사고하고 표현하는 능력인 글쓰기와 말하기가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실적 상황에서 글쓰기와 말하기의 중요성은 자연스럽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 글쓰기와 말하기라는 의사소통 행위를 통해서 ‘나’는 내면에 쌓인 고통을 치유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고 나 자신을 개성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심지어 글이나 말이 나의 곤란함과 역경을 극복하게 해 주는 촉매제나 무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한 사회 안에서 글을 잘 쓰고 말을 잘 한다는 것은 권력과 부를 얻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다 보면 항상 많은 질문을 받게 된다.

“우리는 왜 사는가?”

“나는 왜 그를 사랑하는가?”

“너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감성적일 수도 있고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어야 할 때도 있다. 물론 그 답은 글이나 말로 이루어진다. 글이든 말이든 그 답을 잘하면 그 과정을 통해서 주어진 과제나 문제를 잘 풀어가는 능력의 소유자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숨겨진 약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보완해 가는 과정을 경험하기도 한다. 어쩌면 글을 쓰고 말을 하는 행위가 가장 일반적이고 쉽게 본질적인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의 도정일지도 모른다.

한편 글은 본질적으로 생명력이 아주 길다. 정보 저장을 위해 최적화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에워싸고 있는 텍스트 하나하나가 그 증거다. 역사적으로 글은 종이의 시대를 지나 인터넷 시대인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웬만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이제는 절멸하지 않으며 여러 손을 거치며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말 또한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한번 발화한 내용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그 정보는 저장되고 있다. 생명력이 글만큼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말과 글은 역사적이자 현재적이다.

그런데 아무렇게나 글을 쓰고 말을 한다고 해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글을 쓰는 필자든 말을 하는 화자는 자신의 언어 행위에 노력이 수반된다. 말과 글은 정직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시간과 땀을 투자한 만큼 나에게 돌려주는 것이 말과 글이다. 따라서 자신의 의사소통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설정한 목표를 이루게 할 힘의 원천을 길러야 한다.

그 시작은 사물과 현상, 그리고 우리 주위에 대한 관심이며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사고를 글과 말로 온전하게 표현하는 것은 녹록하지 않은 훈련의 연속으로 이룰 수 있다.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지적 능력을 높임으로써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다. 말과 글의 의사소통이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삶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자신의 언어로 말하는 행위는 능동적인 ‘자기 표현’이자 진정한 소통이다. 말과 글을 통한 의사소통의 중요성은 항상 우리 주위에서 우리를 자극하고 있다. 그것을 알고 그에 따른 언어적 실천은 이제 우리 자신의 몫이다.

2. 의사소통의 윤리

우리가 한 편의 글을 쓸 때 온전히 자신의 생각만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을까? 내가 말로 이야기하는 내용은 어떠한가? 인류가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해 놓은 수많은 지식 중 일부를 내가 가져다 쓰고 있는 건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 사유의 일부는 거의 필연적으로 수많은 세월 동안 축적된 여러 지식 중 하나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러한 생각을 나의 표현으로 다듬는 과정에서 선행 지식은 인용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인용한 대상에 대한 출처를 생략하거나 외면할 때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 비윤리적이라고 비난을 받거나 심지어 범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글쓰기와 말하기의 윤리가 제기된다. 이 윤리는 우리가 의사소통을 하면서 지켜야 할 도덕적 기준이다. 따라서 한 편의 글을 쓰고자 할 때

는 내 글은 온전히 나의 생각만을 담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또한 나의 말은 진실되고, 공손하며 듣는 이를 배려한 화법으로 실현되고 있는지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고 점검해야 한다. 내가 한 말인지 남의 말을 빌려온 것인지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 그러한 물음을 통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이 이루어낸 지적 자산을 다시 활용하기 위한 행위로써 학습 윤리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면 어떻게 될까?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말도 있지만 남의 것에 손을 대는 것은 윤리적 차원에서 비난을 넘어 법적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말 그대로 ‘절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욕심을 내다가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기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러한 절도행위는 물건을 훔치는 것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글과 생각을 훔치는 것 또한 비윤리적이고 위법적인 행위이다.

1) 글쓰기 윤리

(1) 표절(plagiarism)

표절은 다른 사람의 연구 내용 및 결과를 정당한 승인이나 인용 없이 도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른 사람이 쓴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마치 자신의 창작물인 양 직접 베끼거나 발표하는 행위를 우리는 표절이라고 부른다. 가장 일반적인 표절은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그대로 베끼는 직접 표절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타인의 논문 표절이다. 이미 출판된 타인의 논문 일부나 전부를 그대로 옮겨오는 경우이다. 또한 대학생들이 특정한 강좌를 수강하면서 발표하거나 제출한 과제를 다른 강좌에서 다시 발표하거나 심지어 같은 보고서를 제출하는 경우는 명백하게 자기표절에 해당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착상이나 아이디어를 동의 없이 사용하는 경우도 아이디어 표

절로 연구 윤리 위반에 해당한다. 예컨대, 대학에서 학부 혹은 대학원 수업 시간에 학생이 발표한 학술보고서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인 양 바꿔서 그 결과를 제출하는 행위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표절의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영역이 넓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표절은 또한 ‘저작권 침해’와 뒤섞여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두 개념은 다소 차원이 다르다. 표절이 출처를 정확히 혹은 전혀 밝히지 않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글 등의 내용을 차용하는 행위라면 저작권 침해는 어떤 저자의 저작물을 그의 동의 없이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복사하거나 배포하고 상업적 이유 등으로 자신의 저술에 이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렇게 보면 저작권 침해가 더 넓은 상위의 개념이다. 저작물은 단순히 글로 된 것만이 아니라 인간이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모든 것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표절은 그 하나의 위법 사례이자 저작권 침해의 한 유형에 해당한다.

(2) 변조(falsication)

변조는 연구 재료, 장비, 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원자료나 데이터를 임의로 변형하고 삭제함으로써 연구 내용이나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를 말한다. 연구 자료를 의도적으로 실제와 다르게 변경하는 경우, 통계학적 근거 없이 연구 자료등을 선택적으로 생략·삭제·은폐하는 경우, 연구 자료를 과장·축소 또는 변형함으로써 왜곡된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변조에 해당한다.

(3) 위조(fabrication)

위조는 존재하지 않는 연구 결과나 데이터를 허위로 만들거나 기록 또는 보고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가상의 주제에 대한 설문지를 완성하여 연구 결과를 허위로 제시하는 경우, 설문 조사, 실험 및 관찰 등에서 나타나지 않는 데이터를 실재하는 것처럼 제시하는 경우, 실험 등을 통해 얻은 자료의 통계 등에 허구의 자료를

추가하는 경우 등이 위조에 해당한다.

연구 윤리란 연구자가 연구를 신청하고, 수행하며, 그 결과를 출판하거나 보고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이나 행동양식을 말한다. 이 연구 윤리는 대학에서 처음으로 학문 세계를 접하는 대학생들에게는 학습 윤리에 해당하기도 한다. 글쓰기나 말하기를 통해서 다양한 지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대학생들은 정직하게 윤리적 의사소통을 실천해야 한다. 미래의 연구자가 되고자 하는 학생뿐만이 아니라 예비 직업인으로서 대학생들은 위에서 언급한 표절, 변조, 위조 등을 항상 유념하면서 학습 활동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연역적 전제이든 귀납적 결과이든 자신의 노력과 땀을 통해서 생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남의 결과물을 자신의 것으로 포장하는 일은 학습 및 연구 윤리 위반이라는 점을 학생들은 명심해야 한다.

(4) 인용

인용이란 다른 사람의 생각이 반영된 글이나 말을 자신의 글이나 말 속에 끌어와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글이나 말 중에서 인용된 부분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밝혀 자신이 직접 쓴 글과 다른 사람에게서 가져온 글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글을 쓰는 행위는 그 기록이 남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의도적이든 실수이든 남의 글과 자신의 글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남의 글을 자신의 글인 양 포장하게 되면 그것은 표현 윤리, 특히 글쓰기 윤리에 어긋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의 글에서 남의 생각이나 표현을 제시하는 인용 표시의 방식은 대체로 두 가지이다. 그 하나는 자신의 글 안에서 인용을 보여주는 ‘주석 달기’의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완성된 글의 맨 마지막에 ‘참고문헌’의 형식을 통해서 밝히는 인용 표시 방법이다.

●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

인용에는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직접 인용은 인용하는 원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는 것으로 원문이 아니고는 다른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 없을 때, 원문을 제시하여야만 독자들의 오해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할 때 직접 인용을 한다. 직접 인용할 문장이 3행을 넘지 않을 경우, 큰따옴표(“ ”)로 표시한다.

“어떤 책은 맛만 볼 것이오, 어떤 책은 통째로 삼켜버릴 것이오, 또 어떤 책은 씹어서 소화시켜야 할 것이다” 1 )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은 그 종류와 성격에 맞게 읽어줘야 한다.

1) 프란시스 베이컨, 『독서의 기술』, 최지우 역, 동아출판사, 2003, 38쪽.

간접 인용은 인용하는 원문의 문장구조를 변경하거나,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등 자신의 언어로 바꿔서 인용하는 것을 말한다. 간접 인용을 했을 때도 본인의 글과 인용한 내용을 구분할 수 있도록 ‘A는 B라고 주장한다, ~의 견해를 정리하자면, ~은/는, ~의 말해 의하면, ~라고 했다.’ 등의 형식을 취해야 한다.

원문

일반적으로 책임 있는 연구 수행이란, 전문적 영역에서 발휘되는 좋은 시민 정신이라 요약·정의할 수

있다.

간접 인용

노환진 외 3명에 따르면, 책임 있는 연구수행이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닌, 전문적 영역의 좋은 시민 정신이라 한다. 1)

1) 노환진 외 3명,『연구윤리 소개』, 교육인적자원부, 2006, 3쪽.

● 주석 달기

글이나 논문 등을 작성할 때 어떤 부분의 뜻을 보충하거나 풀이한 글, 인용 정보 등의 출처를 밝혀 주는 것을 주석 달기라고 부른다. 이 주석 달기는 그 방식에 따라 크게 각주, 내주, 미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각주는 본문의 아래쪽에 제시한 출처 표시 방식이라면. 내주는 본문 안에서 참고 자료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는 출처 표시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미주는 장이나 절, 혹은 글의 끝에 참고 자료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는 출처 표시 방식이다. 아래의 제시한 내용은 각주의 대표적인 예이다.

1) 정희모·이재성,『글쓰기의 전략』, 들녘, 2005, 34쪽.

2) 버나드 스폴스키, 『언어 정책-사회언어학의 핵심 주제』, 김일환·이상혁 옮김, 고려대학교 출판문화원, 2020, 123쪽.

● 참고문헌

글을 쓰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활용한 논문, 단행본, 사료, 사전, 이미지의 출처를 종합한 것을 참고문헌이라고 한다. 대체로 참고문헌은 한 편의 글이나 논문의 맨 마지막에 작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참고문헌은 1) 국내논저(단행본-논문)는 가나다 순서, 2) 국외저서(단행본-논문)는 알파벳 순서, 3) 사이트 순서로 정렬한다. 단행본은 쪽수를 삭제하고, 논문은 해당 논문 전체의 쪽수를 표기하며, 누리집(웹사이트)의 경우는 그것을 검색한 날짜를 함께 제시한다.

<참고문헌>

권혁명, 「충재(盅齋) 최숙생(崔淑生)의 삶과 시세계(詩世界)」, 『한문학논집』 58집, 근역한문학회, 2021.

나은미, 「챗GPT의 시대, 대학 글쓰기 교육에 대한 성찰 및 교육 방향에 대한 고찰」, 『한성어문학』 51집, 한성어문학회, 2024.

박선옥, 「대학생의 토론 역량 자기효능감과 토론 평가 분석」, 『인문과학연구』 74집, 강원대 인문과학연구소, 2022.

이상혁, 『훈민정음과 한글의 세계』, 박이정, 2021.

이희영,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공학 제안서 쓰기 교육 방안」, 『작문연구』 28집, 한국작문학회, 2016.

임형모. 「대학의 교육 현장을 예로 짚어보는 불안의 문제 - 채움의 심성모형, 프레임 전환을 중심으로」, 『한성어문학』 52집, 한성어문학회,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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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인용 출처 표기법」, <카피킬러캠퍼스>, 2011,

『https://hansung.copykiller.com』 (2019.1.30.).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인터넷 누리집(웹사이트)도 참고문헌에 밝히고 있다. ‘주석 달기’와 ‘참고문헌’의 제시는 학문 분야와 전공에 따라서 그 형

식이 다소 다르다. 그러나 본인이 제시하는 주석과 참고문헌 안에서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그 서지 사항 및 관련 내용을 정확하게 밝혀 이것을 보는 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주석과 참고문헌을 작성하는 것 역시 글쓰기 윤리에서 가장 기본적인 실천적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2) 말하기의 윤리

언어 예절이란 한 언어공동체에서 그 구성원 간에 지켜야 할 말에 대한 태도이자 매너이다. 누구나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어떻게 언어를 구사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이 결정된다. 또한 때와 장소를 가려 언어 예절을 지킬 때 화자의 품격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언어 예절은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에 의해 습득되는 것이다. 이 언어 예절은 특정한 언어의 문법과도 밀

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어의 경어법, 혹은 공손법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말하기에서 언어 예절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언어 예절은 상대의 인권을 존중해 주는 일이기도 하다. 욕과 비속어 따위를 사용하는 언어폭력, 혐오 표현은 타인의 인권을 짓밟는 차별 행위이다. 공적인 화법에서 은어를 사용하거나 지나친 외래어를 남발하는 것 언어 예절에서 어긋나는 것이다. 또한 부적절한 호칭어, 지나친 겸양과 높임도 공적인 화법에서는 지양해야 한다.

말하기에서는 화자뿐만이 아니라 청자 역시 언어 예절을 지켜야 한다. 청자의 듣기 예절도 화자의 말하기 예절만큼 중요하다. 청자의 시선에서 바람직한 듣기 예절은 경청과 공감이다. 청자는 화자의 말하기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화자가 비록 자신과 다른 생각을 발표하더라도 화자의 발표에 대한 경청은 청자의 바람직한 듣기 예절이다. 또한 청자는 화자의 발표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발표에 대한 공감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모든 언어가 그러하듯이 한국어에는 언어 예절을 결정하는 요인이 있으며, 또한 언어 예절은 화자와 청자 사이에서 지극히 상황 의존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발표, 토론, 대화 과정에서 언어예절을 지키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회생활에서 말을 한다는 것은 사적인 말하기가 아니라 공적인 말하기이기 때문이다. 이 공적인 말하기에서 화자와 청자 모두 상대를 높이거나 자신을 낮추면서 언어예절을 지키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범적인 언어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활동 및 쓰기 과제

1. 대중매체나 주위에서 말을 잘하거나 의사소통이 탁월한 구체적인 인물을 떠올려보자.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점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인가 분석해 보자.

2.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공 분야의 단행본이나 논문을 3편 이상 찾아 그 단행본이나 논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주석’과 ‘참고문헌’의 형식을 정리해 보자.

3.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음악, 미술, 사진, 문학, 영화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표절 시비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표절 시비의 양상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조사해 보고,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혀 보자.

조사 내용

나의 의견

II. 대학 글쓰기

우리는 누구나 글을 잘 쓰고 싶어 한다. 그것은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좋은 글이란 어떤 글을 말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매우 다양할 수 있다. 글의 주제가 분명하게 잘 드러난 글, 쉽게 술술 잘 읽히는 글, 문장 표현이 매끄러운 글, 보기 좋게 잘 편집된 글 등 독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여러 요소를 떠올리며 대답을 할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는 좋은 글의 조건에 대해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접근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글을 쓴다.’는 말을 생각하면, 주체는 글을 쓰는 행위를 하는 사람이기에 우리는 글을 쓰는 필자의 입장에서 글쓰기를 바라보고 접근하게 된다. 물론 글에는 글쓴이가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과 정보가 담겨 있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 글이 존재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의사소통의 관점에서 글쓰기 행위

글은 의사소통 수단의 하나이다. 언어적 의사소통은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행위로 이루어지며 쓰기는 언어 기능의 한 분야이기에 의사소통 상황의 범주에서 글을 바라보고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이나 정보를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언어적 수단의 하나인 글을 매개로 글을 읽는 독자와 소통하는 의사소통의 상황에서 글을 생각해야 한다.

대학에서 글쓰기는 주로 교과목 수강에서 부여받는 과제나 공모전 준비를 위한 글쓰기가 많다. 문예적인 글쓰기보다는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한 논리적인 글쓰기의 형태이다. 글쓰기 기본 역량을 갖추는 것은 대학에서 학업 수행을 잘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이 장에서 글쓰기의 과정을 이해하고 칼럼, 서평, 학술 보고서, 자기소개서, 제안서를 비롯하여 성찰 글쓰기에 대해 학습하며, 독자와 소통을 위한, 독자가 좋은 글이라고 평할 수 있는 글쓰기 역량을 갖추어 보자.

1. 글쓰기의 과정

● 글쓰기의 과정 이해

한 편의 글을 쓰는 일은 단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만약 그러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완성도 높은 글이 되지 못하여 독자와 원활한 소통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글의 요건을 잘 갖춘 글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글쓰기 과정이 필요하다. 글쓰기의 절차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크게 세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계획하기 단계

둘째, 집필하기 단계

셋째, 검토하기 단계

계획하기 단계에서는 무엇을 쓸 것인지 구상하고, 자료를 찾아 정리하며 글의 개요를 준비한다. 집필하기 단계에서는 글의 내용이 주제와 관련해 통일성을 갖추고 내용 연결이 자연스러우며 조직적이고 안정적인 구조로 충분히 전개되도록 글을 쓴다. 그리고 검토하기 단계에서는 글 전체의 구조와 내용, 문단의 연결과 문장 표현이 적절한지 살피며 글의 목적과 주제가 잘 표현되었는지 검토하여 글의 완성도를 높이고 가독성 있게 편집을 한다.

글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고려하고 준비해야 할 요소를 놓치지 않고 수행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글쓰기 과정은 반드시 일방향의 순서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 상황에 따른 글쓰기의 과정

예 1 예 2 예 3

글의 범주 파악

글의 목적 설정

독자 설정

글감의 범위 한정과 주제 설정

자료 찾기

자료 선별과 정리

주제문 작성

제목 작성

개요 작성

초고 작성

초고 검토하여 글 완성

글의 범주 파악

독자 설정

글의 목적 설정

자료 찾기

자료 선별과 정리

글감의 범위 한정과 주제 설정

주제문 작성

제목 작성

개요 작성

초고 작성

자료 보강

초고 작성

초고 검토하여 글 완성

글의 범주 파악

자료 찾기

자료 선별과 정리

독자 설정

글의 목적 설정

글감의 범위 한정과 주제 설정

주제문 작성

개요 작성

자료 보강

초고 작성

자료 보강

초고 검토하여 글 완성

제목 작성

위의 표에서 예1은 일반적인 글쓰기의 과정이다. 그런데 예2와 같이, 글을 쓰다 보면 글의 목적 설정 전에 독자에 대해 검토할 수 있고, 글감의 범위 한정과 주제

설정을 위해 자료 검색과 분석 및 정리를 먼저 할 수도 있으며, 초고를 쓰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를 더 찾아보고 정리하여 활용할 수도 있다. 예3과 같이 글의 범주를 파악하며 자료를 찾고 선별 정리하는 가운데 독자 요소를 고려할 수 있고, 개요를 작성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자료를 보강하기도 하며 초고를 쓰는 과정에서 도 자료 보강이 더 이루어질 수도 있고, 퇴고를 마치고 제목을 작성할 수도 있다. 이처럼 글쓰기 상황과 글쓴이의 스타일에 맞게 순서를 바꾸어 글쓰기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글쓰기 과정의 각 요소마다 소요되는 시간도 다르다. 글쓰기 과제에 글의 범주와 글의 목적, 독자가 설정되어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한 고려는 생략되거나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자료 찾기도 글감이나 주제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이나 노력이 다를 수 있다. 참고할 자료가 많거나 잘 정리된 참고 자료가 있다면 비교적 쉽게 자료를 찾아 정리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할 수 있

다.

따라서 글쓰기는 단숨에 이루어지기보다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정성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 글쓰기 과정의 중요성

글쓰기 과정을 거쳐 글을 쓰게 되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감을 덜 수 있다. 글을 쓰는 것이 막연하고 모호한 상황이 아니라 분명해지고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글쓰기에 자신감이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글쓰기란 컴퓨터나 종이 위에 글자를 쓰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데 기인한다. 글쓰기는 과정이 있는 행위인데, 계획하는 준비 단계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쓰기 계획 단계에서 무

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충분히 준비한다면 글을 쓰는 시작점의 어려움은 대부분 해소된다. 글을 쓰는 단계에서도 한 번에 완벽한 글을 쓴다는 마음보다는 초고를 쓰고, 수정 보완하는 검토 단계를 거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글의 전개가 수월해진다.

글쓰기 계획 단계부터 검토하는 단계까지 독자의 상황과 독자가 글에 기대하는 바를 고려하며 글을 쓰게 되면 독자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글을 완성할 수 있다. 독자가 누구인지, 어떠한 상황인지,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살피면, 글을 쓰는 목적과 자신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해지고 의사소통 맥락에서 글이 존재하게 된다.

글쓰기 과정을 거쳐 글을 쓰면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글을 쓸 수 있다. 글의 개요를 작성하고 글을 쓰는 것은 중요하다. 친구와 여행을 하기로 했을 때 우리는 여행지, 교통편, 숙박 장소, 경비, 관광할 곳, 일정 등에 대하여 여러 자료를 찾아 비

교 분석하며 여행 계획을 짠다. 여행 계획을 잘 세우면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글의 개요를 잘 준비하면 좋은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글쓰기 과정에 따라 글의 마무리 단계까지 충실하게 수행하면 매끄럽고 좋은 글을 완성하게 된다. 집필하기 단계에서 작성한 글은 초고 수준의 글에 해당한다. 초고를 여러 번 읽으며 내용, 구성, 단락, 언어적 표현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 다듬으면 매끄럽고 완성도 높은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글쓰기는 과정이다. 따라서 글을 쓰는 데는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 글쓰기 과제가 주어진다면 글쓰기 과정을 고려해 제출일까지 시간을 두고 미리 준비하도록 한다. 글쓰기를 위한 시간을 고려하지 못하거나 확보하지 못하면 시간에 쫓겨, 글쓰기 과정을 무시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좋은 글감을 선택하였다 하더라도 그 글감을 글로 잘 표현할 수 없게 된다.

글쓰기는 노력이다. 글의 범주와 목적, 독자를 분석 이해하는 글쓰기 계획 단계

의 첫 시작부터 글을 집필하고, 퇴고하는 마무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다양한 사고를 하며 자신의 글이 좋은 글이 되도록 무던히 노력한다.

글쓰기에는 절대적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글쓰기 과정을 고려하여 글을 쓰게 되면 좋을 글을 쓸 수 있다.

1.1. 계획하기

1) 글 구상하기

● 글의 범주 파악하기

글을 쓰기 전에 써야 할 글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 대학에서 많이 접하는 글쓰기는 수강하는 강좌에서 주어지는 과제이다. 이 때

과제가 무엇을 수행하기를 요구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먼저 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 과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가?

- 과제는 설명 중심으로 기술해야 하는가?

-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설득 중심으로 기술해야 하는가?

- 관련된 자료는 어느 범주까지 수집해야 하는가?

- 수집한 자료는 요약해야 하는가? 분석과 비평을 해야 하는가?

자신이 써야 하는 글과 관련해 위와 같은 질문을 해 보거나 주어진 과제를 몇 차례 꼼꼼히 읽어 보면 써야 할 글의 범주를 정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면 과제를 제시한 교수나 담당자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하여

글쓰기 시작점에서 글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 글의 목적 설정하기

작성해야 하는 글의 범주를 이해하였다면 글의 목적을 정한다. 글을 읽은 독자가 그 글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잘 모른다면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목적 없는 글이 되고 만다.

글의 목적은 글을 쓰는 이유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독자에게 알려 잘 이해하도록 하거나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 또는 독자의 생각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글의 목적이 된다. 즉, 글의 목적은 정보 전달, 설명, 설득, 즐거움 등이 된다. 이는 글이 궁극적으로 목적하는 바이다. 이러한 글의 목적에 따라 설명문, 논설문, 감상문으로 글의 유형을 나누기도 한다.

그런데 글의 전개 과정에서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고 설명을 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이를 바탕으로 근거를 들어 독자를 설득하는 결과에 도달하는 글을 작성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이 글의 궁극적 목적은 설득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전달과 설명, 설득 모두 글의 목적에 부합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글이 목적하는 것은 설득이라고 볼 수 있다.

글을 쓸 때 목적을 분명하게 설정하지 못하거나 인식하지 못한 채 쓰게 되면 글은 방향을 잃게 되고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모호하여 장황하게 늘어질 가능성이 크다. 목적을 분명히 설정하고 인식하며 글을 쓰면 글을 기술할 때 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가려 엉뚱한 길로 가지 않으며 통일성을 갖춘 한 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다.

● 독자 설정하기

글은 의사소통의 매개체라고 하였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의사소통 행위이다. 그

런데 글을 쓰는 행위자의 입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만 집중한다면 이는 적절한 의사소통 행위가 아니다. 메시지를 전하는 글쓴이와 이를 읽는 독자 사이에 글이 존재하는 것이다. 앞서 좋은 글이란 독자와 소통이 잘 되는 글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글의 범주와 목적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그 글을 읽을 예상 독자를 분석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쓰고자 하는 글에 대하여 예상 독자가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글에 대한 기대치나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이 외에 예상 독자의 연령, 성별, 신념이나 가치관, 관심사, 글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한 오해나 편견 등에 대해 분석해 둔다.

예상 독자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은 글감 생성과 주제 설정, 인용할 자료, 예제의 선정, 언어적 표현 방법 등을 결정할 때 유용한 자료가 된다. 무엇보다도 나를 위한 글쓰기가 아니라 독자를 위한, 우리를 위한 글쓰기가 된다는 점에서 예상 독자

에 대한 분석은 중요하다.

● 글감의 범위 한정과 주제 좁히기

글감이란 글을 쓰기 위한 재료를 말한다. 옷을 만들기 위해 옷감 즉, 옷의 재료가 있어야 하듯이 글을 쓰기 위해서도 명확한 재료가 있어야 한다.

글을 쓸 때 글감은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글감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에서 주어지는 과제에서는 글감이 범박하거나 개괄적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대학 생활’, ‘도서관’, ‘한류’, ‘대학 입시제도’, ‘능력주의’와 같이 큰 주제 범주가 주어지는 경우 범위를 좁혀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글은 대체로 주어진 시간과 분량에 맞게 써야 하는데 위와 같이 큰 범주는 글을 쓰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한 권의 책으로도 그 내용을 다 담을 수 없을지 모른다. 이렇게 되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한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그 범위를 좁혀야 한다.

글감의 범위를 좁히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물음을 던져보는 것이다. ‘대학 생활’에 대해 ‘누가’에 초점을 두어 ‘1학년 신입생’을, ‘무엇을’에 대한 대답으로 ‘취미’, ‘어떻게’에 대한 대답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왜’에 대해서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즐겁게 활동하고 교류하기 위해서’와 같은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레인스토밍의 방법을 활용하여 글감의 범위를 좁힐 수도 있다. 넓은 범위의 글감에 대해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고 그것을 분류하여 목록화해 보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한정된 범주로 삼을 만한 것을 선택해서 엮어 낸다.

글감 한정하여 주제 좁히기

개괄적인 글감 한정된 글감 주제

대학 생활 동아리 활동과 대학 생활

신입생의 취미 활동 교류를 위한 대학 동아리 활동

도서관 기억의 저장소, 도서관 인류의 지식과 문화를 저장하는 도서관

주제는 글감에 대해 글쓴이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이다. 한정된 글감에서 주제를 정할 때 몇 가지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있다. 첫 번째 사항은 주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표에서 ‘동아리 활동과 대학 생활’은 글의 주제로서 여전히 범위가 넓다. ‘신입생의 취미 활동 교류를 위한 대학 동아리 활동’과 같이 범위를 더 좁히고 구체화하여 주제를 설정한다.

두 번째 사항은 글을 쓰는 사람의 관심과 역량을 고려하여 주제를 좁히는 것이다. 글의 주제가 주어진 경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하여 흥미를 느끼며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라 하여도 현재 자신의 능력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주제를 선택하면 제한된 시간에 의미 있는 글을 마무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양자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운영되는 원리와 관련된 컴퓨터 과학, 물리학, 수학 등의 전문적인 배경지식이 부족하다면 기본적인 내용을 소화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주어진시간 안에 글을 마무리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글의 내용도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 또한 주어진 글의 분량도 고려해야 한다. 1,000자의 분량으로 제한되어 있다면 양자 컴퓨터에 대한 설명의 글을 쓰기에는 내용의 깊이감이 부족할 것이다. 여기에서 주제를 선정할 때 고려할 세 번째 사항은 글을 작성하는 데 주어진 시간과 제한된 분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네 번째 사항은 독자의 배경정보이다. 이는 앞서 글을 구상하는 초기 단계에서 고려할 사항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는데, 글의 주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요소이다. 글을 쓰는 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라 하여도 그 글을 읽을 독자가 전혀 관심이 없다면 그 글은 읽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독자의 관심에만 기대어 글의 주제를 선정할 수는 없다. 독자도 비록 관심이 없더라도 글을 읽어야 하는 상황이 있다. 가능하다면 독자의 관심사를 비롯하여 연령, 가치관, 지적 수준 등 여러 요소를 분석하여 독자가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고, 글을 써 내려가는 내내 독자의 변인을 고려하여 세부적인 내용과 표현에 신경을 쓰면서 글을 쓰도록 한다.

다섯 번째 주제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고려할 사항은 앞서 설정한 글의 목적이다. 지식과 정보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지, 설명을 목적으로 하는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제시하며 주장과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지에 따라 글의 주제도 달라진다. ‘도서관’ 글감에 대하여 신입생을 대상으로 도서관 이용 방법에 대한 설명의 글, 대학생이 즐겨 찾는 책의 정보를 제시하는 글, 대학생이라면 꼭 읽어야할 책

을 읽도록 독려하는 설득의 글을 쓸 수 있다.

2) 자료 수집하고 선별하기

● 자료 찾기

일기나 편지와 같은 일상적인 글은 개인적인 느낌이나 생각을 가볍게 적는 글이기에 참고자료 없이 글을 쓸 수 있다. 그리고 글감에 대하여 배경정보가 풍부하고 글을 쓸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글을 쓰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과목을 수강하며 부여받는 과제는 단순히 개인적 소감을 가볍게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인용을 하며 글을 써야 한다. 이때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연구 자료, 통계, 사례, 일화 등이다.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으로는 책이나 연구 논문, 신문을 찾아보거나 실험이나 관찰, 설문조사와 인터뷰, 인터넷 검색 등이 있다. 인터넷 검색은 가장 손쉽게 자료를 찾아보는 방법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접근이 쉽고 간편하며 신문이나 방송 자료뿐만 아니라 사전류의 정보도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신뢰성이나 객관성이 떨어지는 자료가 있다는 점에 유의하며,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게시한 것인지 살펴보아야 하고 검증 가능한지도 점검해 보아야 한다. 예를들어 위키피디아, 나무위키와 같은 사용자 참여형 백과사전이나 네이버 지식in과 같은 사용자 지식 공유 서비스 그리고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SNS는 무엇을 써야할지 막연한 경우 읽어 볼 수는 있지만 자신의 글에 직접 사용하지는 않아야 한다.

대학의 교과목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라면 학술 자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학술 검색이나 네이버 전문 정보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고, 국회도서관 웹사이트,

학교 학술정보관(도서관) 웹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다. 학술정보관 웹사이트에서는 단행본, 연속간행물(학술 저서, 잡지, 신문 등), 학위 논문과 같은 소장 자료와 전자책이나 전자저널과 같은 전자 자료를 제공한다. 그리고 석·박사 논문을 비롯해 학술지 논문 및 여러 연구 자료를 제공하는 RISS(Research Information Sharing Service, 학술연구정보서비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운영)에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와 같은 기관의 전문 자료를 잘 활용하면 타당성과 신뢰성 높은 과제를 작성할 수 있다.

● 자료 선별과 정리하기

수집한 자료는 내용을 살펴보며 필요한 자료와 불필요한 자료로 구분을 한다. 필요한 자료는 글감 및 주제와 관련성이 있는 것이고 글을 전개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자료를 선별할 때는 글의 논지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지, 논지를 흐트러뜨리지 않는지 유의해서 살펴본다. 또한 한 쪽으로 경도되어 있거나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전형적이고 통상적인 것이어야 하며, 과장이나 과소평가, 잘못된 내용이나 정보 누락으로 타당성이 의심되는 것은 정확성이 떨어지기에 이 부분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자료는 가능한 여러 종류의 최적의 것으로 선택한다.

선별한 자료는 분류 기준을 세워 유사한 것끼리 묶어 정리한다. 이때 자료의 배열도 함께 고려한다. 단순한 것에서 복합적인 것으로 이행하는 배열, 시간의 순서에 따른 연대기적 배열, 공간의 배치 및 이동을 고려한 공간적 배열, 중요한 사항이 잘 드러나도록 하는 강조형 배열의 방법이 있다.

글을 작성하면서 인용을 하면 참고한 자료의 출처도 명확히 밝혀야 하기에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출처를 분명하게 정리해 두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3) 주제문 작성하기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중심적인 생각이나 핵심적인 내용이 주제이다. 참고 자료 수집과 분석, 정리를 하면서 자신이 작성할 글의 주제를 구체화하여 명사 단위가 아니라 문장 즉, 주제문을 기술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아래 ‘글감과 주제문 작성’ 표는 앞서 ‘글감 한정하여 주제 좁히기’ 표에서 제시한 글감 ‘대학 생활’과 ‘도서관’의 주제에 대하여 참고 자료를 찾아 선별한 후 주제문을 작성한 예이다.

글감과 주제문 작성

개괄적인 글감 한정된 글감 주제 주제문

대학 생활

동아리 활동과 대학 생활

신입생의 취미 활동 교류를 위한 대학 동아리 활동

신입생의 취미 동아리 활동은 교우 관계를 넓히고 학교 소속감을 높여 대학 생활 적응력을 증진시킨다.

도서관

기억의 저장소, 도서관

인류의 지식과 문화를 저장하는 도서관

도서관은 인류가 이룩한 지식 체계와 통찰, 문화를 담고 있는 기억의 저장소로서, 그 기억을 지금의 우리와 연결해 주는 고리이다.

‘대학 생활’과 관련하여 신입생이 겪게 되는 문제는 다양하다. 신입생은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동기와 선배들을 마주하며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겪고, 소속감보다는 이방인 같은 느낌을 갖게 되어 대학 생활 적응에 고충을 겪는 사례가 있다는 연구 자료와 조사 보고서, 기사문 자료를 찾을 수 있다. 신입생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대학 생활 적응을 도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서도 여러 참고 자료를 찾아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리 활동이 교우 관계 맺기

와 소속감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찾은 자료는 관련성 있는 것끼리 분류하여 두고 이를 바탕으로 주제문을 ‘신입생의 취미 동아리 활동은 교우 관계를 넓히고 학교 소속감을 높여 대학 생활 적응력을 증진시킨다.’로 설정하였다. 이처럼 주제문은 글쓴이의 관점이나 태도를 한 문장이나 두 문장으로 표현하며, 논점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주제문이 갖추고 있어야 할 요건으로 다음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주제문은 평서문으로 기술한다. ‘대학 신입생의 취미 동아리 활동이 대학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는 주제문으로 적절하지 않다. 이는 글감에 대한 문제제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물음에 대해 글에서 서술하거나 논의한 것이 글의 주제가 되며 평서문의 형태로 기술한다. 또한 ‘인류의 지식과 문화를 저장하고 연결시키는 도서관’과 같은 명사문의 형태도 글쓴이가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으니, ‘도서관은 인류가 이룩한 지식 체계와 통찰, 문화를 담고 있는 기억의 저장소로서,

그 기억을 지금의 우리와 연결해 주는 고리이다.’로 구체화하여 작성한다.

둘째, 주제를 선언하듯 공표하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어 ‘이 글은 대학 신입생의 취미 동아리 활동이 대학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자 한다.’, ‘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을 분석하도록 한다.’와 같은 것은 글의 방향이나 방법론에 해당한다. 글쓴이의 관점이나 태도가 드러나지 않고 개괄적인 글감을 표명하는 데 그치지 않도록 한다.

셋째, 일반적인 사실 진술에 머무르지 않도록 한다. ‘도서관에 소장된 책에는 지식이 담겨있다.’, ‘도서관은 지식의 보고이다.’와 같은 일반적이고 사실적인 수준의 진술은 결과적으로 글에 담기는 내용이 밋밋한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

넷째, 모호하거나 공격적인 표현을 삼간다. 예를 들어 ‘K-드라마는 재미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에서 ‘재미있다’는 표현은 모호하다.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은 취향의 차이가 있으므로 논란이 될 수 있으니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적극적 안

락사 법제화는 틀렸다/반대한다.’에서는 공격적인 표현만 있고 근거는 없다. 이러한 자세는 합리적인 논의와 가치관이 다른 의견을 가진 독자를 설득하는 방향의 글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만을 제시하는 글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4) 제목 작성하기

제목은 글 전체 내용을 대표하는 것으로 독자가 처음 마주하는 글의 얼굴과도 같다. 글의 유형에 따라 제목의 형태도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좋은 제목이란 글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간결하고 명확하게 보여주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글을 읽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능력주의에 대하여 비판적 분석을 통해 한계점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에 대하여 논의를 한 학술 보고서의 제목을 ‘능력주의의

한계점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로 한 것은 글의 내용을 압축하여 간결하고 명확하게 보여준다. 주요 핵심어를 포함하도록 하며, 복잡하고 장황한 명사구는 피한다.

그런데 비슷한 내용의 비평적 에세이 글에서는 제목을 ‘능력주의와 공정성의 딜레마’, ‘우리 사회에서 능력주의는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로 작성할 수도 있다. 이는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독자의 관심을 끌고 글을 읽고 싶게 만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글을 작성하는 당시 이슈나 뉴스, 트랜드를 활용하여 글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요리 계급 전쟁,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끌던 당시 이를 대상으로 쓴 글이라면 ‘요리 계급 전쟁, 흑백요리사를 통해 본 한국사회 능력주의의 양면’과 같이 제목을 작성할 수 있다. 이는 시의성을 활용한 것으로 독자는 지금, 여기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자신과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관심을 갖게 된다.

자신의 글을 잘 표현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호기심을 자극하여 관심을 끌 수 있는 제목 작성에도 심혈을 기울여 보자.

5) 개요 작성하기

글을 작성하기 전에 개요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 필요하다. 글의 개요란 글 전체의 구조와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해 놓은 것으로 글의 설계도이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미리 준비해둔 개요는 수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개요를 작성하지 않고 글을 쓰게 되면 통일성을 갖춘 체계적인 글을 쓰기 어렵다. 논리적인 구조체를 갖추어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하여 개요 작성이 필요하다.

개요는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작성하면 된다. 다만, 개요에 포함될 사항과 단계를 고려해서 준비하도록 한다. 개요에 포함될 사항은 글의 목적과 예상 독자,

제목, 주제 그리고 글의 간략한 구조에 따른 내용이다.

개요 작성을 위하여 먼저 자료와 아이디어들 중에서 논지 전개에 적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변별하여 정리한다. 활용할 자료와 아이디어 등은 범주화하여 묶고 소제목을 붙인다. 그리고 범주들 사이의 논리적 순서를 정하여 1, 2, 3으로 번호를 매겨 배치를 하고 그 아래에 1), 2), 3) 등으로 하위분류하여 제목을 붙인다. 작성된 개요를 점검하며 내용이 적절하게 배치되었는지 살피고, 부연 설명이나 예시 등과 같은 자료가 더 필요한지 점검한다.

개요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작성하면 되지만, 개요의 유형으로 항목식 개요와 문장식 개요를 참조할 수 있다. 항목식 개요는 글의 목차에 해당하는 내용을 제목, 항목의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고, 문장식 개요는 항목의 제목만이 아니라 주요 내용을 문장이나 구 형식으로 압축해서 정리하는 개요이다. 문장식 개요는 글의 내용 파악이 용이한 이점이 있다. 다음 예제 글의 항목식 개요와 문장식 개요

를 살펴보자.

과거의 지식과 문화를 지금의 우리와 연결하는 단단한 고리, 도서관

- 칼 세이건과 박완서가 들려준 이야기 -

이호신

기억은 일상의 평범한 일들과 같은 단순한 정보뿐만 아니라 고난도의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저장하는 능력을 뜻한다. 기억은 인간 행동의 가장 두드러진 측면 가운데 하나로, 문제 해결과 삶의 연속성 확보를 위한 필수 장치이다. 개인적인 정체성의 연속을 위해서, 사회의 진화와 연속 그리고 문화의 전수를 위해서도 기억은 필수적이다. 기억의 힘에 기대어 인간은 학습 능력을 신장하고, 문화를 축적하며 공유하고 전승할 수 있다.

기억과 인간 진화의 과정을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도서관과 연결해서 설명한다. 도서관은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유전자 외부에 저장하기 위해서 인류가 고안한 공용

저장소이고, 신체 밖에 마련한 또 다른 두뇌가 되어서 문명사를 이끄는 중추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은 공동체의 삶에 도움이 되는 세상의 깊은 원리를 문자로, 책으로 남겨서 도서관을 통해 공유했다. 도서관에는 신화와 법률을 비롯하여 공동체의 유지와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기억들이 차곡차곡 저장됐다. 이 기억들은 또 다른 기억의 재료가 되면서 문화적 진화를 이끌었다. 도서관은 책 속에 담긴 위대한 스승들의 지혜와 가르침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줌으로써 새로운 지식과 문화의 생산을 돕는 ‘기억의 물류 창고’라고 세이건은 설명한다.

이 ‘기억의 물류 창고’가 실제로 우리에게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박완서는 문학 작품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한길 사람 속>에는 처음으로 도서관을 이용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담겨 있다. 국어 시간에 배운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찾았던 소녀의 낯선 경험에 관한 이야기이다. 온통 책으로 가득 찬 방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낯설고 황홀한 공간이다. 이 마주침은 소녀를 또 다른 세상으로 성큼 인도한다. 도서관은 소녀에게 책이라는 새로운 세상과 조우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소녀는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그곳을 방문해 책 속의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시간에 쫓겨 다 읽지 못한 <레 미제라블>을 남겨둔 채 떠나는 순간, 소녀는 지금까지와는 사뭇 달라진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가슴이 터질 듯 분노스럽고, 엉엉 울고 싶기도 하다. 현실의 고단함을 잊기 위해 시작한 독서가 가려진 현실을 깨닫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이다. 도서관 밖을 감싸는 어둠이, 세상의 또 다른 측면이었음

을 깨닫는다. 이제 소녀는 더 이상 옛날의 그 소녀가 아니다. 스스로 정신의 키가 부쩍 자란 것처럼 느낀다. 이것이 얼마나 강렬한 경험이었는지, 박완서는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이 기억을 다시 한번 풀어 놓는다. 아마도 박완서는 그 이후에도 도서관의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정신의 키를 한껏 키웠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스스로가 커다란 기억이 되어 이제는 우리 도서관을 알차게 채우고 있다.

기억은 단순히 과거의 경험과 사실을 정보로써 저장하는 역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지식과 문화를 성장시키고 확장하는 물적 기반이다. 도서관은 인류가 이룩한 거대한 지식 체계와 위대한 통찰을 담은 공동체의 물리적 기억이고, 그 기억을 지금의 우리와 연결하는 단단한 고리이다.

<글의 개요>

■글의 목적: 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설명

■예상 독자: 대학생을 포함한 성인

■제목: 과거의 지식과 문화를 지금의 우리와 연결하는 단단한 고리, 도서관

-칼 세이건과 박완서가 들려준 이야기-

■주제문: 도서관은 인류가 이룩한 지식 체계와 통찰, 문화를 담고 있는 기억의 저장소이며, 그 기억을 지금의 우리와 연결해 주는 고리이다.

(가) 항목식 개요

서두

1. 기억의 개념과 의의

•기억의 개념

•기억의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의의

본론

2. 도서관의 기능

1) 칼 세이건, 도서관은 기억의 물류창고

2) 박완서, 어린 시절 도서관에서 독서를 통해 성장

마무리 3. 지식과 문화를 성장시키는 도서관의 역할

(나) 문장식 개요

서두

1. 기억의 개념과 의의

- 기억은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저장하는 능력이다.

- 기억은 문제 해결, 삶의 연속을 위한 개인적 차원에서 의의가 있다.

- 기억은 문화 축적과 공유 및 전승의 사회적 차원에서 의의가 있다.

본론

2. 도서관의 기능

1) 칼 세이건, 도서관은 기억의 물류창고

- 도서관은 인류 기억의 공용 저장소로 문명사를 이끈 중추가 되었다.

- 도서관은 새로운 지식과 문화의 생산을 돕는 ‘기억의 물류 창고’이

다.

2) 박완서, 어린 시절 도서관에서 독서를 통해 성장

- <한길 사람 속>에서 도서관에서 새로운 세상과의 조우 경험을 이야

기했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도 <레 미제라블>을 통해

세상의 다른 면을 깨닫고 성장한 경험을 들려준다.

마무리

3. 지식과 문화를 성장시키는 도서관의 역할

- 도서관은 인류가 이룩한 지식 체계와 통찰, 문화를 담고 있는 기억의

저장소이며, 그 기억을 지금의 우리와 연결해 주는 고리이다.

1.2. 집필하기

1) 좋은 글이 갖추어야 할 요건

좋은 글이란 어떤 글일까? 무엇보다도 잘 읽히고, 내용 수준이 적절하여 이해하기 쉬우며, 내용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는 글일 것이다. 그러한 글이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요건을 고려하며 글쓰기를 하도록 한다.

첫째, 글의 구조는 통일성을 갖추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글의 주제와 글 전체 내용은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즉, 글의 각 부분은 내용상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도록 기술한다. 유기적이고 논리적 구조를 이루도록 글을 쓴다. 서두와 본론, 마

무리의 삼단 구조를 이루는 글은 각 부분에 알맞은 내용을 넣어 기술하여야 안정적이고 구조적인 체계를 이루게 된다.

둘째, 글의 내용이 풍부해야 한다. 글의 주제가 잘 표현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서술하도록 한다. 글이 충분히 전개되지 않으면 내용이 빈약하여 독자는 글을 읽고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하여 관련성이 없는 것을 써 가며 분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셋째, 내용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글의 흐름, 내용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끝까지 잘 연결되어야 한다. 문맥을 고려하여 단락간의 호응 관계가 자연스럽게 기술한다. 글의 중간에 문맥상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 들어가면 독자는 매끄럽게 읽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

넷째, 내용이 충실하고 정확해야 한다. 글의 내용은 사실에 기반을 두어야 하고 원인이나 조건, 근거는 타당하여야 한다. 사실이 아니거나 잘못된 해석으로 곡해

할 여지가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면 글의 신뢰성은 떨어진다. 통계 자료의 수치나 그래프, 인용한 자료는 정확해야 하며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나 연구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수치나 시간, 장소 등은 일부를 누락시키거나 왜곡해서는 안 된다. 글에도 윤리성이 있다.

다섯째, 글은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 글쓴이의 지식과 경험 및 사고가 담겨 있는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글이 좋은 글이다. 글쓴이의 언어적 표현 및 문체가 참신하고 글의 소재나 주제가 독창적일 수도 있다. 글의 소재와 주제, 구성과 접근 방법, 문체 등 모든 면에서 새로워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같은 주제라도 글쓴이마다 논거와 사례, 전개 방식, 글의 구성이 다를 것이고 주제를 강조하거나 드러내는 방식이 다를 것이며 글쓴이의 개성적 문체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충분히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글이다.

여섯째, 언어적으로 정확한 글이어야 한다. 한국어 어법에 맞는 문장과 정확하

며 적확한 어휘와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검토하기 단계에서 예제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자.

2) 초고 쓰기

글쓰기 준비 과정인 계획하기 단계가 마무리되면 글을 작성하게 된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머뭇거리게 되고, 한 문장 쓰기가 버거운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한 번에 완벽한 글을 쓰고자 하는 강박관념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첫 문장부터 다시 보거나 고쳐 쓰는 일이 없도록 완벽하게 써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글의 개요를 바탕으로 거칠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초고를 쓴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글은 여러 번 퇴고의 과정을 거쳐 다듬어 완성되는 것이다.

글은 서두와 본론, 마무리의 세 구조로 나눌 수 있다. 대학에서 쓰게 되는 논리적인 글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서두

(서론)

- 배경 정보 제시, 독자의 관심 유도

- 용어 제시, 주제 진술

- 논지 전개 방향 제시

본론

- 소주제 1

구체적인 내용

- 소주제 2

구체적인 내용

- 소주제 3

구체적인 내용

마무리

(결론)

- 본론 내용 요약 및 강조

- 주제에 대한 전망이나 대안 및 제언

제목 작성에 이어 서두-본론-마무리의 순서로 글을 작성할 수도 있지만, 서두는 간략히 쓰고 본론을 먼저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목 역시 마무리 부분까지 다 쓰고 난 후 작성해도 된다.

● 서두 작성하기

서두는 글의 안내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서두에서는 글의 주제나 집필 동기, 필요성을 제시한다. 글에서 다루는 문제와 관련된 사례나 경험, 일화를 소개하거나 사회 현안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여 독자의 배경 정보를 활성화하며 관심을 유도한다. 필요한 경우 용어의 개념을 정의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속담이나 명언, 역사적 사실이나 통계 등을 인용하여 주의를 환기시킨다. 그리고 논지의 전개 방향 내지 본론 구성을 간략히 제시하여 독자가 글의 방향을 인지하고 읽을 준비를 하게 한다. 서두를 너무 장황하게 써서 본문 대비

분량이 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본론 전개하기

본론 구성 방법으로 문제해결식 글은 ‘문제 제기-문제 분석과 비판-해결 방안 제시’의 순서로 기술하고, 논리적 주장의 글은 자기주장의 근거 제시와 예상되는 지적에 대한 반박, 상대주장의 문제점 지적과 비판의 내용을 담는다. 기행문, 답사 및 조사보고서 등은 시간의 전개에 따른 구성 또는 공간이나 시선의 이동에 따른 구성을 할 수 있다. 제재나 내용이 덜 중요한 것에서 점차 중요한 것으로 배열하는 강조형 배열은 주제를 심화하는 전개 방식이다. 강조형 배열과 반대로 중요한 것을 먼저 제시하고 점차 덜 중요한 것을 제시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중요도나 가치가 대등한 것이 여러 가지일 때는 열거식 방식으로 본문을 전개할 수 있다.

글의 내용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내용 전개 방식을 활용하면 효과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다. 내용 전개 방식은 설명의 방식 또는 글쓰기 패턴이라 칭하기도 한다. 내용 전개 방식에는 ‘정의, 예시, 구분·분류, 분석, 묘사, 서사, 비교·대조’ 등이 있다. 이것은 소주제를 전개하는 일련의 단락 구성이나 한 개의 단락 구성에도 활용할 수 있고, 한 편의 글을 전개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정의의 방식은 단어나 사물, 주제, 현상 등에 대해 그 의미를 명확히 하는 방식이다. 독자가 개념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글쓴이와 공통된 이해를 갖도록 하여 글이 목적하는 설명이나 설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의는 공식적 정의와 확대 정의로 나눌 수 있다. 공식적 정의란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이해의 범주 안에서 단어, 대상, 주제의 의미를 풀고 설명하는 것으로 사전적 정의, 객관적 정의라고도 한다. 확대 정의는 공식적 정의를 전제로 하되, 글쓴이의 개성적 관점과 견해를 넣어 대상의 의미를 새롭게 확장하여 설명하는 것으로 확장된 정의, 주관적 정

의라고도 한다. ‘휴대폰’의 공식적 정의는 ‘손에 들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걸고 받을 수 있는 소형 무선 전화기’(표준국어대사전)이고, 확대 정의는 ‘편리한 물건이지만 자유를 표방한 구속으로, 삶의 즐거움과 여유를 방해하는 것. 하지만 이 사실을 알아도 버릴 수 없는, 바가지 긁는 아내와 같은 중독성 높은 존재’(학생 글)와 같다. 확대 정의는 일반적이고 사전적인 정의만으로는 대상의 속성을 구체적으로 파헤치거나 글쓴이의 주장을 개진하기 어려울 때, 정의하려는 대상에 대해 입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할 때, 또는 글쓴이의 견해를 넣어 새롭게 정의하고자 할 때 사용한다.

예시의 방식은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이면서, 일반적인 원리나 진술을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시는 설명하는 대상에 포함되는 것들을 나열하여 제시하는 방법과 설명하는 대상의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방법이 있다. 한류는 1990년대 이후 한국의 드라마와 가요가 다른 나라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나

타나게 된 문화 현상이다. 이에 대하여 대표되는 드라마와 가요를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으며, 드라마 가운데 ‘겨울연가(2002)’가 일본에서 특히 더 큰 인기를 얻은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초기 한류 현상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다.

구분과 분류는 여러 대상을 나누거나 묶어서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여러 사물과 현상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분은 큰 범주의 것을 하위 범주로 나누어 기술하는 것이고, 분류는 여러 가지가 혼재되어 있을 경우 상위 부류로 묶어 기술하는 방식이다. 도서관에는 다양한 여러 종류의 책들이 있다. 아무리 넓은 도서관이라고 하여도 수천수만 권의 책이 무질서하게 놓여 있다면 도서관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책의 내용과 주제에 따라 분류를 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존 듀이의 십진분류법(DDC, Dewey Decimal Classification)을 국내 상황에 맞게 변경한 한국십진분류법(KDC, Korean Decimal Classification)을 따른다. KDC는 책의 주제 분야를 총류(0), 철학(1), 종교(2), 사회과학(3), 자연과학

(4), 기술과학(5), 예술(6), 언어(7), 문학(8), 역사(9)와 같이 10개의 상위 분야로 1차 구분을 하고, 각 분야를 다시 10개로 나누어 2차 구분을 한다. 이에 따라 형이상학, 수학, 인간학, 공연, 동양의 사상, 천문학, 식물학, 건축물, 조각, 윤리학, 서예, 사진, 음악, 심리학, 광물학, 동물학 분야의 책들은 ‘철학’(형이상학, 인간학, 동양의 사상, 심리학, 윤리학), ‘자연과학’(수학, 천문학, 식물학, 광물학, 동물학)과 ‘예술’(건축물, 조각, 서예, 사진, 음악, 공연)의 범주로 묶어 분류한다.

분석은 구상물이나 추상물의 구성 요소와 현상, 성질 등을 분해하거나 나누어 기술하는 방식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구성 요소와 내용을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런데 앞서 살핀 구분과 분류도 다양한 여러 가지가 섞여 있을 때 질서있게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분석과 구별이 모호할 수 있다. 구분은 기준에 따라 대상을 나누는 것으로 로봇을 예로 들면, 로봇은 활용 분야에 따라 개인용 로봇, 산업용 로봇, 의료용 로봇, 극

한 작업 로봇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분류는 같은 종류끼리 묶는 것으로, 다양한 로봇 가운데 청소로봇, 개인 이동 탑승형 로봇은 개인용 로봇으로 분류되고, 화재 진압 로봇, 지뢰제거 로봇, 해양탐사 로봇은 극한 작업 로봇으로 분류된다. 분석은 구성 요소를 나누어 보는 것으로 청소로봇을 센서, 모터, 배터리, 바퀴, 브러시, 먼지통 등으로 나누어 작동 원리를 살펴볼 수 있다.

분석의 유형은 분석 대상의 구체성에 따라 물리적 분석과 개념적 분석으로 나눌 수 있다. 자동차의 작동 원리에 대하여 자동차 구성 요소를 나누어 설명하고 개별 요소와 전체의 유기적 관련성을 설명하는 것은 물리적 분석의 예이다. 개념적 분석은 ‘행복의 조건’, ‘종교의 가치’, ‘자유와 평등의 의의’ 등에 대하여 논의하거나 설명할 때 적합한 방식이다.

분석은 작용에 따라 연대기적 분석, 기능적 분석, 인과적 분석으로 나눌 수 있다. 연대기적 분석은 어떤 사건의 단계를 밝히고자 하는 분석으로 역사적 사건의

서술에 활용할 수 있다. 기능적 분석은 전체에서 부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것으로, 예를 들어 한 회사를 구성하는 부서들의 기능을 분석하여 회사를 잘 운영하기 위한 부서별 역할과 임무에 대한 글을 쓸 때 활용할 수 있다. 인과적 분석은 사건이나 현상의 원인과 결과, 영향을 파악하는 분석이다. 인과적 분석은 현상이나 사건을 정연하게 기술할 수 있도록 하며, 혼란스럽고 복잡한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K-POP의 유행과 세계적 확산’에 대한 글을 쓸 때 근거로 삼을 원인을 분석하고 세계적 확산의 결과로 연결되는 부분을 논의할 수 있다.

묘사는 사물이나 상황 또는 오감으로 받는 느낌을 생생하게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묘사는 글쓴이가 느끼고 경험한 것을 독자가 동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객관적 묘사는 대상이 지닌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대상의 속성을 사실적으로 기술하는 서술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학교 앞 지하철역에서 학교

까지 걸어오는 길을 안내하는 글에서 지하철역 입구에서 나와 걸으며 왼쪽, 오른쪽 등에 있는 사물을 설명하고 몇 미터, 몇 분을 걸어야 하는지 등을 부가하여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다. 주관적 묘사는 글쓴이의 주관적 인상이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는 서술 방식이다. 예를 들어 무더운 여름날 들판에서 놀던 아이들이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맞으며 뛰어다니는 장면을 “채찍처럼 세차고 폭포수처럼 시원한 빗줄기가 불화로처럼 단 몸뚱이를 사정없이 후려치면 우리는 드디어 폭발하고 만다. 그것은 실로 환의였다.”(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 묘사하는 것이다.

서사는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일련의 행동이나 사건의 전개에 따른 행위에 초점을 둔다. 시간적 전개 과정에서 대상이 변화해 가는 것 즉, 사건의 추이나 행동의 변화를 인과적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서사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외에 기행문, 성찰적 글쓰기나 자기소개서와 같은 글에 활용된다. “첫날, 나

는 서울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길이라고 해서, ‘북악스카이웨이’라는 별칭이 붙은 곳, 북악산 길 산책로를 따라서 성북동을 둘러보았다. …(중략)… 내가 상상했던 화려한 레스토랑의 풍경과 달라서 실망했었다.”(『2010년 사고와표현우수과제 자료집』, 학생 글)는 학생이 성북동 일대를 기행하며 쓴 기행문의 일부이다.

둘 또는 그 이상의 대상에 대하여 공통점을 밝혀내는 것을 비교, 차이점을 분석하는 것을 대조라 한다. 비교와 대조는 대상에 대해 더 잘 설명하고, 판단하며 선택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내각책임제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 대통령제와 정부의 형태나 제도의 특징, 장점과 단점 등을 비교, 대조하여 설명하면 내각책임제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으며 새로운 제도를 선택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정의, 예시, 구분·분류, 분석, 묘사, 서사, 비교·대조 등의 다양한 글의 전개 방식을 다양한 주제의 글쓰기에 활용하면 글쓰기를 유용하게 할 수 있다.

● 마무리 작성하기

글에서 마무리(결론)는 본론을 충실히 작성하였다면 가장 쓰기 쉬운 부분일 수 있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은 결론을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며 서론이나 본론 내용의 일부를 그대로 가져와 반복하며 마무리하기도 한다. 또는 본론에서 다루지 않은 새로운 내용을 제시하며 본론의 중심 내용과는 다른 방향의 글로 끝맺음을 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결론을 작성할 때 유의할 사항은 첫째, 한 문장으로 급하게 마무리하지 말고 독자의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만큼 기술한다. 글의 중심 생각이 잘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서두와 본론에서 제시하고 깊이 있게 다루었던 내용이 하나의 주제로 귀결되도록 한다.

둘째, 너무 길지 않게 인상적인 마무리를 한다. 결론은 글 전체 내용을 간추려 중심 생각을 제시, 강조하는 것이기에 전체 글의 10~20% 정도의 분량이면 된다.

결론부에 새로운 예시나 부연 설명을 추가하여 장황하게 되지 않도록 한다.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인 마무리가 되도록 한다. 글의 주제와 관련된 명언이나 속담, 인용구를 통해 여운을 남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 서론이나 본론 내용의 일부를 그대로 가져오는 단순 반복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결론이 서론과 본론에서 다룬 내용과 다른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문장과 표현을 그대로 반복하지 말고 다른 어휘와 표현으로 변화시키거나 좀 더 확장된 표현을 사용하여 글 전체 내용을 포괄적으로 담을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넷째, 본론의 내용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본론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새롭게 제시하거나 본론과 관계없는 내용을 다루지 않도록 한다. 즉, 본론과 모순되거나 중심 생각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유의한다.

글의 마무리를 작성하는 방식은 서론과 본론 내용을 요약하는 방식과 요약에 대

안이나 전망 제시를 더하는 방식이 있다.

먼저 서론과 본론 내용을 간추려 요약하면서 강조하여 마무리하는 방식은 가장 일반적인 결론 작성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독자가 글 전체 내용을 이해하고 정리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 제기와 논의, 해결 방안 제시의 글이나 주장에 대한 논증과 반박의 글이라면, 주요 내용의 요약과 더불어 특히 글쓴이가 주장하는 핵심 내용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제시하고 강조하여 독자를 충분히 설득하도록 한다.

다음으로 서론과 본론의 요약, 핵심 내용의 강조에 더하여 해당 문제나 과제에 대한 전망과 대안, 제언을 제시하며 결론을 마무리하는 방법이 있다. 글의 중심 생각이나 핵심 주장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미래 전망을 제시한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이나 대책, 대안을 간단히 언급하며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이것이 새로운 설명이나 주장이 되어 다

시 재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한 경우라면 본론에서 충분히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논점을 흐리게 된다.

결론은 글을 마무리하는 부분이다. 서두와 본론이 잘 작성되었더라도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으면 글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독자가 글 전체의 주요 내용을 이해하고, 핵심 내용을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며, 대안이나 전망 및 제언을 통해 앞으로의 향방을 인지하도록 한다.

● 단락 쓰기

단락은 문단이라고도 한다. 단락은 전체 글에서 하나의 중심 생각을 담고 있는 글의 단위이다. 단락 구성과 단락 나누기가 잘 되어 있다면 전달력 높은 글이 된다. 단락을 시작할 때는 들여쓰기를 하여 형식적으로도 단락 구분이 명확하도록 한다.

(들여쓰기)

MBTI가 이 시대 청춘의 자존감에 순기능을 하는 측면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자존감의 본질은 자신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주체적인 생각과 행동이다. 또한 MBTI는 스스로에 대한 편견이 될 수 있는데 인간은 경험에 따라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존재이므로 현재의 자신을 긍정하되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통해 성장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MBTI에 대한

(중심 내용이 바뀌는 곳에서 문단을 나눈다)

맹신과 열광, 그 미로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사회의 멍에와 청춘들의 정서적 결핍이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MBTI에 대한 청춘들의 열광이 아리송한 미로 같다면 청춘들에게는 차가운 사회가 미로 같았을 것이다. 소통과 연대, 공동체 그 따뜻한 세상을 향한 한걸음이 우리에게 미로의 끝으로 인도할 것이다.

(2023-2 Writing Tips, 한성대사고와표현과정)

단락은 중심 문장(소주제문)과 뒷받침 문장(소주제의 상세화-근거, 예시, 설명 등), 소결 그리고 전후 단락과의 연결문으로 구성된다. 단락의 주요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는 소결이나 전후 단락과의 연결문은 단락 구성의 필수 요소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원격 교육은 상호작용의 어려움으로 인해 수업의 효율 저하를 야기했다.

<뒷받침 문장>

<담화연결표지>

교육 학자 비고츠키는 언어를 활용한 상호작용

<중심 문장>

을 통해 고등 정신을 향상한다고 하였다.

<근거>

<설명>

대면 수업에 비해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어려운 원격 교육은 학생들 간,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이 어렵다. 따라서

<접속사>

원격 교육은 상호작용을 통한 고등 사고능력의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원격 수업에는 다음과 같은 장점도 있다.

<전후 문단과의 연결점>

(2021-1 Writing Tips, 한성대사고와표현과정)

단락은 하나의 중심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문장이 모여 있는 것으로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단락은 소주제문과 뒷받침 문장이 같은 내용으로 연계되는 통일성, 자연스럽고 논리에 맞게 연결되어야 하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단락은 다른 단락과 유기적 연결을 이루어 전체 글의 중간 단위로서

역할을 한다.

간혹 학생 글 가운데 한 편의 긴 글이 단락 구분 없이 한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문장마다 나누어 한 문장 한 문장 각각이 단락이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단락 구분이 적절하지 않으면 글을 쓸 때 소주제 구분과 소주제별 내용 전개가 충분한지 가늠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긴다. 독자가 내용을 쉽고 빠르며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한 편의 글이 한 단락이거나 무질서한 단락 구분은 독자와 글쓴이 모두에게 좋지 않다.

독자의 입장에서 단락이 통일성과 일관성을 갖추어 잘 구성되어 있고, 단락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소주제별 내용 파악이 용이하며 글 전체 구성과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이해하기 쉽다. 글쓴이의 측면에서도 개요 단계에서 소주제별로 작성한 중심 내용을 상세화하며 글을 작성할 수 있다. 또한 글 전체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작은 단위의 구성과 그것의 유기적 연결을 고려

하며 작성하기 때문에 글의 구조와 내용이 안정적이게 된다.

1.3. 검토하기

초고를 쓰고 난 후 여러 번에 걸쳐 글을 고치고 다듬는 것을 퇴고라고 한다. 퇴고와 비슷한 말로 개고, 윤문이 있다. 개고는 글을 고쳐 쓴다는 의미이고, 윤문은 글을 매만져서 매끄럽게 한다는 의미이다. 퇴고든 개고든 윤문이든 모두 글을 다듬는 것이다.

초고를 쓰는 시간보다 글을 다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전혀 고칠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글을 쓰기란 어려운 일이다. 초고는 빠르게 쓰고 여러 번에 걸쳐 고치고 보강하고 다듬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을 제출해야 하는 마감 시간보다 충분히 여유 있게 초고를 작성하

도록 한다.

초고를 작성한 후 바로 글을 다듬기보다는 가능한 시간이 많이 지난 뒤에 다듬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야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자신의 글을 바라볼 수 있다. 하루나 이틀이 지난 뒤 초고를 검토하면 부족한 부분이나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 등이 눈에 들어와 글을 다듬기가 수월할 수 있다. 그 정도의 시간 여유가 없다면 적어도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일을 한 후 초고를 검토한다.

글을 검토하여 다듬을 때는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과감한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글을 다듬는 것은 단순히 잘못된 철자를 바꾸고 어휘나 문장 몇 개만 고치는 일이 아니다. 문단의 순서를 바꾸고 불필요한 부분은 잘라내며 심지어 새로운 자료를 추가하여 글을 보강해야 하는 일이다. 글감을 탐색하고 주제를 정하며, 여러 참고 자료를 찾아 분석하고 개요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쳐 공들여 작성한 초고이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어휘나 문장 정도만 다듬으려는 소극적 자세를 가지

게 된다면 퇴고를 적절하게 하지 못하여 여전히 엉성한 글로 남을 수 있다.

글을 다듬을 때는 먼저 글의 목적과 대상, 방향 등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글의 개요를 살펴본다. 그리고 글 전체를 읽으면서 전체적인 의미와 구조를 점검한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드러나 있는지, 안정적이며 체계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는지 검토한다. 서두와 본론, 마무리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 빠짐없이 적절하게 들어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각 단락과 각 문장 사이의 연결을 검토하고 마지막으로 문법적 오류 문장이나 오탈자, 구두점을 점검한다. 즉 글을 퇴고할 때는 글 전체를 먼저 보고 점차 작은 단위로 좁혀가며 검토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다.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에서 제공하고 있는 맞춤법 검사 기능에만 의존하여 어법에 어긋나는 표현을 바로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의 맞춤법 검사 기능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법이나 맞춤법, 구두점

등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이나 ‘온라인가나다’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주제와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라도 문장이 바르지 않아 잘 읽히지 않는다면 좋은 글이라고 볼 수 없다. 문장은 전하려는 바가 명료하고 정확하며 바른 표현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하며 명료하고 어법과 맞춤법 등에 맞는 문장을 써 보자.

※ 예제의 일부는 Writing Tips(한성대사고와표현과정)에서 발췌.

① 문어체 표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학술적 글은 문어체로 표현한다. 문장 어미는 경어체 ‘-습니다’보다는 평어체 ‘-다, -이다’로 사용하고, 구어에서 사용하는 축약 표현 사용을 자제한다. 1인칭 주어를 드러내어 글쓴이 중심으로 기술하기보다는 한국

어 특성과 독자를 고려하여 1인칭 주어를 생략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 글을 쓰기 전에 개요 작성은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통일성을 갖춘 글을 쓰기 어려워요.

→ 글을 쓰기 전에 개요 작성은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통일성을 갖춘 글을 쓰기 어렵다.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교육적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교육적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문화적 소양과 문화간 의사소통능력 증진을 촉진할 수 있는 거다.

→ 문화적 소양과 문화간 의사소통능력 증진을 촉진할 수 있는 것이다.

• 재밌는 이야기를 적어논 메모지를 찾지 못했다.

→ 재미있는 이야기를 적어놓은 메모지를 찾지 못했다.

• 나는 적극적 안락사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 적극적 안락사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② 신뢰를 높이는 표현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서술할 때 추측의 표현은 삼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이라면 불분명한 추측 표현을 하지 않도록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다.

• 어려움을 딛고 최선을 다해 이룬 성과이기에 만족하는 것 같다.

→ 어려움을 딛고 최선을 다해 이룬 성과이기에 만족한다.

• 아이돌 중심 K-POP 문화는 주로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향유되는 게 아닐까 싶다.

→ 아이돌 중심 K-POP 문화는 주로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향유되고 있다.

③ 문장에 필요한 성분

문장의 주어나 목적어와 같이 꼭 필요한 성분을 빠뜨리지 않고 적도록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법에 어긋나거나 불명확한 의미의 문장이 되어, 의미 전달이 수월하지 못하게 된다.

• 독실한 신앙심이 그를 살렸으며 그 이후 종교의 전파에 몰두하는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다.

→ 독실한 신앙심이 그를 살렸으며 그 이후 그는 종교의 전파에 몰두하는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다.

• 시험 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시험 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필터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 (무엇을?) 독성물질과 함께 퍼뜨려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④ 문장성분의 호응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도록 문장을 서술한다. 목적어도 서술어와 호응이 잘 이루어져야 바른 문장이 된다.

• OTT의 장점은 집에서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다.

→ OTT의 장점은 집에서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 그의 성공 비결은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요리한다.

→ 그의 성공 비결은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요리한다는 데에 있다.

→ 그의 성공 비결은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요리하는 것이다.

⑤ 조사와 어미

조사 ‘-에’나 ‘-의’의 사용에 유의하자. 특히 관형격 조사 ‘-의’는 [에]로 발음하기에 쓰기에서도 ‘-에’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간접인용 표현의 어미 ‘-라’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이다’에 ‘-었-’이 결합한 ‘-이었다’를 줄여 쓰는 형태는 ‘-였다’이다.

• 그 문제에 관계있는 사람들이 모였다.

→ 그 문제와 관계있는 사람들이 모였다.

• 법과 제도는 정의에 구현을 목적으로 한다.

→ 법과 제도는 정의의 구현을 목적으로 한다.

• 금메달을 딴 선수는 행복하다라고 하였다.

→ 금메달을 딴 선수는 행복하다고 하였다.

•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한반도 기후가 어떻게 변화 되겠느냐라고 물었다.

→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한반도 기후가 어떻게 변화 되겠느냐고 물었다.

• 마당에 있던 나무는 감나무이였다.

→ 마당에 있던 나무는 감나무이었다. / 감나무였다.

⑥ 피동, 사동 표현

불필요한 피동과 사동 표현을 피하고 능동과 주동 표현을 사용하도록 한다. 특히 이중 피동과 ‘시키다’의 오남용에 유의하자.

•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된다./생각되어진다.

→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 플래카드에 쓰여진 문구가 신선하다.

→ 플래카드에 쓰인 문구가 신선하다.

• 그 뉴스는 믿겨지지 않는다.

→ 그 뉴스는 믿기지 않는다.

• 학생회 운영이 잘 될 것으로 보여진다.

→ 학생회 운영이 잘 될 것으로 보인다.

• 친구가 동아리 선배를 소개시켜 주었다.

→ 친구가 동아리 선배를 소개해 주었다.

⑦ 띄어쓰기

띄어쓰기를 하는 목적은 독자가 의미를 바르고 빠르게 파악하도록 하는 데 있다. 띄어쓰기는 의미 단위를 명확하게 구분하므로 가독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잘못된 띄어쓰기는 의미를 왜곡하거나 독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한다. 또한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글쓴이의 언어구사 능력은 낮게 평가되고 글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뜨리고 만다.

가시적 형태는 동일하지만 문법적 기능이나 의미가 다르기에 띄어쓰기 여부가 달라지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의존명사 ‘듯’은 앞말과 띄어 쓰고 뒤에 오는 ‘하다’와 붙여 쓴다. 그리고 어미 ‘-듯’은 앞말에 붙여 쓴다. 조사 ‘-만’, ‘-대로’,

‘-만큼’은 앞말에 붙여 쓰고, 의존명사 ‘만’, ‘대로’, ‘만큼’은 띄어 쓴다.

• 길이 막혀서 아무래도 약속 시간에 늦을듯 하다.

길이 막혀서 아무래도 약속 시간에 늦을 듯 하다.

→ 길이 막혀서 아무래도 약속 시간에 늦을 듯하다.

• 앞서 살펴보았 듯 맞춤법을 잘 익혀서 맞춤법에 맞게 글을 써야 한다.

→ 앞서 살펴보았듯 맞춤법을 잘 익혀서 맞춤법에 맞게 글을 써야 한다.

• 집채 만 한 나무가 우뚝 서 있다.

집채 만한 나무가 우뚝 서 있다.

→ 집채만 한 나무가 우뚝 서 있다.

• 한 시간만에 5cm 높이의 눈이 쌓였다.

→ 한 시간 만에 5cm 높이의 눈이 쌓였다.

• 그 분의 말씀대로 따라서 했더니 문제가 쉽게 풀렸다.

그 분이 말씀하신 대로 따라서 했더니 문제가 쉽게 풀렸다.

• 노력만큼 성과도 있을 것이다.

노력한 만큼 성과도 있을 것이다.

⑧ 간결하고 분명한 표현

불필요한 중복 표현은 군더더기 문장을 만든다. 간결하고 분명하게 표현하도록 한다.

• 불평등은 사회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씨앗의 출발점일 수 있다.

→ 불평등은 사회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

• 이 앱은 간단하고 신속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일상적인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된다.

→ 이 앱은 간단하고 신속한 솔루션을 제공하므로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된다.

⑨ 격식을 갖춘 표현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표현이라 할지라도 적절한 격식을 갖추지 못한 표현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저속한 표현은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 모든 사람들이 살기 위해 죽을 똥 살 똥 몸 고생, 마음 고생 하는 것이 아닌…….

→ 모든 사람이 살기 위해 온갖 극심한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닌 …….

• 우리는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재능충’이라고 부르며 부러워한다.

→ 우리는 흔히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⑩ 문장의 길이

여러 개의 문장을 연결하여 글을 쓰다보면 의미 전달이 불분명해지거나 비문법적인 문장이 되기도 한다. 명확한 전달을 위하여 단문과 복문을 적절히 사용한다.

• 현재는 로봇 수술 비용은 대략 700~1,500만 원 정도로 기존 수술에 비해 비용이 큰 편이고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서 환자가 이러한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로봇 수술보다 기존의 수술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더 많지만 앞으로 로봇 수술이 …….

→ 현재는 로봇 수술 비용은 대략 700~1,500만 원 정도로 기존 수술에 비해

비용이 큰 편이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서 환자가 이러한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봇 수술보다 기존의 수술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더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 로봇 수술이…….

퇴고의 과정에서 글쓰기의 윤리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인용한 자료의 출처 표기가 분명하게 잘 되었는지, 혹시라도 다른 사람의 글이나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 윤리성을 갖춘 글이 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편집도 다듬어 가독성을 높이는 글이 되도록 하며, 과제의 경우 자신의 인적사항이나 과제명, 수강 과목, 제출일자 등 적어야 하는 사항을 빠뜨리지 않았는지 점검한다.

요즘은 종이에 글을 작성하기보다는 컴퓨터를 사용하여 글을 작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글을 검토할 때는 모니터 화면을 보며 퇴고하기보다는 출력하여 찬찬히 소리 내어 읽으면서 퇴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모니터 화면은 제한된 크기로 인해 긴 글의 경우 몇 페이지씩 페이지를 이동하며 찾아보고 다시 되돌아오다 보면 집중하여 읽기가 어렵기도 하고, 화면에서는 오탈자나 잘못된 구두점이 잘 보이지 않기도 한다. 따라서 글을 출력하여 소리 내어 읽으면서 퇴고하기를 추천한다.

활동 및 쓰기 과제

1. 글쓰기 과정에 얼마나 유의하며 글을 썼는지 점검해 보자.

[과정적 글쓰기 태도 체크리스트]

(1: 매우 그렇지 않다. 2: 그렇지 않다, 3: 보통이다, 4: 그렇다, 5: 매우 그렇다)

항목 점수 1 2 3 4 5

• 글쓰기는 일련의 목표 지향적인 사고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글쓰기 계획(준비) 단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 도서관이나 서점,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 모으는 노력을 한다.

• 찾은 자료를 읽고 정리하며 막연한 생각을 구체화한다.

• 글쓰기 과제를 내준 담당자나 교수의 의도를 깊이 있게 생각한다.

• 글을 읽게 될 독자는 누구인지,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지 생각한다.

• 글의 목적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글의 개요를 잡는다.

• 구조적이며 통일성을 갖춘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 단락 구성과 전개 방식을 알고 이를 고려하며 글을 쓴다.

• 글의 내용이 충분히 전개되고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글을 쓴다.

• 글은 초고로 제출하지 않고 검토하고 고쳐 쓴 후 제출한다.

2. 다음 글을 읽고 글의 구조를 파악하여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주제문을 작성해 보자.

능력주의에 가려진, 있는 그대로의 우리

학생 글

우리는 현재 능력주의 가치관이 팽배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학교에서는 국어, 수학, 영어 등 기초과목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체육, 미술, 음악 등의 과목에서도 성적이라는 숫자로 능력을 평가한다. 또한 인생에서 중요한 분기점이자 발판이 되는 대학입시나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도 특정한 능력에 따라 순위

매김을 하여 선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능력주의는 한 사람의 특정 능력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인 것처럼 바라보게 한다.

능력주의는 많은 인원 가운데 소수의 사람을 효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역량을 가진 지원자들이지만 일정한 기준에 따라 수치로 평가하여 합격자와 불합격자, 즉 승자와 패배자를 빠르고 간편하게 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의 능력을 기준으로 한정된 자원을 능력만큼 나누어 분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능력주의를 공정한 방법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사람들의 능력을 평가할 때 그들 각각의 출발선이 다르다는 생각을 해 보았는가? 능력주의는 공정한 것 같지만 사실 많은 한계점이 있다.

첫째, 능력주의는 사회구성원의 불평등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 능력주의에 따라 평가하기에 앞서 사회적 구성원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은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 데 유리한 환경에 있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간과 돈의 여건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다.

둘째, 능력주의의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 어떤 한 사람의 암기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빠르다거나 이해력이 좋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능력이 우수하다고 볼 수 있을까? 능력주의는 한 사람의 다양한 역량을 무시하고 특정한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즉, 사람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다. 특정 시험만 통과한 사람에게 커다란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그렇게 얻은 특권으로 자신을 우월하다고 여기는 것은 편협한 시각에 불과하다.

셋째, 능력주의는 사회 구성원을 계속해서 경쟁하게 하고 생산성을 저해한다. 한국 사회에서 대부분의 목표는 거의 하나로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1등 하는 것’ 또는 ‘상위 1% 이내’에 들어서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계속해서 무한 경쟁의 굴레에 속박시켜야 한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을 해야 하며 경쟁에서 도태된 자들은 가차 없이 남겨진다. 결국 우리는 패배의 쓴 맛을 느끼고 다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생산성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능력주의』의 저자 박권일 작가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하였다. “격차와 불평등을 동력삼아 모두가 전쟁처럼 살아야 하는 사회는 정의롭지도 효율적이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능력주의는 자원을 분배할 때 능력이 더 뛰어난 사람들이 더 많은 양을 갖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덜 가진다는 전제를 당연시 한다. 그리고 이 전제가 깨지면 그것

은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치부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작동하는 능력주의는 이미 불공정한 요소를 담고 있다. 능력주의에 의하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자원을 분배하고 보상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즉, 누군가는 우월하고 누군가는 열등하다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따뜻한 사회를 조성해야 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오영수 배우는 한 방송매체에 출연하여 이러한 말을 남겨 화제가 되었다. “한국 사회는 1등이 아니면 쓸모없는 것으로 바라본다. 진정한 승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내공을 가지고 하면서 경지에 도달하는 사람이다.” 오 배우의 이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 이유가 무엇일까? 개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다양한 역량을 존중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때 우리 사회는 보다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문

구성

서두

본론

마무리

3. 특정한 역사적 사건(결과)을 골라, 그 사건의 원인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한 글쓰기 준비를 해 보자.

■ 글의 분량 : 1,200~1,500자 내외(띄어쓰기 포함)

■ 작성 조건 : ① 대학 1학년 학생을 예상 독자로 설정할 것

② 제목을 반드시 쓸 것

③ 단락 나누기를 할 것(단락의 첫머리 구분)

④ 분량을 준수할 것(±50자 내외)

⑤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드러낼 것

1)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의 주제를 구체화해 보자.

개괄적인 글감 1

한정된 글감

주제

주제문

2) 자료(정보, 사례, 통계, 일화, 인용할 책이나 논문, 인터넷 자료 등)를 모아 정리해 보자.

자료 제목과 출처 주요 내용

3) 작성할 글의 문장식 개요를 만들어 보자.

주제문

구성

서두

본론

마무리

2. 유형적 글쓰기

2.1. 학술 보고서 쓰기

1) 학술 보고서란 무엇인가

학술 보고서는 학문적 주제를 다루는 학술적 글쓰기의 유형으로 대개 리포트라고도 한다. 학술적 글쓰기는 특정 주제나 현상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과 정보, 아이디어, 개성적인 생각 등을 논리적·체계적으로 서술하여 지식의 창출·확장에 기여한다는 학문적 목적을 지닌다. 대학에서는 학술 보고서, 제안서, 학위논문, 학술논문 등이 학술적 글쓰기의 주요 대상이 된다. 여기서는 대학생들에게 과제로 주어지는 학술 보고서에 대하여 알아보자.

학술 보고서는 특정 주제나 현상에 대한 필자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자료를 요약·분석하여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글쓰기이다. 학술 보고서는 학문적 목적을 달성한다는 점에서 학술논문과 형식적·내용적으로 성격을 공유하지만, 학술논문에 비해 덜 엄격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필자의 문제의식과 개성적 결론 도출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학술 보고서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독창성, 논리성, 형식성, 실증성, 전문성이다. 독창성은 학술 보고서의 생명으로 주제, 방법론, 결론 세 가지 측면에서 각각 독창성을 인정받는 것이다. 물론 주제, 방법론, 결론 세 가지 측면에서 모두 독창적이라면 최상의 학술 보고서가 되겠지만, 각각 한 측면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아도 학술 보고서로서 의의가 있다.

먼저, 주제의 독창성이다. 주제의 독창성은 기존 연구에서 다룬 바가 없는 새로운 주제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예컨대 김소월의 새 시집을 발굴하여 문

학적 특징을 도출했다면 방법론이나 결론이 기존 연구와 동일할지라도 독창성이 인정된다. 새 시집을 통해 기존 연구가 밝힌 김소월의 문학적 특징을 강화한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방법론의 독창성이다. 방법론의 독창성은 기존 연구와 동일한 주제로 같은 결론을 얻되, 문제해결의 방법을 새롭게 제시하는 것이다.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면 같은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 것과 같은 이치다. 연구자들에게 연구의 시각을 넓혀준 의의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셋째, 결론의 독창성이다. 결론의 독창성은 기존 연구와 동일한 주제와 방법론으로 결론에 도달하지만, 기존 연구와 다른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종종 권위자가 내린 결론을 추숭하거나 의지하여 그들이 내린 결론을 넘어서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비판적 사고와 열린 시각을 가지고 결론을 도출한다면 기존의 해석과 또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 마치 두통약을 복용하고 치통에도 효과가 있는 사실을 발견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주제의 의미를 확장한 의의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논리성은 필자의 문제의식을 설득력 있게 작성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문제의식, 방법론, 결론이 있을지라도 독자들이 읽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학술 보고서로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형식성은 학술 보고서가 갖추어야 할 형식적 요소이다. 학술 보고서의 형식은 학문 분야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제목-목차-초록-서론-본론-결론-참고문헌”의 형식을 취한다. 다만, 담당 교수 재량에 따라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록 또는 참고문헌 등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내용은 형식이 갖춰진 뒤에 검증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 보고서의 형식은 내용 못지않게 중요하다.

실증성은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독창성은 명확한 증거 위에서 참’이라는 말이 있다. 도둑을 잡고도 정황적 판단만으로 도둑을 처벌할 수 없듯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그것을 증빙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면 학술 보고서로서 인정받을 수 없다.

전문성은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을 말한다. 학술 보고서는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주제를 분석하는 글이므로 누구나 아는 단순한 내용을 명료하게 분석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분석적인 글은 주제를 깊이 연구하여 독자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 지식, 정보 등을 제공해야 의의가 있다. 전공 영역의 주제를 다룰 경우, 표현적인 측면에서 전공 영역의 개념어, 전문용어 등을 구사하는 것도 전문성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다.

다음은 학술 보고서의 형식적 요건들이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는지 알아보자. 학술 보고서의 형식은 학문 공통체 내에서 전공자들이 약속한 것이므로 그대로 따라야 한다. 형식을 갖추지 못한 학술 보고서는 학술 보고서로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 표지: 학술 보고서의 첫 면에 위치. 학술 보고서 제목, 제출자 이름, 소속, 제출 날짜, 담당 교수명 등이 들어감.

● 목차: 학술 보고서의 전체 구도. 서론부터 결론까지 장과 절의 유기적 순서를 제시.

● 초록: 학술 보고서 내용 중 핵심만 뽑아서 요약한 것.

● 서론: 연구 목적, 연구 배경, 기존 연구 검토, 문제 제기와 연구의 필요성, 서술범위 등으로 구성. 연구 배경의 경우 지면의 양에 따라 생략할 수 있음.

● 본론: 서론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실제 진행한 연구 내용. 장과 절, 단락으로 구성됨. 이론 설명, 데이터 분석, 사례(그래프, 표, 그림), 소결론 등을 논리적으로 서술. 근거자료와 기존 연구 활용 시 주석을 달아 출처를 밝힘.

● 결론: 본론의 내용 요약, 학술 보고서의 의의, 한계, 향후 과제 등을 서술.

● 참고문헌: 학술 보고서 작성 시 직접적으로 참고한 자료를 수록하는 것이 원칙. 본문의 내주나 각주에서 인용한 자료 모두 수록함. 동일 분야 연구자에게 자료 제공.

2) 학술 보고서 왜 써야 하는가

학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학술 보고서 작성은 대학생들의 비판적·논리적 사고능력을 향상시키고 문제해결능력을 높여준다. 학술 보고서는 주제 선정부터 결론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비판적·논리적 사고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개괄적 주제를 스스로 찾아 문제를 제기한 후 구체적 주제를 정한다. 서론에서 기존 연구들을 비판

적으로 검토하여 문제점과 본 연구의 필요성을 확보한다. 본론에서는 서론에서 확보한 문제의식과 연구의 필요성에 기반하여 필자의 개성적 의견들을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결론에서는 본론의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요약 정리하며, 학술 보고서의 의의와 한계를 밝힌다. 이러한 과정들은 특정 주제, 현상에 대한 새로운 문제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것으로 지속적인 비판적·논리적 사고 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대학생들이 학술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면 비판적·논리적 사고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높일 수 있다.

둘째, 학술 보고서 작성은 대학생들에게 전공 영역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전문적으로 습득하게 한다. 대학생들은 교수로부터 배운 이론적 지식을 학술 보고서를 통해 실습하게 된다. 학술 보고서는 단순하고 기계적인 글쓰기가 아니라 비판적·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유와 근거, 주장을 유기적으로 작성하는 분석적인 글쓰기이다. 분석적인 글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단순하고 일반적인 주제를

논리화, 체계화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심도 있는 주제를 찾아 깊이 있게 다루어 독자에게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야 의미가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학술 보고서를 작성해봄으로써 이론적으로 알고 있던 전공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전문적으로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학술 보고서 작성은 다른 분야와 연결 및 융합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게 한다. 학술 보고서는 특정 분야의 주제를 깊이 파고들어 연구하는 것이다. 학문을 깊이 연구하게 되면 문제해결 방법론이나 원리를 깨닫게 되는데, 학문 탐구로서 문제해결 방법론이나 원리는 보편성을 지닌다. 그렇기 때문에 한 분야에서 터득한 문제해결 방법론이나 원리는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예컨대, 국문학 연구를 통해 도출한 영웅소설의 서사구조를 AI와 결합시켜 영웅소설의 서사구조를 가진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 등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술 보고서 작성은 다른 분야와 연결, 융합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다.

3) 학술 보고서 어떻게 쓸 것인가

학술 보고서는 글쓰기 과정의 세 단계인 ‘계획하기’, ‘집필하기’, ‘검토하기’를 충실히 따르면서 구체화된 글쓰기이다. 따라서 글쓰기의 세 단계인 계획하기-집필하기-검토하기의 순서에 따라 학술 보고서 작성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학술 보고서를 작성할 때 특히 집중해야 될 단계는 ‘계획하기’ 단계이다. 계획하기 단계는 ‘무엇을 쓸 것인가’, ‘왜 써야 하는가’,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전체적인 해답을 구상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집필하기가 계획하기 단계에서 작성한 목차를 토대로 초고를 작성하고, 검토하기가 집필하기 단계에서 작성한 초고에 첨가·삭제·재배열을 가하여 완성본을 만든다는 점에서 계획하기는 학술 보고서 작성의 기틀이 된다.

(1) 계획하기 단계

계획하기는 ‘주제 선정하기’부터 ‘주제 한정하기’, ‘논지 정하기’ ‘자료 목록 만들기’, ‘자료 요약 및 분석하기’, ‘개요 짜기’, ‘가제목 정하기’까지의 단계를 말한다. 즉, 계획하기는 집필하기 이전의 학술 보고서 작성의 모든 과정을 구상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 주제 선정하기

대학에서 학술 보고서의 주제는 과목 담당 교수가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하고, 과제의 범주 내에서 개인이나 조별로 자유롭게 선정하는 경우가 있다. 전자의 경우, 담당 교수가 제시한 구체적인 주제를 그대로 학술 보고서의 주제로 선정하면 된다. 후자의 경우는 과제의 범주 내에서 개인이나 조별로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하되, 평소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주제를 잡는 것이 좋다. 예컨대 ‘찬반으로 나

뉘는 주제 중 하나를 선정하여 본인이 지지하는 입장으로 설득하는 학술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과제가 주어졌다면, 본인이 평소 관심을 가졌던 개괄적 주제를 일단 주제로 선정하면 된다. 예컨대, ‘동물실험’이나 ‘주 4일 근무제’에 대해서 평소 문제의식이나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를 주제로 선정하면 된다.

● 주제 한정하기

개괄적 주제가 정해졌다면 주제를 구체화해야 하는데 이를 ‘주제 한정하기’라고 한다. 주제를 좁히는 이유는 개괄적 주제로 글을 쓸 경우, 주제의 범위가 넓어서 대학생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고, 감당할 수 있는 주제라 하더라도 개괄적 주제는 구성해야 할 하위 항목들이 많으므로 개성적 견해를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제를 한정해야 좁혀진 주제를 깊게 파고들어 개성적 견해를 도출할 수 있다.

그런데 주제를 한정하는 것이 필자의 지식과 생각만으로 되기 쉽지 않다. 그럴 경우 백과사전이나 개론서 등을 참고하여-필요할 경우 최근 연구 동향을 정리한 전공 관련 단행본이나 논문을 참고할 수 있음-주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문제점 등을 대략적으로 파악한 후 감당할 수 있는 주제로 좁히면 된다. 예컨대, ‘동물 실험’과 ‘주 4일 근무제’와 같이 찬반 의견이 갈리는 주제는 쟁점을 중심으로 좁히는 것이 좋다. 즉, ‘동물실험의 대체 방안 연구-동물권 보장과 의학 발전의 측면에서’, ‘주 4일 근무제 도입의 필요성-경제적 효과와 직원 만족도 측면에서-’와 같이 좁힐 수 있다. 만약 좀더 좁히고 싶다면 ‘동물실험의 대체 방안 연구-동물권 보장의 측면에서’, ‘주 4일 근무제 도입의 필요성-직원 만족도 측면에서-’ 정도로 잡으면 된다. ‘동물권 보장’이나 ‘직원 만족도 측면’으로 좁힌 것은 ‘의학 발전’이나 ‘경제적 효과’와 같은 내용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동물권 보장’은 최근 반려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

아 동물권에 대한 자료가 많아 이를 참고하여 본인의 의견을 드러내기 어렵지 않고 ‘직원 만족도 측면’도 주 4일 근무제를 실제 실시하고 있는 몇몇 기업을 찾아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나 설문조사를 통해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논지 정하기

논지는 ‘글의 요지나 취지’로 한정된 주제를 대상으로 필자가 주장하는 핵심 메시지이다. 논지는 계획하기 단계에서 확정적일 수는 없지만 학술 보고서가 지향하는 기준점이 된다는 점에서 미리 설정하는 것이 좋다. 비유하자면 논지는 선봉에 서서 병사를 이끌고 목적지로 향해 가는 장수와 같은 것으로 학술 보고서의 주제를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주 4일 근무제 도입의 필요성 연구-직원 만족도 측면에서-’라는 한정된 주제를 잡았다면 논지는 ‘주 4일 근무제는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기존 대비 20% 향상시킨다.’라고 설정할 수 있다. 이

를 기준으로 실제 초고쓰기에서 자료를 검토, 분석하여 도출된 결론을 제시하면 된다. 혹 귀납적 추론의 결과 값이 20%가 아니라 30%가 될 경우 논지를 수정하면 된다.

● 자료 목록 만들기

한정된 주제와 논지가 정해지면 그에 해당되는 자료를 집약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자료수집을 ‘주제 선정하기’ 단계가 아니라 주제를 한정하고 논지를 정한 뒤에 하는 것은 한정된 주제와 논지에 부합하는 자료만을 수집하여 불필요한 자료 수집을 막기 위함이다. 자료에는 1차 자료와 2차 자료가 있다.

•1차 자료: 원전 텍스트, 실험 결과, 현장 조사, 인터뷰, 설문 조사 등

→ 분석을 통해 필자의 주장, 학술 보고서의 방향 결정.

•2차 자료: 1차 자료를 대상으로 제출된 논문, 전공 단행본, 개론서 등

→ 필자의 요약 및 분석의 대상, 문제의식 도출, 필자의 1차 자료 분석 내용과 비교대상.

자료를 수집할 때, 단행본은 학교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오프라인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고 백과사전이나 논문 등은 인터넷 검색 포털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 연구자들이 주로 찾는 논문 검색 포털은 학술연구정보서비스 (http://www.riss.kr/index.do)와한국학술지인용색인(https://www.kci.go.kr/kciportal/main.kci) 등이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에서는 학위논문과 학술논문이. ‘한국학술지인용색인’에서는 학술논문이 제공된다.

위의 두 검색 포털을 통해서 자료를 선별할 때는 한정된 주제 및 논지와 관련된 키워드를 넣고 검색한 후 자료를 열어서 ‘제목 → 목차 → 국문초록 → 서론’ 순으

로 읽고 일단 자신이 찾고자 하는 자료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관련 자료라고 판단되면 자료를 ‘자료 목록’에 참고문헌 작성 방식으로 정리한다. 자료를 ‘자료 목록’에 정리하는 이유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자료의 중복을 피하며, 서지 사항을 통해 자료에 신속하게 접근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학술 보고서의 각주로 인용하거나 참고문헌을 달 때 ‘자료목록’에 정리한 서지사항을 그대로 복사해서 사용하면 편리하다. ‘자료 목록’에 수록된 자료는 다음 과정인 ‘자료요약 및 분석하기’에서 차근차근 읽으면서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다음은 ‘자료 목록’ 양식의 예이다. 참고하면 편리하다.

자료 목록

한정된 주제 주제 선정 이유 논지

연번 자료

자료

수집자

1

나은미, 「챗GPT의 시대, 대학 글쓰기 교육에 대한 성찰 및 교육 방향

에 대한 고찰」, 「한성어문학」 51, 한성어문학회, 2024.

김철수

2

3

4

5

● 자료 요약 및 분석하기

이 과정은 계획하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자료 목록’ 에 수록된 기존 연구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기존 연구의 문제점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잘 이루어져야 구체적인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학술 보고서에 작성할 내용을 생성할 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자료 요약 및 분석’ 양식을 작성해야 한다. ‘자료 요약 및 분석’ 양식은 요약 부분과 분석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요약 부분에는 기존 연구의 ‘연구 목적’, ‘문제의식’, ‘서술범위’ ‘핵심 내용’을 적고, 분석 부분에는 기존 연구를 꼼꼼히 읽고 나서 기존 연구에 ‘동의하는 부분’ ‘비판하는 부분’, ‘새로운 아이디어 및 활용계획’을 적는다. 이런 방식으로 기존 연구들을 요약과 분석을 하면 필자의 문제의식과 논지가 더욱 명확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과정에서 개요를 짤 수 있다. 자료 요약 및 분석을 할 때 아래의 양식을 참고하면 편리하다.

자료 요약 및 분석

자료 1

이상혁, 「백수 정열모의 언어 의식과 국어학적 성과」, 『한글』 84권, 한글학회,

2023.

요약

연구 목적

문제의식

서술범위

핵심 내용

분석

논문의 의의

동의하는 부분

비판하는 부분

새로운 아이디어

및 활용 계획

● 개요 작성하기

개요는 자료 요약 및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술 보고서의 전체적인 구도를 짜는 것이다. 개요에는 항목식 개요와 문장식 개요가 있는데, 항목식 개요는 장과 절에 쓸 내용을 항목으로 간략히 드러내는 것이고, 문장식 개요는 장과 절에 들어갈 내용을 문장으로 자세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계획하기 단계에서 짜는 개요는 장, 절 아래 단락에 들어갈 내용까지 자세하게 적는 구체적인 개요를 짜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계획하기 단계에서 단락에 들어갈 내용까지 미리 짜놓으면 집필하기 단계에서 초고를 쓸 때 단락마다 써야 할 내용을 미리 알고 있기에 신속하게 초고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항목마다 들어갈 자료를 명기해 두는 것도 좋다. 들어갈 자료를 명기해 두면 초고를 쓸 때 참고 자료 사용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아래 예시를 보면 서론, 본론, 결론의 장과 절에 제목을 적고 그 아래 ‘ / ’ 로 단락을 구분하고는 단락에 들어갈 내

용까지 적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해 놓으면 초고를 보다 쉽게 작성할 수 있다. 참고하기 바란다.

동물실험의 문제점과 대체 방안 연구

- 과학적·제도적 측면에서 -

1. 서론

연구목적-동물실험의 문제점과 대체 방안을 밝힘/ 기존연구검토- 동물실험 관련 기존 연구를 검토/ 문제제기 및 연구의 필요성- 동물실험 대체방안과 관련하여 기존 연구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 제시, 본 연구가 필요한 이유/ 2장, 3장, 4장의 서술범위/

2. 동물 실험의 개념과 현황

1) 동물 실험의 개념

동물실험의 정의 / 동물실험의 종류 / 동물실험의 역사와 발전과정 서술/

2) 동물 실험의 현황

동물 실험 시설의 현황/ 동물 종별 실험 현황 /고통 등급별로 동물실험 현황 /

3. 동물 실험에 대한 문제점

1) 윤리적 문제

인간중심적 사고/ 동물의 고통과 학대 / 비위생적 동물 복지 문제/

2) 비효율성 문제

동물실험의 높은 실패율/ 안전성과 효과의 측면에서 비효율성 /고비용 문제/

4. 동물 실험의 대체 방안

1) 과학적 측면

인간 세포 및 조직 배양 /컴퓨터 시뮬레이션/ 3D 바이오프린팅/

2) 제도적 측면

동물실험 규제강화/ 대체기술 연구지원 강화/ 동물실험 데이터 공유로 중복실험 방지/

5. 결론

2장, 3장, 4장 내용 요약 / 본 논문의 의미부여 /논문의 한계 및 향후 과제

□참고문헌

● 가제목 정하기

가제목은 임시 제목이다. 구체적 개요를 작성하면 학술 보고서의 쓸 내용이 전체적으로 정해지므로 내용을 포괄하는 가제목을 달 수 있다. 가제목은 집필하기와 수정하기 단계를 거치면서 확정 제목으로 거듭나게 된다.

학술 보고서의 가제목을 다는 기준은 압축성, 구체성, 흥미성이다. 압축성은 제목을 짧게 줄이는 것이고, 구체성은 짧게 줄인 제목을 보고도 본론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드러나게 하는 것이며, 흥미성은 독자가 학술 보고서를 읽고 싶도록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다. 세 가지 기준을 동시에 갖추면 가장 이상적인 제목이 되겠지만, 학술 보고서의 경우 학술적 글쓰기의 엄격성을 고려하여 흥미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져도 허용된다. 주제목으로 압축성과 구체성을 모두 드러내지 못할 경우, 부제를 달아 구체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 이 때 주제목은 짧고 포괄적으로, 부

제목은 구체성이 드러나게 단다.

가제목1: 주 4일 근무제, 워라벨의 실현

가제목2: 주 4일 근무제 실현 가능성 연구

- 생산성 향상과 직원 만족도 측면에서 -

(2) 집필하기 단계

집필하기는 계획하기 단계에서 작성한 구체적 개요를 보고 실제 초고를 작성하는 단계이다. ‘서론 작성하기’ ‘본론 작성하기’, ‘결론 작성하기’, ‘주석과 참고문헌 달기’, ‘초록 작성하기’, ‘표지 작성하기’ 순으로 살펴보자.

● 서론 작성하기

학술 보고서의 서론은 집필하기 단계에서 맨 먼저 작성하는 부분이다. 간혹 서론 작성이 까다롭고 대학생들이 서론 작성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본론을 먼저 작성한 후 서론을 작성하는 방법이 제시되기도 한다. 여기서는 서론을 먼저 작성하기를 권장한다. 서론은 연구자의 문제의식과 연구의 필요성, 서술 범위 등을 밝히는 부분으로 서론의 논리가 명확해야 본론의 논리가 분명히 서기 때문이다.

학술 보고서의 서론은 대체로 ‘연구목적’, ‘연구 배경’, ‘기존연구 검토’, ‘문제제기와 연구의 필요성’, ‘서술범위’로 구성된다. 연구 배경의 경우 지면의 양이나 필요에 따라 생략할 수 있다. 그럼 각각에 대해서 작성법을 알아보자.

먼저 ‘연구목적’이다. 연구목적은 필자가 학술 보고서를 통해 밝히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다. 연구 목적은 명료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길게 쓰지 않고 한 두 줄 정도로 간결하고 분명하게 제시한다. 예컨대, “이 보고서는 ~을 밝히는 데에 목적을

둔다.”, “ 이 보고서는 ~하는 것이 목적이다.” 등으로 서술한다. 연구 목적은 필자의 서술 맥락에 따라 맨 앞에 제시해도 좋고, ‘문제제기와 연구의 필요성’을 서술한 뒤 문맥에 맞게 후반부에 제시해도 좋다.

‘기존 연구 검토’는 앞서 계획하기 단계의 ‘자료 요약 및 분석하기’ 과정에서 요약하고 분석한 기존 연구의 내용을 서론에서 다시 간략하게 정리하고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이다. 서론에서 기존 연구를 정리하는 방법에는 한 편씩 각각 정리하는 방법과 유형별로 묶어서 정리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대체로 기존 연구가 적을 경우에, 후자는 기존 연구가 많을 경우에 사용한다. 유형별로 정리할 때는 같은 유형에 속하는 연구들의 주장을 일괄적으로 정리한 후 하나의 각주 안에 해당 논문들의 서지사항을 적으면 된다.

다음은 ‘문제제기와 연구의 필요성’이다. 문제제기는 기존 연구가 해결하지 못한 점, 해결했지만 미흡한 점, 아예 거론하지 않은 문제점 등을 제기하는 것이다. 연

구의 필요성은 문제제기와 연관하여 본인 연구가 기존의 연구와는 어떤 차별성이 있고, 왜 필요한지를 드러내어 본인 연구가 필요한 이유를 밝히는 것이다. 간혹 학생들이 문제 제기를 기존 연구의 문제점이 아니라 학술 보고서 주제와 관련된 사회 문제를 언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 이해한 것이다. 사회문제의 경우 뉴스, 신문 기사 등을 인용하여 연구의 배경으로 서술한다. 서론의 문제 제기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성된 기존 연구들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이다.

끝으로 서술범위이다. 서술범위는 필자의 학술 보고서가 어떤 방향으로 어느 범주까지 다룰 것인지 장별로 제시하는 것이다. 즉, 서론과 본론을 제외한 2장, 3장 등 본론에 서술할 범위를 적는 것이다.

다음은 학생이 수업시간에 제출한 학술 보고서의 서론이다. 예시로 참고할 만한다.

주4일 근무제 도입의 가능성과 그 효과

- 기업과 노동자의 관점을 중심으로 -

학생글

1. 서론

이 논문은 주 4일 근무제 도입의 효과와 부작용, 실현가능성을 기업과 노동자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한국에서 주 4일 근무제 도입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목적을 둔다. (연구목적)

현재 유럽과 우리나라 등 전 세계적으로 주 4일 근무제의 열풍이 일고 있다. 주 4일 근무제란 일주일 중 4일만 일하는 것으로, 주 36시간 근무제라고도 한다. 주 4일 근무제를 최초로 시행하여 성공한 국가는 아이슬란드이다. 아이슬란드는 임금 삭감 없는 노동 시간 단축을 진행하여 큰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해 아이슬란드의 경제 성장률은 2%에서 5%대로 올랐다. 현재 아이슬란드의 주 4일 근무제 노동자는 전체 51%이고, 이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 아이슬란드로인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국가도 늘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싱크탱크 ‘오토노미’에 의해 기업과 비영

리단체 61곳이 임금 손실 없이 주4일 근무제를 6개월 간 시행하였는데, 참여한 기업 중 54곳이 이후 1년 간 더 주 4일 근무제를 유지하였다. …… 중략 …… 주 4일 근무제의 도입을 두고 전문가, 언론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데,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과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으로 갈라진다.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은 산업별 차이에 따른 기업의 생산성 저하, 자영업의 영세화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2) (연구배경)

김은별·이승윤은 국내외 사례 즉, 아이슬란드, 벨기에, 연세의료원, 배달의 민족을 비교 분석하여 기업의 생산성, 노동자의 삶의 질, 공공가치의 증진 면에서 주4일 근무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하였다. 주 4일 근무제가 저숙련 노동자들의 훈련 시간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어 소득빈곤과 시간빈곤이라는 이중빈곤에 처한 저숙련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였다. 또한 국내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쟁점들로 제도 도입 주체, 노동시장 격차, 젠더 평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3)

윤정욱은 국내 최초 공공기관에서 주 4일 근무제를 경험한 근로자들과 인터뷰를 하여 그들이 4일 근무제에서 느낀 불만족을 제도적 요인, 문화적 요인, 개인적 요인으로 범주화하고 이를 제도의 실패 요인으로 파악하였다. 특히 근로자들의 불만이 컸던 부분은 업무량에 따른 보상이나 대우가 주 5일 근무제 근로자들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이 맞지 않았다

는 점임을 밝혔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주 4일 근무제에 적합한 직무와 대상자 파악, 처우 개선, 전반적인 근로제도 변경, 사회문화와 인식의 변화를 제시하였다. 4)

……… 중략 ……… (기존 연구 검토)

이상의 연구성과들을 통해서 주 4일 근무제의 긍정적인 영향 및 기대효과,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국내외 긍정적인 반응, 국내 도입 시 추진 방향 등은 충분히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기존 연구가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에서 대부분이 긍정적인 영향과 효과를 드러내는 데에만 초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사례 또한 대부분 성공 사례만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성공 요인을 찾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는 것이다. 윤정욱의 논문을 제외한 나머지 논문에서 주 4일 근무제의 부작용과 실패 사례를 제기한 비중은 크지 않았다. 이는 주 4일 근무제가 아무리 좋은 제도일지라도 편향적인 시선을 유도하여 부작용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기존 연구 대부분이 국내 도입을 위한 올바른 방향을 두루 뭉실하게 제시할 뿐,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본고는 기업과 노동자의 측면에서 주 4일 근무제의 긍정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까지 살펴보고, 국내외 성공, 실패 사례를 분석하여 도입 시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문제제기와 연구의 필요성)

본고의 서술 범위는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기업의 성장과 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주 4일 근무제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는 주 4일 근무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두 집단인 기업과 노동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3장에서는 2장을 바탕으로 국내외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분석하고, 국내 도입시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타진해 보도록 하겠다. 4장에서는 주 4일 근무제 도입시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해서 살펴 보도록 하겠다. (서술범위)

1) 하승연, 「“임금 삭감 없이 주 4일제” … 도입해 경제 ‘대박’ 났다는 이 나라, 어디」, 『서울신문』,

2024.10.28 (「https://www.seoul.co.kr/news/international/europe/2024/10/28/20241028500004?wlog_tag3=naver」).

2) 박성복, 「‘주 4일제’ 띄우기 전 해야할 일」, 『브릿지경제』, 2024.10.16 (「https://www.viva100.com/article/20241016500035」).

3) 김은별·이승윤, 「주4일제 도입에 대한 비판적 고찰」, 『한국사회정책』 30권 3호, 한국사회정책학회, 2023.

4) 윤정욱, 「주4일제 근무제의 공공기관 적용 사례 연구 : 근거이론의 적용」, 서울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23.

● 본론 작성하기

본론 작성 역시 개요 작성하기 과정에서 짜놓은 구체적 개요에 따라 단락별로 내용을 구성하면 된다. 내용을 구성할 때는 기존 연구나 자료를 인용하여 연구자의 논리를 뒷받침하고 이를 발판으로 독창적인 의견을 개진한다. 인용은 연구자의 논리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지만, 기존 연구를 반박하고 본인 연구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도 사용한다. 또한 본론에서 제시하는 통계 자료, 데이터, 그래프 등은 반드시 분석을 가해 필요한 자료임을 증명해야 한다.

한편, 초고를 작성하다 보면 계획하기 단계에서 짠 개요를 수정할 경우가 있다. 이는 계획하기 단계에서 구상했던 개요보다 실제 초고를 작성하다보면 서술 맥락상 수정하는 것이 더 논리적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초고의 논리대로 개요도 수정하면 된다.

● 결론 작성하기

학술 보고서의 결론은 보통 ‘본론 내용의 요약’, ‘학술 보고서의 의의’, ‘학술 보고서의 한계와 향후 과제’로 구성된다. ‘본론 내용의 요약’은 연구목적을 상기하면서 본론에서 논의한 내용들을 요약하는 것이다. ‘학술 보고서의 의의’는 본인이 작성한 학술 보고서의 의의가 무엇이며 그 분야에서 어떤 기여를 하는지 적는 것이다. 본인이 쓴 글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술 보고서의 한계와 향후 과제’는 학술 보고서의 구도나 논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구도나 논리적 문제를 제기하면 그 학술 보고서는 학술 보고서로서 존재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보통 한 편의 학술 보고서에서 다룰 수 없는 물리적인 한계, 예컨대 한 사람의 연구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대량의 표본 추출, 한편의 학술 보고서가 담당할 수 없는 총괄적 결론 제시 등을 한계로 제시하고 본인의 연구는 각론으로 존재 의의가 있음을 시사해야 한다. 향후 과제는 앞서 언급한

학술 보고서의 한계로, 후속연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약으로 마무리 하면 된다.

주4일 근무제 도입의 가능성과 그 효과

- 기업과 노동자의 관점을 중심으로 -

학생글

4. 결론

이 논문은 주 4일 근무제 도입의 효과와 부작용, 실현가능성을 기업과 노동자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한국에서 주 4일 근무제 도입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2장에서 ‘기업의 성장’과 ‘노동자의 환경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주 4일 근무제의 효과와 부작용을 살펴보았다. 모집단은 민간 기업 10곳을 대상으로 하였다. 기업의 성장 측면에서 주 4일 근무제의 효과는 생산성 향상, 매출 증가, 높은 채용경쟁률과 낮은 이직률, 기업의 경쟁력 상승이 있었고, 부작용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 증가, 기업 전체에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 생산력 저하, 자영업의 영세화가 있었다. 3장에서는 2장을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주 4일 근무제 도입의 가능성과 도입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 중 략 ……

본고는 주 4일 근무제의 성공 요인과 기대효과만을 분석했던 기존 연구와는 달리 주 4일 근무제의 효과 및 부작용 사례를 분석하여 한국에서 주 4일 근무제의 실현가능성을 타진해보고 도입시 발생하는 부작용의 해결방안을 제시한 의의가 있다. 다만, 인력과 비용 문제로 사례 분석이 10개 기업에 그쳐 일반화된 결과를 제출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는 후속연구를 통해서 모집단을 확대하고 깊이 있는 분석을 가하여 주 4일 근무제 도입 가능성에 대한 일반화된 결론을 제출하는 것으로 기약하고자 한다.

● 주석과 참고문헌 달기

주석은 학술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필요한 근거자료나 기존 연구를 인용하여 필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논리를 강화하는데 쓰인다. 따라서 연구자의 주장에 신뢰도를 높이고 해당 분야 연구자들에게 참고자료를 제공한다는 의의가 있다. 주석에는 내주와 각주, 미주가 있는데 학술 보고서에는 대체로 내주와 각주를 주로 사용한다. 공학 분야나 예술 분야의 경우 미주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내주는 본문에 직접이나 간접인용을 한 뒤 인용이 끝나는 부분에 괄호를 치고 그 안에 서지사항을 간략히 적는 것이다. 각주는 본문 페이지 하단에 서지사항을 적는 것으로 하단에 달기 때문에 다리 각(脚)자를 써서 각주라고 한다. 각주의 경우, 인용한 출처를 적는 것뿐만 아니라 본문의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를 ‘내용 각주’라고 한다. 주석 다는 방식은 학문 분야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인문학에서 다는 주석을 예로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내주

다문화주의는 사회구성원을 주류와 비주류로 구분하고 소수자의 권리와 보호를 기본으로 한다(송선영·김항인, 2015).

각주

글쓰기 교육에 대한 연구는 글쓰기 교육의 목표와 방향 설정 문제, 강의 요원의 문제, 강의 프로그램상의 문제, 강의 자체의 문제, 강의 보조 교육 기관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10)

10) 정희모, 「대학 글쓰기 교육의 현황과 방향」, 「작문연구」 1, 한국작문학회, 2005, pp.3~20.

내용 각주

모두 호남에서 태어나 성장, 수학, 교유하였고, 환로기를 제외한 대부분을 호남에서 보냈다. 11)

11) 호남 출생에 있어서 정철은 예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철은 15세 때 아버지를 따라 선대의 묘

소가 있는 창평으로 와서 27세 때 환로로 나가기 전까지 호남에서 생활하였고 호남의 인사들에게 수업하였다. 그 뒤에도 정치적인 부침이 있을 때마다 호남으로 내려와 호남의 현사들과 정치와 문학을 담론하였다. 정철에게 호남은 고향과 다를 바 없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은 학술 보고서의 결론 뒤에 위치하며 연구자가 학술 보고서를 작성할 때 참고한 단행본, 학술 논문, 학위논문, 인터넷 자료 등의 출처를 정리한 것이다. 참고문헌은 학술 보고서가 검증받은 자료들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는 것을 방증하므로 학술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고 독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참고문헌은 본문에서 인용한 내주, 각주의 자료를 수록하는 것이 원칙이다.

● 초록 작성하기

초록은 학술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 것으로 독자가 학술 보고서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보통 초록은 학술 보고서의 개요와 서론 사이에 위치하며 본론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하되, 처음 시작할 때 연구목적, 연구방법 등을 언급하여 설득력을 높인다. 핵심내용의 요약이 완료되면 초록 하단에 주제어[Keyword] 3~6개 정도를 뽑아서 적는다. 주제어는 학술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대표하는 개념어, 전문 용어, 핵심어 등을 말한다.

초록과 결론의 차이는 초록은 핵심 내용의 요약에 집중한 것이고, 결론은 핵심 내용의 요약뿐만 아니라 학술 보고서의 의의, 학술 보고서의 한계와 향후 과제 등을 함께 서술하여 학술 보고서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다.

● 표지 작성하기

학술 보고서의 표지는 학술 보고서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학술 보고서의 표지는 정해진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나 보통 ‘학술 보고서 제목’,

‘제출일’ ‘과목명’ ‘담당교수명’, ‘학과’ ‘학번’ ‘제출자명’으로 구성된다.

주4일 근무제 도입의 가능성과 그 효과

- 기업과 노동자의 관점을 중심으로 -

제출일

과목명

담당교수명

학과

학번

제출자명

(3) 검토하기

검토하기는 집필하기 단계에서 작성한 초고를 반복해서 고치는 것으로 ‘수정하기’, ‘퇴고하기’라고도 한다. ‘글은 고칠수록 좋아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한편의

글을 반복해서 고치면 논리가 탄탄해져서 완벽한 글로 나아갈 수 있다. 검토를 많이 한 글을 읽어보면 마치 장과 장, 절과 절, 단락과 단락, 문장과 문장이 톱니바퀴처럼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만큼 검토를 많이 할수록 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검토하기는 첨가, 삭제, 재배열의 원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첨가는 내용이 부족한 부분을 추가하여 논리의 비약을 메꾸는 것이고, 삭제는 불필요한 내용, 반복되는 내용을 제거하는 것이다. 특히 반복은 대학생들이 글쓰기에서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이다. 문장은 하나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므로 문장의 연결은 곧 생각의 진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단락 내에서 문장을 구사할 때는 생각의 진도가 나간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한다. 대학생들은 쓸 내용이 충분히 숙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 내에 글을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말만 바꾸어 문장을 연결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러므로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것이다. 재배열은 문

장과 문장, 단락과 단락, 절과 절, 장과 장이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배치를 바꾸는 것이다. 글의 배치를 바꾸면서 지속적으로 고치다 보면 논리가 탄탄해져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재배열은 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된다. 학생들이 쓴 글을 교수가 단락과 문장 몇 개의 배치만 바꿨을 뿐인데 다른 글처럼 느껴지는 것이 이런 이치이다.

학술 보고서를 검토할 때는 형식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에서 점검해야 한다. 형식적 측면에서는 제목, 목차, 서론, 본론, 결론, 장, 절 등에 오탈자가 없는지, 각주가 빠진 곳은 없는지, 목차 번호와 본문의 번호가 일치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학술 보고서의 문제의식이 분명하고 주장이 명료하게 드러났는지, 장과 장, 절과 절, 단락과 단락, 문장과 문장의 내용 연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서론(연구목적, 기존연구 검토, 문제제기와 연구의 필요성, 서술범위 등)과 결론(내용요약, 의의, 한계와 향후 과제 등)에 갖춰야할 내용들이 잘 갖춰졌

는지 검토해야 한다. 검토하기의 원리를 도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검토하기

원리 : 첨가 - 삭제 - 재배열

단계 : 초고 1차 수정 2차 수정

대상 :

문장 구성

단락 구성

장,절 구성

목차 구성

제목 구성

문장 구성

단락 구성

장,절 구성

목차 구성

제목 구성

활동 및 쓰기 과제

1. 다음에 제시되는 찬반형 토론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하여 ‘자료 목록’ 양식에 자료를 찾아 정리해 보자.

○ 적극적 안락사를 도입해야 하는가?

○ 동물실험을 해야 하는가?

○ 수술실 CCTV설치해야 하는가?

○ 주 4일제 도입해야 하는가?

○ 촉법소년법(만10세 이상~만14세 미만) 폐지해야 하는가?

2. 자료 목록에 자료를 정리했다면 자료를 꼼꼼히 읽고 ‘자료 요약 및 분석’ 양식에 자료를 요약하고 분석해 보자.

3. 위에서 선택한 찬반 토론형 주제에서 찬성이나 반대의 입장 중 하나를 취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독자들을 설득하는 학술 보고서 한 편을 작성해 보자.

○ 조건

•형식: 표지 - 목차 - 초록 - 서론 - 본론 - 결론 - 참고문헌

•분량: 표지 1장, 목차 1장, 초록 1장, 서론 2장, 본론 4장, 결론 1장, 참고문헌 1장. 본문 글자크기 10포인트, 줄간격 160.

2.2. 칼럼 쓰기

1) 칼럼이란 무엇인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예비 사회인으로서 칼럼을 써 보는 일은 시선을 우리네 삶 전체로 확장하는 일과 같다. 대개 ‘비평’이라고 했을 때는 ‘사물의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따위를 분석하여 가치를 논하는’ 것으로 정의되며, 비평적 글쓰기는 글쓰기의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일에서부터 나아가 해석하고 평가하는 작업 전반을 일컫는다. 칼럼 또한 그러한 비평적 글쓰기의 일종으로서 감성과 이성이 논리적으로 직조된 예술의 영역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칼럼은 ‘신문, 잡지 따위의 특별 기고. 또는 그 기고란. 주로 시사, 사회, 풍속 따위에 관하여 평을 하는 일’로 정의된다. 본래 ‘column’은 고대 건축에

서 기둥을 의미하는 라틴어 칼룸나(columna)에서 온 말로, 긴 원형 기둥에 중요한 말들을 기록했던 것이 마치 탑과 같은 모양을 한 데서 유래되었다. 종이 신문의 활자화된 모습이 기둥에 기록된 탑 모양과 엇비슷한 형태를 보이는 것이다.

칼럼의 개념을 설명하다 보면 신문 사설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혼동될 때가 있다. 시사, 사회, 풍속 따위를 두고 평을 한다는 점에서 내용적으로는 차이가 없으나 기술상의 차이는 있다. 양자 모두 나름으로는 전문가가 쓰는 글이나 실제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사설과 칼럼을 읽어 보면 그 차이는 분명하다.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데에는 큰 차이가 없으나 사설이 신문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쓰기라면 칼럼은 신문사의 입장으로부터 자유롭다. 물론 ‘자유’라는 말이 덧붙는 것을 두고 글쓰기상의 차이로 인식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근본적인 기술이나 방법상의 차이는 ‘나’를 드러내는 개성의 유무라고 할 수가 있다.

사설은 ‘나’를 드러내지 않는다. 사안을 두고 언론사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개진

하는 데에 주력하는 것이 사설이라면 칼럼은 ‘나’를 드러내는 데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우며 개성적으로 글을 전개해 나간다. 이때 ‘나’를 드러낸다는 것을 자신을 독자로 상정하는 일기 등과 같은 글쓰기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기서의 ‘나를 드러내는 일’이란 예상 독자를 염두에 둔, 자유롭고도 개성적인 사고를 객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시사 문제를 두고 다양한 방식으로 개성 넘치는 논평을 하는 것이 칼럼의 본질이다. 다만, 시사에만 무게를 둘 필요는 없다.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모든 것이 글감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쓰고자 하는 글의 주제를 탐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자신만의 개성적인 필치로 채색한다면 누구나 다 칼럼니스트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2) 칼럼 왜 써야 하는가

대학생이 된 마당에 칼럼을 써 보는 일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으로 시야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 인간은 세계내적 존재이다. ‘세계내 존재’, 즉 ‘세계 안에 있는 존재’라고 말했을 때의 대전제는 관계이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수많은 타자와의 관계로 이루어진 세상 속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참여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비로소 ‘존재’일 수 있다. 대학생은 자신이 살아갈 미래를 설계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이상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될 일이다. 세상을 보는 눈을 확장해야 하고 깊은 사고를 기반으로 사회적 현상들에 논리적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을 길러주는 데에는 칼럼만한 것이 없다.

따라서 칼럼을 왜 써야 하는지 묻는 일은 ‘네 생각은 뭐야?’ 라고 묻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론을 주도하는 것은 언론사의 입장을 담은 사설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으며, 동일한 사안을 두고 소위 보수적인 매체와 진보적인 매체의 입장이 첨예하

게 대립하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한 가지 예로 정치적 풍자를 두고 그것을 자유로운 의사 표현으로 보는 입장과 인격 모독으로 해석하여 검열의 칼날이 필요함을 역설하는 모순이 대표적이다. 이때 ‘넌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답할 것인가. 하나의 입장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입장이라는 점을 피력할 수도 있다. 신문사의 입장과는 정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는 칼럼이 동일한 신문사에 실리기도 한다. 또한 생각이 엇비슷하다고 해도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은 물론이고 결론 또한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각각의 개인이 지닌 생각은 같은 사안을 바라보는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며 모두가 칼럼으로 승화할 여지가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비평적 행위는 시의성이 본질이나 칼럼을 정의한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 시사, 풍속’ 등의 낱말이 지칭하는 것처럼 칼럼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더불어 ‘기고(寄稿)’라는 말에 함의된 것처럼

칼럼은 원고를 써서 언론사나 잡지사에 보내는 능동적 행위로써 글을 쓰는 이의 자발적 의지에 무게를 둔 글쓰기이다. 여기에서 비롯한 말이 ‘자유 기고가’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기고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무도 쓰라고 강요하지 않았으나 (물론 언론사의 의뢰를 받아 수행하기도 하나), 자발적으로 글을 쓰고 기고를 하면서 그 글이 널리 읽혔으면 하는 바람에서부터 시작하면 될 일이다. 그것은 대학생도 다르지 않다. 대학생으로서 사회 전체로 눈을 돌리고 관심을 두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칼럼을 쓰고 싶은 바람 또한 일어나기 마련이다.

3) 칼럼 어떻게 쓸 것인가

칼럼을 칼럼답게 하고 읽고 싶게 만드는 핵심적 요인에는 글쓰기 주제를 탐구하고자 하는 열망과 꼼꼼한 관찰에 있다. 대부분의 칼럼은 전문가가 쓰는 것이 일반

이나 이때의 전문가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차원이 다르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해당 분야의 학위가 있어야만이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로 불리는 것은 제도의 문제로만 한정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궁금하고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다면 경험이 쌓일 것이며 그에 따라 살아 있는 풍성한 지식도 생겨날 것인데, 이것이 전문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위대한 시인인 백석의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본 사람은 전문 연구자가 아니라 백석을 좋아했던 일개인인 송준이란 인물이었다. 대학생으로서 우리 동네 맛집을 자신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점에서 이미 충분히 전문가이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여행지로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소소한 장소를 알리는 일 또한 ‘나’로부터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자유 기고’를 꿈꾸며 실천하고 싶은 마음으로 많은 칼럼들을 읽어 보고 또 많이 써 봐야 한다.

칼럼은 종류 또한 다양해서 어떤 내용을 담느냐, 즉 글감에 따라 칼럼명이 되며

칼럼니스트 스스로 자신이 쓴 글에 이름을 붙이면 된다. 앞서 맛집을 탐방하고 글을 쓴다면 맛 칼럼이며 같은 맥락에서 여행이나 답사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식으로 여행 칼럼, 역사 칼럼, 건강 칼럼, 정치 칼럼 등 우리를 둘러싼 삶의 양상 모두가 칼럼의 주제가 될 수 있다. 핵심은 주제에 따라서 얼마나 맛깔스럽게 글을 써 내느냐에 있으므로 시종일관 독자의 흥미를 끌고 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을 고민하는 데 있다.

결론적으로 대학생으로서 학교나 인터넷 신문사 등에 자신의 글을 기고하고 싶은 바람을 실천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학교 주변에 산재한 소소한 유적들을 탐방한 후에 자신만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꾸리는 것도 가능할 것이며, 대학가의 음식점들을 돌아다니며 대학가 맛집 지도를 완성해 볼 수도 있는 일이다. 또한 학생 식당의 문제를 관찰하고 학생 칼럼을 작성하여 대학 신문사에 보냄으로써 많은 학생들과 자신의 생각을 공유해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칼럼을 쓰려고 고민하고 있다면 일반적인 글쓰기 과정과 함께 검토할 내용들이 몇몇 있다. 다양한 칼럼을 읽어 보는 일에서부터 글을 완성하는 퇴고 단계에 이르기까지 본인이 칼럼을 쓰기 위해 염두에 둔 글쓰기 전략과 비교해 가며 아래에 서술한 내용들을 읽어 보자. 다만 정형화된 칼럼이란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붕어빵을 찍어내는 것처럼 고유한 방식의 글쓰기 과정, 즉 칼럼 쓰기에 정답이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1) 칼럼 ‘맛보기’

멋진 칼럼을 쓰는 첩경은 많은 칼럼을 읽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칼럼을 발견하는 데서부터 비롯된다. 공들여 칼럼이라고 써 놓고서도 다른 이에게 보이는 것이 주저되기도 하고 자신이 쓴 글이 칼럼인지 사설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평소 많은 칼럼을 읽어 보고 칼럼이 주는 매력을 몸소 느

껴보는 것만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도 없다.

일반적으로 칼럼은 글감을 중심으로 개성적으로 글을 전개하는 것이 마치 정해진 공식처럼 되어 있다. 말하고 싶은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논리적인 글임은 명백하나 논리적 사고를 기반으로 분석적으로 글을 전개하기도 하고 다분히 문학적인 색채를 띠고 글이 전개되기도 하며, 논리적 사고와 문학적 색채가 버무려져서 글이 전개되기도 한다.

아래 예시는 분석적 사고를 바탕으로 부분부분 문학적 색채가 더해진 글이다. 제시된 칼럼을 꼼꼼히 읽어 보고, 다른 칼럼들도 찾아서 읽어 보며 칼럼의 매력을 직접 느껴 볼 필요가 있다.

내 글을 쓰는 일의 달콤함

- 임형모

90년대 초 대학을 다니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글을 쓰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배운 기억이 거의 없다. 글이란 자고로 ‘내 생각을 쓰는 일’이라는 너무도 빤한 진리를 깨닫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교양 필수 과목으로 들었던 <대학국어>는 고등학교 국어 수업의 연장이었고 <대학작문>은 맞춤법 정도를 익히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그래서 인지 글을 쓰는 비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닌지 혹은 문재(文才)를 타고난 사람만이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2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대학에서 <글쓰기>를 강의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면 그때나 지금이나 글을 잘 쓰고 싶다는 학생들의 열망만큼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면에 변한 것이 있다면 글쓰기를 교육하는 방식이 교수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변모했다는 사실이다. 이 점이야말로 분명 행복한 변모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 자리를 빌려 글쓰기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가 몇 가지 있다.

먼저, 글을 못 쓰는 사람이란 없다. 생각이 없을 뿐, 노력하지 않아서이지 개인의 문재가 결코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여기서 노력이란 ‘고민’의 다른 이름이다. 고민하지 않으면 좋은 글을 절대 기대할 수 없다. 맞춤법에 취약하다거나 문장이 좋지 않다고 해서 글쓰기를 주저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고민 속에서 나온 참신한 아이디어를 쓰는 일에 맞춤법이나 문장이 장애물이 될 수는 없는 일.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생각을 개진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문장은 차후에 수정해도 늦지 않다. 무엇보다 생각을 개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자연스레 문장 또한 고민하고 있는 자신과 조우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대개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하다고들 한다. ‘글이 고민’이라면 고민하는 데 장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연하자면 글은 반드시 책상에 앉아서 써야만 하는 ‘그 무엇’이 결코 아니다. 걸어다니면서 고민하고 버스나 열차로 통학을 하면서도 고민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때론 연애를 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함께 고민하며 만드는 추억의 일부이다. 그렇게 고민한 내용들을 그때그때 메모로 남겨 둔다면 그 기록들이, 생각의 단편들이 멋진 글(리포트)을 선사할 것이다. 무엇보다 술자리는 강의의 연장으로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토론의 장이어야 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했던 토론 속에서 자연스레 막혔던 글의 실마리가 풀려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발로 뛰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쓰는 것이 글이기는 하나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생각이 단순히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소중한 개념이 되고 원리가 되는 과정에는 법칙이 있다. 한 편에는 ‘내 생각의 날개’를 달아야 하지만 다른 한 편에는 ‘타인의 노력’이라는 또 다른 날개를 장착할 때만이 실현가능하다. 그때가 되어야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의 생각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글이나 연구 그리고 책을 읽는 과정에서 현실화된다. 그리고, 이 모두는 ‘지금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지 않고서는 요원한 일이기만 한 진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이게 진정 내 글’이라는, 쓰는 일의 달콤함을 경험해 본다면 비로소 대학생이 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4년이 짧게만 느껴지리라.

(2) 발표 매체 고려하기

대학생으로서 수업 시에 작성하는 칼럼은 일단은 의무감으로 써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자유 기고’라는 표현처럼 칼럼을 쓰면서 능동적 태도를 가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슴속에서 요동치는 울림을 글로 써서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

누고자 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서 자신의 글이 실렸으면 하는 매체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먼저 학교 신문사를 떠올릴 수 있다. 많은 칼럼니스트의 경우 의뢰를 받기도 하지만 발표할 지면을 고려하며 칼럼을 작성하고 기고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공식적인 매체를 통해 글을 발표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도하고자 하는 그 마음 자체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멀티미디어 시대인 만큼 근래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이 쓴 칼럼이나 기사를 대학 신문사나 다양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하는 모습은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다. 따라서 그러한 바람을 상상하며 칼럼 쓰기를 수행해 보자.

(3) 칼럼 쓰기 전략

과제로 칼럼을 처음 써 보는 대학생이라면 미묘한 당혹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자신이 쓴 글이 칼럼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개성은 없고 논리만 있는 신문 사설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것이다.

글에도 ‘맛’이라는 것이 있다. 비평은 예술이고 칼럼은 비평에 속하는 글쓰기라는 점에서 칼럼은 ‘맛’이 있는 글이다. 쓰는 맛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읽는 맛이 있는, 개성적이며 예술적인 글쓰기 행위이다. 따라서 자신의 생각을 그리 길지 않은 지면 안에서 개성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서는 기억해 둘 내용이 있다. 칼럼 쓰기는 일반적인 글쓰기 과정과 크게 다르지는 않으나 몇몇 내용은 염두에 두면 도움이 된다.

먼저 창의적인 글감을 고민해야 하고 명쾌한 주제문을 세워야 한다. 더불어 글의 전개는 글의 시작부터 끝까지 독자가 흥미를 잃지 않고 글을 읽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인상적인 도입부는 물론 여운을 남기는 마무리 또한 필요하다. 또한 글을 읽고 싶게 만드는 참신한 제목 또한 고려 사항에 넣

어야 한다.

● 주제문 구상하기

좋은 칼럼이란 말하고자 하는 바, 즉 주장이 분명하고 명쾌하며 개성이 넘치는 글이다. 책을 비롯해서 모든 글은 완성된 이후에 핵심 내용이 한 문장 혹은 한두 문장으로 요약이 된다. 그 한 문장을 위해 긴 호흡으로 증명을 해 나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한때 수많은 독자가 사랑의 기술을 배우고자 열독했던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란 책이 있다. 사랑에 관한 테크닉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책을 들었으나 기술은 없고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란 훈련이자 연습이다’ 라는 한 문장이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훈련과 연습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앞서 본 칼럼 또한 ‘끊임없는 고민과 발로 뛰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다’ 라고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칼럼을 완성한

으로 글을 작성했고, 그 결과 멋진 칼럼을 제출할 수 있었다.

이처럼 본격적으로 칼럼을 쓰기에 앞서 선명해야 하는 것이 주제문이다. 주제문이 명쾌해지면 뒤따르는 글의 전개 방식이나 글쓰기 전략 또한 선명해지기 마련이다.

● 도입부 구상하기

칼럼에서 도입부는 그 어떤 형식의 글보다 중시된다고 말할 수 있다. 칼럼이 그리 길지 않은 글로 자신의 생각을 개성적으로 전달하는 글이라는 점에서 독자가 글에 흥미를 느끼고 칼럼을 읽도록 하는 것만큼 긴요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칼럼에서 도입부는 대개 독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다. 도입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는 이슈가 되었던 시사 문제를 서술하기도 하고, 자신이 겪은 일화를 끌고 오기도 한다. 주제와 관계된 용어를 정

이후에 자신이 쓴 글을 한 문장 혹은 한두 문장 정도로 명쾌하게 요약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칼럼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다만, 그 이상으로 더욱 멋진 칼럼을 쓰기 위해서 고민을 거듭하지만, 개성적이고도 창의적으로 글을 쓰는 방법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칼럼을 쓰기 위해서는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는 데에 해결의 실마리가 숨어 있다. 구체적인 예시로 한 학생이 제출한 칼럼을 예로 들 수도 있겠다. 칼럼의 글감은 여학생들이 주로 들고 다니는 ‘파우치’였다. 많은 학생들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여학생들이 들고 다니는 파우치의 대부분이 외국산이라는 점. 국산이 결코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 그런데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명 명품이라 불리는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글감을 ‘파우치 속 문화사대주의’로 한정했으며, 주제문을 ‘우리 스스로 문화사대주의를 경계해야 미래의 우리의 아이들이 문화식민주의에 허덕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와 같은 명쾌한 내용

의하거나 해설하면서 혹은 명언, 격언, 속담 등을 인용하거나 통계 자료나 비유를 활용함으로써 글의 도입을 인상 깊게 하는 방식으로 독자의 주의를 끌기도 한다.

특히 주제와 연관된 일화를 소개하며 도입부를 마련하는 것은 스토리텔링식으로 이야기 구조를 전제함으로써 독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데 매우 유용한 방식이다. 아래 보기가 그러한 예에 해당한다.

‘공동 이익’을 위한 ‘소외’와 ‘환멸나기’

- 임형모

지난주 학회가 끝나고 가진 술자리에서 한 박사 부부와 우연히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들 내외에게는 자식이 없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편이 의도한 것이었다. 아내는 내심 아이를 갖고 싶은 듯 보였고 그들 내외의 부모도 손주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은 사회에서 잘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자식에게 해 주는 만큼 아이에게 해줄 수도, 그러할 자신도 없기에 아이 낳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태어날 아이에게도 행복이 아닐 것이기에 아이를 키우는 돈으로 여행을 다니며 부부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훨씬 낫다는 논리였다. 이때 남편의 행동은 이성적일까. 남편은 아내를 소외시키는 것이며 손주를 기다리는 그들 내외의 부모까지도 소외시키는 것은 아닐까. 현실을 도외시한 생각일지 몰라도 남편의 선택은 이성적이라기보다는 욕심이자 자기 안위에 가까워 보였다. 다수를 소외시키며 자신만의 행복에 젖어 있는 셈이었으니까. 다만, 선택의 문제였기에 잘잘못을 논할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 하략 ……

● 본문 구상하기

칼럼의 본문은 일반적인 글의 작성 방식을 따라서 개요에 맞춰 쓰면 된다. 개요는 건축으로 치면 설계도로서 뼈대에 해당함으로 단락별 세부 개요를 사전에 체

계적으로 구상해 놓아야 한다. 다만, 기억할 것은 칼럼의 생명은 독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글을 끝까지 읽도록 만드는 힘, 즉 글쓰기 전략에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구성이 짜임새 있어야 하며, 개성적인 문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되 진부하거나 상투적인 기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이자면, 간혹 ‘나’를 드러내는 개성적인 글쓰기라는 말을 곡해하여 ‘나는 ~ 먹었다’나 ‘내가 ~ 봤다’ 등 많은 문장에서 ‘나’를 강조하면서 글을 전개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는 점이다. 5문단으로 칼럼을 쓰고자 설계를 했다고 가정한다면, ‘나’를 드러내는 부분은 도입부 정도로 한정하고 이후에는 객관화하여 서술할 필요가 있다. ‘나는 ~ 느꼈다’ 와 같은 표현을 전체적으로 자주 활용하게 되면 주관적 느낌만을 강조함으로써 글감을 객관화하지 못한 어정쩡한 글이 되고 만다. 따라서 <옥씨부인전>을 보고 칼럼을 작성한다고 했을 때, ‘나는 <옥씨부인전>에서 주인공 ‘구덕’이 얻은 자유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라고 쓰기보다는 ‘<옥씨부인전>에서 주인공 ‘구

덕’이 얻은 자유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는 없었다’와 같은 방식으로 객관화하여 서술하는 것이다.

● 마무리 구상하기

칼럼의 마무리는 길게 늘어지는 서술이어서는 하등 좋을 것이 없다. 지리한 마무리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의미 있는 간명한 마무리를 고민해야 한다. 앞서 ‘맛보기’에서 읽은 칼럼의 경우도 몇몇 길지 않은 문장으로 여운을 남기며 간결하게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 제목 만들기

제목은 사람으로 치자면 얼굴에 해당한다. 제목이 좋다고 반드시 좋은 칼럼이

되는 것은 아니며 제목이 형편없다고 가치가 떨어지는 칼럼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제목만 좋고 내용은 형편없거나 내용은 그저 그런데 제목은 맛깔스러울 수도 있다. 상황이 그렇기는 해도 글의 내용과 제목은 어울려야 한다.

칼럼의 제목은 대개 글을 다 완성한 이후에 마지막에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글을 쓰는 습관에 따라 맨 처음에 제목을 달고 시작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글을 완성하기까지는 어디까지나 가제목이다. 언제든 수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자신의 칼럼에 어떤 제목이 적당할지를 생각해 보고 여러 가지 제목을 생각할 수 있으며, 부제가 필요하다면 부제 또한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다.

다만, 칼럼에서 제목을 붙일 때는 제목만으로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개성적인 제목이면 좋다. 따라서 여러 칼럼을 접할 시에 제목에도 신경을 쓰고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신문 사설과 칼럼의 제목들을 찾아서 대비해 보면 제목을 붙이는 방식의 차이를 확인할 수가 있다. 가능하다면 동일한 글감을 두고 작성된 신문 사설

과 칼럼의 제목을 확인해 보자.

● 퇴고하기

분명한 것은 글은 수정할수록 좋아진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모든 종류의 글쓰기에 해당하는 부분이자 글이 빛을 보기 위한 예비 단계이다. 퇴고를 하라고 해서 비문이나 철자법 정도를 고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문법적인 부분을 바로잡는 것은 지엽적인 퇴고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의도한 바의 실현 여부이다. 따라서 칼럼을 퇴고할 때에는 전체 숲에서 시작해서 나무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애초에 의도한 바가 잘 달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우선이다. 원하는 대로 칼럼이 나오지 않았다면 전체적으로 다시 쓸 각오를 해야 한다. 문장을 고민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활동 및 쓰기 과제

1. 다양한 칼럼들을 찾아 읽어 보고, 자신을 사로잡은 글 1편을 골라 핵심 내용을 말해 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이유를 얘기해 보자.

2. 칼럼 쓰기를 수행할 글감 및 주제문을 나열해 보자.

3. 칼럼 쓰기를 수행해 보자. ‘도입(1문단) - 본문(3문단) - 마무리(1문단)’순으로 계획하여 ‘다섯 단락(5문단)’으로 작성해 보자(1,200자 이상 1,500자 이내).

2.3. 서평 쓰기

1) 서평이란 무엇인가

서평이란 ‘책의 내용에 대한 평’을 하는 일이다. 너무도 간단한 정의이지만 ‘평’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니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홍문표(1995)에 따르면, 비평이란 ‘재판관, 심판’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의 ‘criticus’와 ‘결정하다, 권위있는 의견을 말하다’ 등을 뜻하는 희랍어의 ‘krinein’이 어원임을 밝히고, 또 다른 비평의 어원으로써 ‘위기(crisis) 또는 고비’를 언급하며 종합적으로 재판관과 의사의 기능을 갖는 것이 비평이라고 한다. “재판관이나 의사라니!” 그렇게 보면 비평이란 매우 전문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우리가 익히 써 왔던 감상문 또한 비평임을 인식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하면 될 일이다. 전문가가

써야 하는 글이 아닌가 하는 부담감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서평 쓰기는 서평의 대상을 접하는 독자의 기호나 취향에 따라 텍스트를 감상하는 인상비평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렇게 보면 감상문이나 독후감과 서평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자신이 써 놓은 글이 감상문인지 서평인지 고민하게 되고 독자에게 서평으로 읽혀도 되는 것인가 하는 망설임 또한 생기게 마련이다. 따라서 서평과 관련한 글들의 유형적 차이를 인식하면 필자 스스로가 느끼는 장르적 혼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넓게 보자면 책날개 등에서 책을 홍보하는 글부터 리뷰나 독후감에 이르기까지 모두 서평이라고 볼 여지는 있다. 다만, 책을 소개하는 홍보문구나 책을 읽은 다음에 간단한 후기로 자신의 인상을 남기고 ‘좋아요’로 마무리하는 리뷰, 그리고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느낌을 서술하면서 자신의 취향에 기반하여 책을 평가하는 감상문 등과 서평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서평을 쓸 때는 서평의 본질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서평의 대상은 책 그 자체이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책마다 분야도 다르고 디자인도 천차만별이다. 내용만이 아니라 책을 구성하는 요소요소 또한 비평의 대상이 되는 글쓰기인 것이다. 하나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비평, 미술비평, 문학비평 등과 서평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평을 처음 써 보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기에, 서평이란 선택한 책을 읽고 평가하며 글을 쓴 결과물, 즉 서평을 매개로 불특정 다수의 독자와 소통하는 데서 의미를 갖는 글임을 기억해야 한다. 넓은 의미에서 출판 평론에 속하는 글쓰기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 권의 책(전자책을 포함하여)을 평가함으로써 자신 이후의 또 다른 독자를 만들어내기 위한 서평의 목적을 염두에 둔다면, 서평은 대상이 되는 책을 읽고 책의 구성 요소는 물론 내용을 이해하고 해석하고 감상하면서 해설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그 책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련의 평가는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이어지고 그렇게

쓴 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세계를 형성함으로써 또 다른 독자에게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되어 줄 수 있다.

2) 서평 왜 써야 하는가

미신에 침윤된 사회와 가톨릭 교회의 실상을 고발한 그림들로 유명한 스페인의 천재 화가인 프란시스코 고야는 “이성이 버린 환상은 믿을 수 없는 괴물들을 만들어낸다” 라고 말했다. 깨어 있는 이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서 잠든 이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 말은 대학생으로서 곱씹어봐야 할 말이기도 하다. 깨어 있는 인간이기 위해서는 늘 책을 가까이 하며 곁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읽어야 할 책은 세상에 너무도 많고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왜 읽어야 하는지 도무지 헷갈리기만 한다. 이때 길잡이가 되어 주는 것이 서평이고 그러한 의미에서 대학생

으로서 서평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써 봄으로써 길잡이로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선생은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 라고 했다. 여기서 ‘유물’이란 말을 ‘책’으로 바꾸는 게 가능하다면, ‘역사는 책을 낳고, 책은 역사를 증언한다’ 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글쓰기가 사유의 원인이자 결과물인 것처럼 책이란 시대를 반영하는 유물이자 한 시대를 증언하는 결과물인 셈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책이란 시대를 증언하고 싶은 욕망들이 만들어낸 편린들의 소중한 결정체인 것이다. 이러한 생각의 결정들을 전달하고 싶고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서평을 왜 써야 하는지 묻는다면 그 답은 분명하다. 서평은 글을 쓰는 것만이 아니라 읽히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글쓰기로서, 서평의 영역은 독자 스스로 비평의 대상이 된 책을 찾아 읽는 데에까지 폭넓게 걸쳐 있다. 부연하자면

서평이란 불특정 다수를 예상 독자로 하며 읽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서평의 대상이 되는 책을 독자가 직접 찾아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 없다면 굳이 써야 할 이유가 없는 글쓰기이기도 하다. 물론 굳이 읽어야 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책이라고 했을 때는 먼저 접한 사람으로서 낭비할지도 모르는 시간으로부터 독자를 해방시켜 줄 수도 있다. 또한 철저하게 평가를 유보하며 그 책이 지닌 가치를 오로지 독자에게 맡길 수도 있다. 이같은 서평을 쓰는 여러 이유 가운데 으뜸은 당연히 대상이 된 책을 독자가 꼭 한번은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부터 비롯되는,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다. 대학생으로서 많은 책을 접하며 세계관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서평이란 읽고 쓰는 입체적인 과정의 종합이라고 할 수 있다.

3) 서평 어떻게 쓸 것인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친구들에게 말로 내용을 전달한다고 가정해 보자. 두서없이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한마디로 일축해서 끝낼 수도 있을 것이며, 나름의 기준에 따라, 예를 들면 사건의 중대성이나 시간 순서 혹은 인물이나 장소 등을 중심으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말이 아니라 글로 전달한다고 했을 때는 독자를 염두에 두고 나름의 틀을 갖춰 글을 써야 한다. 자신의 글을 읽는 모든 독자 옆에서 말로 할 때처럼 바로바로 정정하거나 수정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독자를 고려하며 글을 쓰게 되면 친절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좋은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이 수행한 다수의 서평을 읽어 보는 일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글 읽기가 필수 과정인 것이다. 이 세상에는 너

무도 많은 글이 공기처럼 널려 있고, 더욱이 요즘과 같은 멀티미디어 시대에 넘쳐나는 글의 홍수 속에서 남과 다른 ‘나만의 글’을 개성적으로 쓴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글을 읽는다는 것, 고상하게 말해서 독서는 안 그래도 바쁜 일상에서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야만 하는 또 다른 소비의 영역이나, 멋진 독서는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을 일깨우는 일로 전이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따라서 다양한 서평을 읽어 보며 자신을 사로잡는 글을 발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글을 쓰는 방식이란 어떤 형식의 글이든 큰 틀에서는 대개가 대동소이하다. 자신의 삶을 대상으로 하는 자전적 글쓰기를 수행하는 것에서부터 오랜 시간 공들여 긴 호흡으로 학위 논문을 작성하는 것까지 그 글만의 정해진 틀이란 글을 쓰는 이유, 즉 글의 목적으로부터 유리되지 않는다. 글의 목적은 자신이 쓴 글을 누군가가 읽을 것을 상정하며 독자에게 호소하고 싶은 바람으로부터 비롯한다. 무엇을 쓸 것인지 고민이 된다면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자신의 내면을 먼

저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평 쓰기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세상에 널린 너무도 많은 저작들 속에서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고 소개하고 싶은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발견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면 될 일이다. 일개인이 모든 책을 섭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서평의 역할은 한 권의 책이 지닌 의의를 불특정 다수의 독자에게 건네는 나침반이어야 한다.

따라서 서평을 쓸 때에 염두에 둘 것은, 책의 출간 정보를 비롯해서 책의 내용, 디자인이나 편집, 작가의 세계관, 책의 장점 및 단점 등 책이 지닌 매력과 가치를 독자에게 설명한다는 생각으로 종합적인 비평을 시도해야 한다. 다만, 정형화된 글쓰기 과정이란 없다는 점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 전술한 몇 가지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서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 서평 ‘맛보기’

서평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책만큼이나 많고 그 책을 읽은 사람 수만큼이나 다채롭다. 각각의 직업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사회적 지위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쓴 서평을 모아서 책으로 묶은 서평집도 있다. 따라서 의미 있는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쓴 많은 서평들을 읽어 보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하며, 각각의 글들이 어떤 방식으로 서평에 접근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출판저널의 전문가인 김기태(2017) 교수는, 서평을 크게 서술적 서평, 비판적 서평, 해설적 서평으로 나누고 있다. 서술적 서평이란 책을 요약한 내용을 중심으로 저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서, 서평자의 느낌이 간간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은 비평이라기보다는 부연에 해당한다고 한다. 비판적 서평은 책의 내용과 구성에 나타나는 저자의 주장을 평가하는 글쓰기로서, 전제부터 결론까지 주장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끝으로 해설적 서평은 책 내용의 의미를 정확하

게 파악하여 어려운 내용이나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방식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래 예시는 ‘맛보기’ 차원의 서평으로서 서술적 서평에 가깝다. 제시된 서평을 곰곰이 읽어 보고, 다른 서평들도 찾아서 읽어 보며 서평의 유형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당혹감, 연민 그리고 부끄러움을 넘어 인간다움을 위하야

- 오찬호(2017),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개마고원)

- 임형모

“과거엔 학벌이란 말에 공동체적 측면이 있었지만, 바로 그 점에서 학력위계주의는 약간 궤를 달리한다. 학벌이 형성돼 대학서열이 만들어지는 형태가 아니라, 그 존재하는 서열을 지킴으로 ‘학력’의 객관적 차이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태도로 그 의미가 변형된 것이다. 특히나 대학교육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대학이라는 것 자체가 ‘특별함’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은 그나마 확보한 위치의 작은 우위에 집착하게 된다. 그래서 약간이라도 자기 밑에 있는 사람들은 멸시하며, 그 우위가 흔들리는 걸 못 견뎌한다.”(167쪽)

20대 스스로가 ‘나는 차별을 찬성한다’ 라고 말한 적은 없다는 점에서 이 책은 기성세대가 20대를 관찰하고 내리는 판단이자 자기반성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20대의 모습을 ‘괴물’이라 진단하며 기성세대로서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의 해법을 모색하고자 고민하는 성찰문으로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안으로 점철된 현재와 암울한 미래를 진단한 사회학적 보고서이다. 기성세대가 만든 사회가 괴물이라면 그러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괴물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이 이 책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논문(2012년)이 바탕이 되었으며, 거기에 더해 여러 대학에서 시간강의를 하며 만난 수많은 대학생들과 나눴던 인터뷰를 싣고 있어서 생생한 현장감 또한 확보하고 있다. 2013년에 출간이 되었으나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의식은 현재에도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으며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20대가 보편적으로 지니고 있는 사고를 접하며 처음에는 당혹스러워하다가 이후 연민을 느끼며 그다음에는 인생 선배로서 부끄러워한다.

요약하자면, 사건의 발단은 ‘KTX 여승무원들의 철도공사 정규직 전환 요구’를 보며 20대가 그러한 목소리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비정규직의 그러한 요구 자체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낯섦을 발견하는 데서부터 비롯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보내고 그들과 연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20대인 자신들에게도 이득일 텐데, 사회가 낳은 구조적 모순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은 정규직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은 개인의 문제라며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생경함이 단초였다. 비정규직이 된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계발을 하지 않은 개인의 잘못이기에 선택받기 위해서는 자기계발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현실 인식은 자기계발서로 세상을 이해하는 20대의 모습으로 이어지고, 저자는 이를 두고 ‘‘계발(啓發)’이라기보다는 ‘개발(開發)’의 성격이 짙다’고 역설한다. 미네르바는 전문대 출신이므로 전문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으며, 지방대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에는 심정적으로는 동조하면서도 그 상황 자체를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그 밑바탕에는 수능점수를 노력에 따른 객관적 결과로 확신하면서 학력위

계주의를 내면화하며 스스로를 상품화하고자 하는 욕망이 내재되어 있다. 구조의 피해자들이면서도 ‘수시충’, ‘지균층’, ‘편입충’ 등의 용어로 동일 집단 내에서도 우위에 서려는 ‘가장 충실한 구조의 유지자’가 되는 아이러니는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모습으로 이어지고 따라서 살아남기 위해 사회적 고정관념이자 선행학습인 자기계발서를 다시금 찾을 수밖에는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히는 것이 오늘날 20대가 처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현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전달하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사회적 모순을 타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일 텐데, 저자는 우리 사회 속에 뿌리 깊게 내면화되어 있는 자기계발의 신화를 해체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해 보면 자기를 계발하자는 논리에 틀린 말이 없어 보인다는 사실이 현상의 본질을 가리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자기계발이 안고 있는 오류를 철저하게 분석함으로써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을 제거해야만 한다는 것이 저자가 다다른 결론이자 해법이다. 다만 거기에는 세대를 초월한 대화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관찰과 분석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청년을 위시한 우리의 미래가 진정으로 인간다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며 공론의 장을 마련코자 하는 것이다.

…… 하략 ……

(2) 책 선정 및 출판 정보 확인하기

서평의 대상이 되는 책을 선정했다는 것은 서평을 쓰고자 하는 이가 대상이 된 책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는 말과 같다. 책을 선정한 이후에는 출간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 초판인지 아니면 개정판인지 등을 확인하고 개정판이라면 초판에서 어떤 점이 수정됐거나 보완됐는지 혹은 삭제됐는가 하는 점도 꼼꼼하게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저자 및 출판 관련 정보도 살펴야 하는데, 저자가 과거에 발표했던 출판 목록들을 확인하면서 저자가 지닌 가치관이나 세계관 등을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된다. 출판사의 경우는 주로 어떤 책을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곳인지 짚어봐야 한다. 이러한 출간 정보는 실제 서평을 쓸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글쓰기 재료가 된다.

책의 출처를 확인할 때는 ‘저자명, 제목, 출판사, 출판 연도’순으로 정확하게 기술해야 하며, 번역서의 경우는 원전의 발간 연도와 번역본의 출간 연도를 병기하

면 시차를 확인하는 데에 유용하다.

(3) 글쓰기 전략

과제로 서평을 처음 시도하는 대학생이라면 당혹스러울 수 있다. 이때는 서평에 들어가야 할 필수 요소들을 정리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앞서 서평의 대상이 되는 책을 선택했다면 이제부터는 책의 특징을 분석해야 한다. 또한 저자의 집필 의도를 파악해야 하고 책이 지닌 의의와 함께 서평자의 관점, 즉 서평을 쓰는 목적을 포함해야 한다. 책을 요약한 내용도 들어가야 할 것이며, 어떠한 유형의 서평을 쓸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서평을 길게 쓰는 일은 없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도입부와 마무리를 생각해 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책의 기본 정보(분야, 저자, 출판사 등)를 기술하고 특징(활자 등 디자인 일반)을 분석하면서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포함하고, 책이 지닌 의의와 서평의 목적(추천

이나 비판 등)을 기술하면 얼추 한 편의 서평이 완성될 것이지만 서평을 작성하는 정해진 순서란 없다는 점을 기억하는 한편, 실제 서평을 작성할 시에 아래 내용을 참고하기 바란다.

● 책 내용 요약하기

요약하기는 대학 글쓰기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상당수의 글쓰기는 요약하기를 기반으로 한다. 타인의 글을 자신의 글로 가져오는 행위로서 요약하는 과정에서 왜곡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요약 시 의도적으로 혹은 자신도 모르게 원전을 왜곡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요약을 할 때에는 전체 글을 통합적으로 정리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쪼개고 잇는 과정에서 통일성과 일관성이 있도록 글을 구조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문을 읽지 않은 사람도 요약한 글만 읽어

도 원문의 논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완결성을 갖추어야 하는 글이 요약문이다. 서평에서 요약하기를 활용할 때에도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서평에서 책을 요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책의 내용은 서평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요약하기이나 서평에서는 책 전체를 요약할 수는 없는 일이다. 책의 전체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거나 정말 서평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만을 발췌하여 활용하여야 한다. 고려할 것은 서평의 대상은 그 분야가 실로 여러 갈래라는 점이다. 문학에서부터 비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므로, 소설과 같은 경우에는 사건이나 인물을 중심으로 요약하되 감상문에서 하는 것처럼 내용 전부를 요약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비문학의 경우는 책의 목차를 염두에 두고 저자의 의도가 드러나도록 작성해야 한다.

● 책이 지닌 의의와 서평자의 관점 기술하기

책이 지닌 의의를 기술하는 것은 서평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책의 의도를 밝히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앞서 읽은 서평에서 20대의 슬픈 자화상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한 편으로는 아픈 현실을 고발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책이 지닌 의의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한 의의를 도출하기까지의 과정과 결과를 보며 서평자는 대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 즉 또 다른 독자로서 대학생들이 꼭 한번은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서평자에 따라서는 시간 낭비로 인식하여 혹평할 수도 있고 가치판단을 독자의 몫으로 돌려 평가를 유보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것이 서평을 쓰는 목적이다.

따라서 실제 서평을 쓸 때는 책이 지닌 의의는 한꺼번에 기술할 수도 있고 글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부분부분 녹여낼 수도 있다. 따라서 서평의 대상이 된 책이 지닌 의의를 메모해 두고 자신만의 관점을 정리해 두어야 한다.

● 도입부 구상하기

글의 도입부는 독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그것은 서평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수사나 비유를 활용하기도 하고 아포리즘이나 고사를 인용하기도 한다. 서평에 따라서는 직접적으로 책을 소개하며 시작하기도 하고 책에 있는 핵심적인 구절을 인용하며 시작하기도 한다. 또한 서평을 쓰게 된 동기를 밝히거나 서평을 쓰는 목적 및 배경을 은근하게 서술하며 도입부로 활용하기도 한다. 어떤 방식을 활용하든지 간에 그것은 서평자의 몫이기에 자신이 쓰고자 하는 서평의 방향에 맞도록 작성하면 된다.

특히 목적 및 배경을 은근하게 기술하는 방식은 서평의 도입부를 마련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문제의식이 분명하게 드러남으로써 서평을 기술하고자 하는 방향키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앞서 예로 든 서평의 경우도 20대의 대학생을 예상 독자로 하여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대학생들과 공유하고 싶고 고민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동기가 되어 도입부로 활용되고 있다. ‘목적’이 쓰고자 하는 방향이라면 ‘배경’은 그러한 방향으로 글을 쓰려고 하는 이유, 즉 문제의식이다. 좋은 글은 의미 있는 문제의식으로부터 나오는 법, 서평도 다르지 않다. 따라서 서평을 쓰는 목적과 배경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면 글을 시작하는 일이 훨씬 용이해진다.

● 마무리 구상하기

많은 서평에서 서평의 마무리는 대개가 서평자의 관점을 정리함으로써 일단락된다. 또 다른 독자에게 독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끝맺음되거나 비판적인 목소리

를 내는 경우 등이 그러하다. 서평의 목적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지만 생각하기 에 따라서는 식상한 측면도 없지 않다. 따라서 책에 있는 중요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서평자의 관점을 정리하게 되면 식상함으로부터 다소 자유로울 수 있다. 책에 있는 핵심 내용을 인용하는 것은 서평을 쓰면서 활용하게 될 여지가 많기에 미리 미리 색인 작업을 해 두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가 있다.

● 제목 만들기

어떤 분야의 글쓰기이든 제목을 붙이는 일은 대동소이하다. 다만, 서평의 제목을 정할 때에는 서평의 본질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서평이란 일반적으로 하나의 작품을 중심으로 평을 하는 영화비평이나 문학비평 등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서평은 책 자체가 비평의 대상이며, 서평자는 서평을 매개로 또 다른 독자와 소통을 하는 것이다. 부연하자면 책을 선택하고 읽고 평가하고 글을 쓰고

그 결과를 공표하는 일련의 과정이 출판이라는 방식으로 또 다른 독자에게 책을 보급하는 행위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고려되었을 때 서평의 제목은 책을 종합적으로 비평한 내용을 바탕으로 서평의 유형에 어울리도록 작성하면 된다. 제목을 붙일 때는 제목 외에도 서평의 대상이 된 책의 출처를 부제에 병기하는 점을 기억하자. 예를 들어, 서평의 제목이 ‘『자본론』을 읽는 가라타니의 독서법’이라면 부제에는 ‘가라타니 고진(1999),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이산)’과 같이 정확한 출처를 넣으면 된다.

활동 및 쓰기 과제

1. 다양한 서평들을 찾아 읽어 보고, 자신을 사로잡은 글 1편을 골라 해당 서평의 유형과 목적을 자유롭게 얘기해 보자.

2. ‘내 인생의 책 한 권’을 선정하여 서평 쓰기를 수행해 보자 (1,200자 이상 ~ 1,500자 이내).

2.4. 성찰글 쓰기

1) 성찰글이란 무엇인가

성찰글이란 글쓴이가 성찰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글감으로 하여 쓰는 글을 말한다. 성찰이란 자기의 현재 마음 상태를 살피고 자신이 과거에 한 일과 겪은 일 등을 되돌아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보살핌과 되돌아봄이 결국 보다 나은 미래를 여는 계기가 된다.

인간은 수동적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수많은 경험을 모두 동일한 정도로 수용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지금 나를 이루고 있는 것들은 내가 적극적으로 선택하거나 수용하기로 한 것들일 것이다. 결국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모든 것은 나의 과거 속에 있을 것이다. 그것들이 무엇인지 언제 어떻게 나를 형성하게 되었는지 탐

색하면서 나에 대해 보다 다층적이고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

자신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는 매우 효과적이다. 글을 써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특정한 경험을 하고 있는 당시의 자신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찰함으로써 세계 속에서 당시의 나의 위치와 태도, 관점 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때의 나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2) 성찰 글쓰기 왜 필요한가

대학에서 성찰글을 왜 써야 할까? 대학생을 예비 사회인이라고 부르는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대학생 시기는 성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다양한 삶의 방식 및 진로를 탐색하고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사람이 아닌지,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의 삶을 8단계의 발달단계로 설명하는 심리학자인 에릭슨은 성인기 이전 시기인 청년기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정체성 정립을 든다. 청년기는 많은 가능성을 탐색하고 방향을 정한 후 집중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실제로 이 시기 즈음이 되면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와 같은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세계 속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공헌할지 고민하고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청년기의 이러한 질문과 고민은 건강한 성인기로의 이행을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중요하다. 왜냐하면 현실로부터 다소 먼 듯한 이러한 철학적 질문이 삶의 궁극적인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김우창, 2007).

3) 성찰글 어떻게 쓸 것인가

성찰의 주체는 현재의 나이므로 성찰글을 쓰기 위한 성찰은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분석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흐르겠지만, 성찰의 시간은 현재의 나에서 출발하여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찰의 시간이 삶의 궁극적인 차이로 이어지는 것이다. 성찰 전의 나와 성찰 후의 나는 외형적으로 같은 사람인 것으로 보이지만 삶의 태도가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성찰 전)>

현재의 <나(성찰 후)>

과거의 <나>

미래의 <나>

시간의 흐름

성찰의 흐름

(1) 현재의 나 분석해 보기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내가 가치롭게 여기는 것들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현재 나의 습관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등 나에 대해 다양한 측면을 탐색해 본다.

● 현재의 나의 다면적 모습 분석해 보기

현재의 나에 대한 분석의 틀로 ‘조하리의 창’을 이용하여 나에 대해 다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조하리의 창은 심리학자 조셉 루프와 헤리 잉함이 개발한 것으로 타인과의 관계 속 나의 모습을 다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틀이다. 조하리의 창은 4개의 영역으로 구성되는데, 이 틀을 활용하여 자신의 모습을 다면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자신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다.

- 나도 남도 앎

- 20??년 ?월 ?일 출생

- 경기도 구리시 거주

-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

- 한성대학교 24학번, 현재 2학년

- 지난 학기부터 한성대학교 상상파크에서 면학근로하고 있음

- 나는 모르지만, 남은 앎

- 타인에게 곁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 자신이 소심하다고 생각한다.

-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지 않는다.

- 다른 사람의 행동, 말투를 따라한다.

- 화났을 때 할 말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 자주 연락이 안 된다.

- 기분이 얼굴에 다 드러난다.

- 나는 알지만, 다른 사람은 모름

- 감정기복이 매우 심하다.

- 혼자만의 공간을 매우 중요시한다.

- 남에게 솔직한 것을 강요하지만 솔직하지 못하다.

- 생각이 매우 많다.

- 매우 소심하다.

- 계산적이다.

- 자기비판을 많이 한다.

- 나도 남도 모르는 무의식의 영역

오픈 영역(open area)은 나도 알고 다른 사람도 아는 영역이고, 언노운 영역(Unknown area) 영역은 나도 남도 잘 모르는 영역을 말한다. 전자는 내가 사회 활동 과정에서 드러내는 모습으로 나와 타인이 모두 인지하는 영역이고 후자는 말그대로 나도 남도 모르는 무의식의 영역이다. 한편 히든 영역은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나만 아는 영역으로, 대체로 타인에게 감추고 싶은 모습이다. 반면 블라인드 영역은 나는 모르지만 주변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모습으로 나의 독특한 버릇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자기 분석 과정에서 초점을 두면 좋을 영역은 히든 영역(Hidden area)과 블라인드 영역(Blind area)이다. 히든 영역의 어떤 점들은 지인 및 친구들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열등감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블라인드 영역의 어떤 점들은 자신에 대해 새롭게 인지함으로써 나에 대한 인지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분석표를 보면 이 사람은 소심하고 계산적인 면, 자기비판을 하는 점 등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따라하는 버릇이 있고, 자신이 소심하다는 것을 감추고 싶어 하지만 실은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순적인 나

학생글

대한민국 서울에 사는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다. 꾸미는 것에 관심이 있는 듯 밝은 염색모를 가다듬고 둥그런 얼굴에 화장을 한다. 작은 키는 아니지만 키높이 신발을 신고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는 것을 보면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친구들과의 여유 시간을 즐긴 후 부모님과 함께 거실에 앉아 티브이를 보는 것을 보면 영락없이 화목한 가족의 딸내미다. 지금의 삶에 불만이 없는 듯하고 딱히 원하는 것도 없어 보인다.

“너 뭐 원하는 거 없어? 선물 갖고 싶은 거 있잖아, 그거 좀 말해보라니까?”

“메뉴 정할 건데 먹고 싶은 거 말해 봐, 네가 먹고 싶은 걸 얘기해.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봐. 하고 싶은 꿈 없어? 그저 가만히 있는 것이 네가 원하는 거야?”

항상 듣는 말이다. 남들이 보면 “얜 뭐지?”싶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나는 원하는 선물도 내가 정하는 음식도 원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도 없다. 그냥 나는 4년제 대학을 졸

업해서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근데 정말로 네가 그래?” 왜 나는 배가 고픈것일까. 왜 나는 원하는 게 없다고 말하는데 무언가를 원하는 듯 보일까?

알았다. 사실 난 원하는 것이 엄청 많다. 근데 그것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여 마음 안에서만 맴돌다가 그저 푸욱 속으로 꺼져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빨간색의 떡볶이와 마라탕을 먹고 싶다. 내가 원하는 선물은 남들에게 나를 각인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인 향수가 가지고 싶었다. 지금의 대인관계도 물론 좋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할 때, 항상 아무거나 모든 장르를 다 좋아하니까 네가 좋아하는 걸로 하자고 하지만 사실 호러 장르를 싫어했다. 힐링 영화를 원했다.

이렇게 나는 모순적이다. 나도 나를 모른다. 항상 말과 행동, 내 마음은 일심동체가 아니다. 마음은 솔직하게 표현하라고 하지만 머릿속은 계산기를 뚜드리고 있고 말은 그 결과값을 내뱉는다.

“??야, 너 정말 뭐 원하는 거 없어?”

“...응. 없어.”

위의 글은 자신에 대한 분석 후에 쓴 글이다. 이 사람은 타인들이 보기에 의견을 잘 말하지 않는 편이고, 자신 또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석 과정을 통해 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고 자신만의 향수를 갖고 싶어 할 정도로 타인에게 자신에 대해 각인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나의 즐거움과 의미 분석해 보기

나를 움직이게 하는 행동의 동기를 발견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에게 즐거운 것들과 의미 있는 것들을 분석하는 틀을 활용할 수 있다. 하버드 긍정심리학 강의를 소개한 『해피어』의 저자인 탈벤 샤하르는 행복을 즐거움과 의미의 총합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즐거움은 현재를 이끄는 힘이고, 의미는 미래의 자양분이다.

뭔가가 즐거울 때 그것을 계속하려 한다는 점에서 즐거움이 현재를 이끄는 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미래의 자양분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인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 박사는 의미란 사람을 계속 살게 하는 실존적 동기라고 말한다. 문제는 현대사회에서 삶의 의미는 주어진 어떤 것, 정해진 것이라기보다 각자가 찾아야 할 무엇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삶의 의미는 어떻게 발견해야 할까? 삶의 의미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프린스턴대학교 수전 울프 교수는 의미 있는 삶이란 개인의 성취와 성장 뿐 아니라 그 성취가 자신을 넘어 더 큰 존재의 삶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삶이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많은 현명한 사람들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삶을 의미 있는 삶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가치 있는 삶은 인류 보편적 가치, 특정 사회의 도덕 및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한 개인의 정체성과도 연관되어 있다. 엄마는 아이를 잘 양육하는 것을, 선생은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을,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을 의미

있다고 여길 가능성이 크다.

삶이 즐거운 일로만 가득하다면 당장은 즐거울 수 있지만 미래의 성장과 발전에 필요한 일을 하는 데 할애하는 시간이 다소 부족할 수 있고, 의미 있는 일만 너무 많다면 재미가 부족하여 지치고 힘들 수 있다. 물론 즐거운 일과 의미 있는 일이 겹치는 일이 많다면 그 즐거움이 미래의 자양분이기도 하니 삶의 질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겹치는 일을 발견하고 그러한 일에 집중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즐거운 일

TV보며 뒹굴기

게임하기

맛있는 것 먹기

쇼핑하기

여행하기

책 읽기

친구들과 수다떨기

의미 있는 일

학점 잘 받기

건강 챙기기

가족들과 시간 보내기

자격증 따기

봉사활동 하기

나의 책 써 보기

겹치는 일 발견하기

(2) 과거 속에서 지금의 나를 이룬 것들 발견하기

지금의 나를 만든 원인은 나의 과거에 있을 것이다. 그것이 하나의 사건일 수도 있고, 부모님, 친구, 선생님일 수도 있고, 한 권의 책일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지금의 나의 가치관과 취미와 특기, 좋아하는 유형의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유형,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 어떤 배우자를 만나고 싶은지, 지금의 나의 성격, 지적 수준뿐 아니라 열등감, 패배감, 슬픔, 기쁨, 그리고 습관까지 모두 나의 과거 속에서 온 것들이다. 과거 속에서 현재의 내 삶을 추동하는 일들을 발견하는 일은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 과거 속에서 미래의 추동력 발견하기

나에게 즐거운 것들과 의미 있는 것들을 분석하면서 나의 삶을 추동하는 것들을 발견해 볼 수 있다. 지금의 나는 과거 속에 그 원인이 있으므로 현재 내 삶을 추동하는 것이 무엇인지 과거 속에서 찾아보자.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책

나은미

나는 읽는 것을 참 좋아한다. 한때는 문자 중독증에 걸린 게 아닌가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어느 날 버스에 앉아 무심히 창밖을 보고 있었는데, 거리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간판들을 읽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문자 중독증은 어린 시절 열악했던 책 환경에서 나온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는 지금처럼 읽을거리가 흔하지 않았다. 어쩌다 동화책이라도 한 권 생기면 마르고 닳도록 읽곤 했다.

나를 읽기에 빠지게 한 첫 책은 동네 약방에서 무료로 얻은 『홈닥터』라는 작은 책자였다. 홈닥터는 아마 제약회사 사보였던 것 같은데, 언제든지 공짜로 가져다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거기다 늘 새로운 호들이 계속 들어왔으니, 무료로 주간지를 본 셈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 부적절한 내용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당시에 읽었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내가 만물박사라고 불린 이유는 홈닥터 덕일 것이다.

내 문자 중독증에 일조를 한 또 한 권의 책이 있다. 우리 집에는 어디서 온 것인지 확실

하지 않은 백과사전이 하나 있었는데, 이제 막 문자를 깨우친 호기심 많은 애에게 그 백과사전은 좋은 장난감이자, 친구였고, 자랑거리였다. 사전의 내용을 읽고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빨리 말하고 싶어 다음날 학교 가는 것을 기다리곤 했었다. 백과사전에서 읽은 내용을 이야기할 때, 놀라움을 넘어 외경(畏敬)의 눈길로 나를 쳐다보는 아이들을 보는 즐거움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감미로운 체험이었다.

… 중략 …

또 기억나는 책은 중 3때 만난 『폭풍의 언덕』이라는 책이다. 그 책은 내 외로움을 함께 견뎌준 ‘히드클리프’라는 친구를 만나게 해 준 책이다. 당시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세상과 담을 쌓고 있었는데, ‘히드클리프’ 덕에 담 속에서도 외롭지 않았다. 난 그때 그(히드클리프)에게서 ‘동병상련’의 감정 같은 것을 느꼈던 것 같다. 지금 와 생각해 보면 히드클리프가 처한 환경과 당시 내가 처한 환경이 그리 유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어쨌든, 그는 내 고통을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그 힘든 시기를 견디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는 지금도 가지고 있는 내 일기장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중학교 때 책에서 친구를 만났다면, 고등학교 때 책에선 연애 상대를 만났다. 고 1 여름 방학 때,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세숫대야에 발을 담근 채 『사랑의 체험 수기』를 읽으면

서 보낸 적이 있다. 공부하러 간다는 거짓말 아닌 거짓말(공부보다는 체험 수기를 읽는 일이 주였다)이 주는 죄책감 때문에 달콤함이 더 했던 것 같다. 체험수기 덕에 나도 소설을 쓰고 싶다는,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처음으로 한편의 체험수기를 쓰기도 했다. 작품성이야 어찌 되었든 체험 수기는 나에게 쓰기의 욕망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단순한 즐거움 이상의 의미가 있다.

… 중략 …

더듬어 보니, 나에게 책은 장난감이었고 친구였으며, 꿈, 좌절, 그리움, 그리고 내 지식의 원천이었다. 또한 감미로운 연애 상대였고, 왕성한 내 호기심에 지치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화수분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하다. 이 글에 소개한 책들은 나를 행복하게 했던, 좌절하게 했던, 그리워하게 했던 많은 책들 중 몇 권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나는 나와 함께할 많은 책들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 몇몇은 또 내 인생 깊이 끼어들어 나를 울고 웃게 할 것이다. 나는 그들을 기꺼이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위의 글은 즐거움과 의미 있는 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읽기의 즐거움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러한 현재의 자신의 습관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과거 속에서 그 원인을 발견하고 쓴 글이다. 더 나아가 읽기의 즐거움과 습관이 살아오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의미를 발견해 내고 있다.

● 과거의 상처 스스로 치유하면서 극복하기

과거를 탐색하다 보면 남들에게 말하기 어려운 일들도 있을 것이다. 철없는 시절의 자잘한 잘못일 수도 있고, 누군가로부터 받은 상처일 수도 있다. 프로이드는 이러한 일들이 잠재된 영역에 있다가 현재의 내 삶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성인이 된 지금의 내가 상처받은 나에게 편지를 씀으로써 위로의 기회를 줄 수 있다.

성인이 된 내가 어린 시절 나에게 쓰는 편지

학생글

그때의 힘들었을 12살의 나에게

친구 문제로 처음으로 힘든 경험을 했을 텐데 9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아직도 불완전하지만 인간관계로 힘들어하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그때의 나와 정말 친했던 그 친구는 각자가 다르게 살아온 세월이 길기 때문에 성격 차이를 좁히기 어려웠을 거야. 아직은 어린 나이라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수도 있어. 그 친구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해 보고, 말을 걸어보려다가 괜히 더 사이가 안 좋아질까 봐 망설였던 그 감정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그런 일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는 인간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면서 나 나름대로 상처받지 않는 방법을 어느 정도 알게 된 것 같아. 세상에는 너와 잘 맞는 사람들만 존재할 수는 없어. 그래서 놓아야 할 관계라고 생각된다면 억지로 붙잡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힘들어하는 시간이 길지는 않기를 바랄게. 너는 더 단단해질 거야. 안녕.

조금 더 성장한 21살의 내가

어린 시절 내가 성인이 된 나에게 쓰는 답장

학생글

더 단단해질 21살의 나에게

가까운 누군가와 멀어져 본 게 처음이라 힘든데 사실 불편한 상황이 싫어서 화해를 고민했던 것도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내가 불편하다고 그 친구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가까워지려고 한다면 그건 정말 이기적인 거잖아. 그래서 써준 편지의 내용대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하려고 해. 21살의 나는 꽤 단단한 사람인 것 같아 다행이다. 나는 슬플 땐 슬퍼하고 기쁠 땐 기뻐하면서 천천히 성장할게. 21살을 지나 10년 정도가 더 자란 후의 나도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앞으로의 날들도 응원할게. 안녕.

천천히 성장하고 있는 12살의 내가

첫 번째 편지는 21살의 내가 친구와의 관계로 힘들어했던 12살의 나에게 쓴 편지이고 두 번째 편지는 12살의 내가 성인이 된 21살의 나에게 쓴 답장이다. 21살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되는 문제도 12살에는 알기 어렵다. 성인의 관점에서 12살에게는 힘들었던 사건이 성장을 위한 시간이었다고 재평가(재평가란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프레임을 바꾸는 방법이다. 재평가를 통해 과거의 특정 사건에 대한 소모적 정서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하고 그 시절의 나를 위로하면서 스스로 치유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3) 행복에 대한 나의 관점과 ‘되고 싶은 나’ 설정해 보기

스무 살, 어떤 사람들은 ‘좋을 때’라고 얘기하고 어떤 사람들은 ‘참 고민이 많을 때’라고 얘기한다. 전자는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고, 후자는 아직 해 본 것이 없어 어떤 길이 자신에게 가장 좋은지 알기 어렵거나, 알더라도 현재의 능력으로는 하기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되고 싶은 나’를 설정하고 미리 글을 써 본다면,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구체적인 모습이 떠오르지 않고 막연하면 행복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정리해보면 어떤 삶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드러날 수 있다.

● 행복에 대한 관점 에세이로 써 보기

미래의 나를 설정하기에 앞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다. 행복은 정의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사람에 따라 관점이 다를 수 있다. 행복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의 글을 읽거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눈 후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는 에세이를 써 보자.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또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하는지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자신이 어떨 때 행복감을 느끼는지, 어떨 때 무기력해지는지를 알고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만의 견고한 인생을 잘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성취 사이사이 쉼을 두다

학생글

몇 달 전만 해도 나는 능동적인 행복을 추구했다. 항상 일정표를 들고 다니며 계획을 짜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성취해나가는 데 보람을 느꼈다. 내가 목표를 정해 성취해나가고 발전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삶이 그리 단순하진 않았다. 내가 그 목표로 달려 나가는 데에는 그 목표에 도달하기 힘든 것도 있지만 그 외의 것들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인간관계, 뜻하지 않은 불행이 나를 짓밟았다.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건 고단해도 행복했지만 한 번에 몰아닥치는 다른 불행들은 오히려 내가 어떤 힘도 못 쓰게 만들었다.

삶의 의미가 없을 때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질 때 나는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신기하게도 심적 고통과 함께 편안함이 몰려왔다. 침대의 푹신거림과 고요한 분위기, 그리고 서늘한 바람이 평화롭고 좋았다. 그렇게 난 사소한 행복을 느끼는 법을 알게 됐다. 이런 평화로움을 좋아하게 됐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금의 상태가 좋았다. 감정 기복이 없이 평화로운 상태가 좋았다. 평화에 지겨움을 느껴서 싸움도 좋아하는 내가 평화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내가 먹는 것, 자는 거, 건강한 것, 무탈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 것인지 알게 됐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달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체같은 나에게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곳곳에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은 누군가가 영양제를 공급해주는 것 같았다. 그런 영양분을 통해 나는 다시 활력을 되찾는다.

생각해 보면 나는 2가지 종류의 행복을 항상 번갈아 사용하며 살아왔다. 이렇게 능동적 행복과 수동적 행복을 적절히 조율한다. 능동적 행복은 내 삶의 질을 높여주지만 수동적 행복은 나의 몸과 마음을 회복시킨다. 이런 장점들을 적절히 조정했을 때 내 삶의 만족도는 높아진다. 이렇게 능·수동의 행복을 함께 가지고 다니며 항상 행복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행복은 항상 곁에 있다.

윗글의 필자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고 성취하는 데서 행복감을 느껴왔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때로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지쳤을 때는 앞으로 달려가기 힘들었고, 그럴 때 쉬워야만 또다시 달려갈 힘이 생겼음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내용이 글에 잘 나타나 있다.

● ‘되고 싶은 나’ 설정하고 미리 써보기

현재의 내가 과거의 총합이라는 데 이의를 두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나도 나의 과거에 따라 그대로 진행되는 것일까? 일정부분 맞는 말이지만 완전히 그런 것은 아니다. 현재의 나의 가치관과 태도, 생각들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이끌 것이고 그러한 선택들이 나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원인은 과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에 따라, 즉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

해 현재의 어떤 행동을 선택하거나 제한한다. 예컨대 우리는 기말시험이라는 미래의 사건을 염두에 두고 친구와의 술자리를 거절하고 공부를 선택하기도 하고, 놀고 싶은 유혹과 즐거운 어떤 것들을 뒤로하고 여행을 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선택하기도 한다. 즉 우리는 모두 자신의 미래를 향해 열려 있기에, 내가 어떤 사람인가는 내가 되기를 바라지만 되지 않은 미래의 모습도 고려하여 정의해야 할 것이다(최병권·이정옥 엮음, 2003).

더 나아가 나의 과거 경험에 대한 평가도 미래에 내가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년 전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한 휴학이라는 선택은 이후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에 따라, 더 나아가 시험의 합격 여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는 2029년이라는 현재의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1984년 과거로 돌아간다. 과거를 바꿔서 현재를 바꾸려고 한것이다. 영화와 달리 현실의 삶에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지만 이러한 발상의 영

화를 통해 우리는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이 현재에 있다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즉 나의 과거는 움직이지 않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 더 나아가 미래의 나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성찰을 위한 글쓰기의 대상은 미래의 나까지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꿈꾸던 삶을 실현하기까지

학생글

직장인, 아내, 어머니, 파워 블로거. 이 네 가지 중 하나의 역할만 수행하려고 해도 벅찰 것 같은데, 이 네 가지로 다 불리는 선배님이 계신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했다. 슈퍼맨, 아니 슈퍼우먼이 아닐까 의심하며 만나 뵈었는데, 인터뷰 후에도 그 의심은 계속 진행 중

이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이 글을 읽을 후배들을 위해 짧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성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무역학을 복수 전공한 ??학번 ???입니다.”

“이력이 조금 독특합니다. 무슨 일을 하셨는지, 그리고 현재는 무슨 일을 하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저는 현재 ‘??화장품’에서 차장 직책을 달고 있고, CS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좀 더 상세하게 말하자면 우리 회사 오프라인 매장의 매니저들과 판매사원들에게 서비스 교육을 시키는 사람이죠. 사실 졸업하고 처음 했던 일은 화장품 회사 영업 관리직이었어요. 서울에 있는 매장들을 관리하면서 판매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도와주고 지원해 주는 일을 했었습니다.

그 일을 5년을 하고 해외영업부에 지원했어요. 같은 영업이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해외영업은 마케팅적인 부분에도 많이 신경 써야 해서 그 부분이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었어요. 5년 차에 새로운 일을 배우느라 진땀 좀 흘렸죠(웃음). 부서가 바뀌고 나서 담당했던 곳이 남부 유럽이었습니다. 입사하고부터 꾸준하게 라틴어를 배웠던 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어요.

앞날을 예견하고 대비한 것 같은 느낌에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고, 역시 배워놓으면 다 쓸모가 있구나 하는 교훈도 얻었어요. 당시 마케팅은 기초화장품 위주로 진행했어요. K-POP으로 K뷰티에 관심이 높았을 때라, 한국 여자들의 매끄러운 피부 결과 밝은 피부를 갖는 방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었거든요. 결과는 대 성공이었습니다. 그렇게 5년을 해외영업부서에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위의 글은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취를 이뤘다고 가정하고, 미래에 후배의 인터뷰에 응한다는 설정으로 쓴 글이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러고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가 잘 설명되어 있다. 미래에 대한 글을 쓸 때는 막연하게 성공한 모습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그 자리에 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쓴다면 삶의 동기와 추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활동 및 쓰기 과제

● 현재 나에게 즐거운 일과 의미 있는 일들을 탐색해 봅시다. 그 일이 자신에게 왜 의미 있는 것인지 친구에게 설명해 봅시다.

즐거운 일의미 있는 일

겹치는 일 발견하기

● 내 인생에 영향을 끼친 사람(부모님, 친구, 선생님, 연인 등)이나 물건이 있습니까? 그 사람(또는 물건) 을 언제 어떻게 만났습니까? 그 사람(또는 물건)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습니까? 하나를 선택하여 한편의 글을 완성해 봅시다.

2.5. 자기소개서 쓰기

1) 취업 목적 자기소개서란 무엇인가

취업 목적 자기소개서는 취업을 목적으로 지원자가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 제출하는 글이다. 자기 자신을 글감으로 한다는 점에서 성찰 글쓰기와 유사하지만 글을 쓰는 목적이 다르다.

그런데 사람마다 좋은 배우자관이 다르듯 기업마다 선호하는 인재상이 다르다. 기업마다 지향하는 목표가 다른데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므로 취업 목적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해 탐색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가져야 하며,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아야 한다.

최근의 채용 경향은 결원이 생기는 경우 특정 직종의 특정 직무를 대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는 내가 쓰고 싶은, 또는 자랑하고 싶은 내용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능력과 자원을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직종과 직무에 맞춰 쓰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2) 취업 목적의 자기소개서 왜 써야 하는가

현대 사회에서 직업 활동은 성인기 삶의 중심이 된다. 우리는 은퇴 전까지 30~40년의 긴 시간을 직업 활동을 하고, 직장과의 출퇴근 거리를 고려하여 사는 곳을 정하고, 때로 직장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서 먼 곳에서 살기도 한다.

이러한 직업 활동은 한 개인의 생계수단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활동이기도 하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격을 부여받는 활동이기도 하다. 즉

직업 활동을 통해 인간은 소속감과 특정한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갖게 되며, 자신의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며 직업과 연관된 다양한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게 된다.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지필시험, 각종 자격증 등 서류의 제출을 요구하면서도 자기소개서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마디로 얘기하면 자신을 스스로 소개한 글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떤 사람이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사고와 행동을 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지는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한 사람의 정체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또한 일정한 방향과 일관성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즉, 기업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즉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더 나아가 과거의 모습을 통해 그 사람이 향후 어떤 행동과 태도

를 보일지 예측하고 싶은 것이다.

3) 취업 목적 자기소개서 어떻게 쓸 것인가

취업 목적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 대한 정보와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충분하게 알아야 한다.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원을 가진 사람임을 글을 통해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취업 목적 자기소개서를 효과적으로 작성하기 위해 다음 네 단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자기 탐색 및 분석 단계

둘째, 지원처 및 직무 분석 단계

셋째, 질문 분석 및 내용 매칭 단계

넷째, 제목 붙이기 및 항목 집필 단계

(1) 자기 탐색 및 분석 단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에 대해 탐색하고 분석하는 일이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 자기소개서를 쓰려고 하면 쓰기 쉽지 않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데 영향을 끼친 구체적인 사건 등 다양한 정보를 가능한 많이 정리하면서 자신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기회를 가져보자.

● 나의 장점과 단점 정리하기

1학년 시기에 미리 해 놓을 수 있는 항목 중 하나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장단점 쓰기를 어려워한다. 이는 장점과 단점이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지원하고자 하는 직종이나 회사에 따라 다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장단점도 양면성을 띤다. 예컨대 낯가림이 심한 성격이 낯선 사람들과 접촉이 많은 영업직에는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주로 혼자서 또는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 특히 루틴한 일을 하는 경우는 단점이 아닐 수 있다. 일처리가 빠른 사람은 뒷정리가 거칠 수 있으며, 다소 느린 사람은 꼼꼼하게 일처리를 하여 뒷정리가 잘 될 수 있다. 즉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직종과 지향하는 바에 따라 어떤 성향이나 태도는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이 장단점을 묻는 이유는 어떤 점이 장점인지 단점인지와 같은 단편적 사실

을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자신의 장단점을 알고 있는지, 더 나아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과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그러한 노력을 하는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장점 또는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하고, 그러한 것을 왜 장점이라고 또는 단점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정리를 할 때는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직종과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조사한 후 정리하는 것이 좋지만 아직 직종이나 기업을 정하지 못했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장점 및 단점을 가능한 많이 정리해 두면 활용하기 좋다.

지원처의 직종 및

회사 이름

애니메이터

장점

1

장점 섬세함

장점 사례

팀 발표준비 중 ppt를 각자 따로 만들었을 때 ppt를 합치고 편집,

검토하는 역할을 자주함(오타 지적, 색 조합, 삐뚤어진 부분, 애니

메이션의 적절성 등)

장점인 이유

다양한 분야에서 능률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성격이라고 생

각했기 때문

장점

2

장점 깔끔함

장점 사례

술자리에서도 정리정돈을 함(테이블 위에 쓰레기가 보이면 바로

버리거나 한쪽에 정리해 둠)

장점인 이유

정리하면서 일을 하면 더욱 쾌적한 환경이 되고, 타인에게도 보기

좋은 느낌을 줄 수 있음

단점

1

단점 소심한 성격

단점 사례

제주도 여행 때, 낯선 사람과 대화를 어려워해서 게스트하우스 룸

메이트들과 대화를 거의 하지 못함

보완 노력 낯선 사람들과도 대화를 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음

단점

2

단점 차분하지 못한 성격

단점 사례

아르바이트 중 손님이 몰려올 때, 실수가 많아짐(주문을 잘못 받

거나, 손을 떨거나 등등)

보완 노력

다음 손님을 위해 정리하고, 손님이 들어올 때 심호흡을 하여 마

음의 준비를 함

● 영향을 끼친 사건들 정리하기

대부분의 자기소개서는 성장 배경을 묻는 항목이 있다. 모든 사건이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듯이 개인의 삶에서도 어떤 중요한 순간들이 있다. 그 어떤 순간이 사람과의 만남일 수도 있고, 한 권의 책일 수도, 또 여행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중요한 순간을 통해 나의 내부에 어떤 파장이 일어나 삶의 방향에 의구심을 갖기도 하며, 때로 어떤 신념과 가치관이 공고해지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한다.

자기소개서를 집필할 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는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것들을 탐색하고, 그것들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적어 보자.

영향을 끼친 것들 끼친 영향

동아리 CCC

20살이 되기 전까지 엄마에 의해 강제로 종교 생활을 했다. 20살

이 됐을 때 종교를 버릴지, 무슨 종교를 가질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일단 내가 속한 종교부터 어떤지 알기 위해 가입했다. 동

아리 활동을 통해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는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등을 고

민하게 됐다.

책 『쓰기의 말들』

‘공든 탑은 자주 무너지고 뿌린 대로 거두지 못하는 삶은 많다. 그

런 희망을 알고도 살아가는 것은 더 대단한 일이다’란 문장을 보

고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대외활동, 교내활동, 인턴십 등 뚜렷한

경험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힘들었던 시기에 큰 위로가

됐다. 또한‘ 어차피 난 안 돼’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이 문구를 보고

원래 계획대로 되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것, 그런데도 노력하고 포

기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책 『쇼코의 미소』

7개의 단편으로 이뤄진 책이다. 친구와 같이 읽고 순위를 나눠보

았다. 1위 빼고 겹치는 게 없었다. 내가 best 3로 꼽은 단편들이

친구의 worst 3에 속했다. 우린 영화와 책과 드라마를 좋아해서

친해졌지만 끌리는 이유와 좋아하는 장르가 명확하게 다름을 알

게 됐다. 다름을 경험했고 달라도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

다.

● 내가 적극적으로 참여한 일들 정리하기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일과 경험을 통해 가치관, 자신의 장점과 단점 등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곧 나의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은 내 가치관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자기소개서는 지원자가 뭔가를 성취한 경험이나 실패한 경험을 쓰도록 요구하는 항목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기업이 알고 싶은 것은 어떤 일을 겪었는가와 같은 사실 정보라기보다 그러한 경험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즉 사건을 대하는 태도를 알기 위해서이다.

어떤 사람은 실패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실패에 자책하며 허우적 대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그 사람만의 정체성이 있으며, 이러한 정체성은 긴 세월에 걸쳐 형성되는 것으로 일관성과 방향성을 갖는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과거에 겪은 일을 대하는 태도와 문제해결방식을 보면 미래에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를 알 수 있다. 기업은 이러한 점을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겪은 경험을 정리하면서 그때 그 경험을 통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경험을 적극적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위한 준비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경험담을 정리할 때는 그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은 왜 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즉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좋았던 점은 무엇인지, 그 일을 통해 배운 것, 생각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을 했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왜 했는지에 대한 이유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 나의 행동과 태도이니 가능한 자세하게 정리해 둔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왜, 어떻게 했나 배운 것, 생각한 것

1

대학 1학년 때/

친구들과 춘천

1박 2일 여행

내가 직접 계획하고 선택하는

여행을 하고자 했다.

내가 얼마나 서울 중심적 인간이

었는지 깨달았다. 서울을 벗어나

서 이동하려면 운전 말곤 힘들다

는 것을 알게 돼 운전면허를 따는

계기가 됐다.

2

대학교 2~3학년

때/ 영어회화

수업 수강

‘영어’로 쓰인 책이나 외화를

자막 없이 보고 싶어서다.

언어를 배우는 일은 해당 문화권

을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한

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직업,

나이가 다양한 사람들 앞에서 나

에 대해 말하는 일에 과거보다 익

숙해졌다.

3

대학교 2학년

때/ 방중 독서

모임 운영

책에 대해 말하는 오프라인

모임을 꼭 해 보고 싶었고, 남

들보다 비교적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 있는 영

역이라고 생각했다.

강제성이 없고 자발성에 기댄 모

임 운영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다. 단순해 보여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감을 알게 됐다.

(2) 지원처 및 직무 분석 단계

많은 기업들은 특정한 직무에 결원이 생겼을 때 그 직무에 필요한 사람을 채용한다. 그러므로 지원처에 대한 조사는 지원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기업뿐 아니라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를 정하고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직종 및 직무 조사하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www.ncs.go.kr)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직종 및 직무를 확인하고, 해당 직무에 필요한 능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1학년 때 직무기술서에 기술된 내용을 미리 확인하면 해당 직무에 지원하기 위해 자신이 어떤 능력을 키워나가야 하는지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은행의 창구사무 사원으로 지원할 경우, 금융·보험> 금융영업> 창구사무를 클릭하면 해당 직무에 대한 정의와 함께 채용 공고를 확인할 수 있다.

●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 조사하기

지원처에 대한 직무뿐 아니라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많이 조사한다. 기업의 홈페이지와 언론은 중요한 정보원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의 장기적인 방향이나 경영전략뿐 아니라 인재상, 매출 실적, CEO 정보 등을 미리 조사해 둔다. 아래 표와 같이 필요한 정보를 항목화하여 조사하면 활용하기 좋다.

직종

- 기자 및 언론 관련 전문가(한국표준직업분류)

- 지원처 : 한국일보

직무

- 신문, TV 방송 혹은 라디오, 사보, 생활정보지, 무가지, 인터넷 신문

등에 실을 정보를 수집하거나 사회, 경제, 정치 등에서 발생하는 사

건·사고를 취재하거나 정치인 및 기타 공적 인물과 인터뷰를 하여

기사를 작성하거나 편집하는 자를 말한다. 보도할 기사를 선택하고

검토하는 일도 포함한다(한국표준직업분류).

- 직무: 취재기자

기업 가치관

공존·통합·사람

- 생각과 위치가 다르더라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균형자(공존)

- 이견이 수렴되고 갈등과 분열이 치유될 수 있는 사회 갈등의 조정자

(통합)

- 사람 중심의 뉴스 콘텐츠(사람)

인재상

-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 중심, 사람 중심의 가치를 실현해

가는 인재

주력 분야 및

구체적인 사업

- 온라인 및 오프라인 기사 발행

- 문화 사업

동종 타사와

차별점(강점)

- 대체로 수직적이고 보수적인 언론계에서 상대적으로 개방적, 수평

적, 자유로운 분위기, 개인주의, 기자로서 일하고 배울 수 있는 업무

환경

- 2015년 동화기업에서 인수한 후, 연봉, 직원 복지가 올라감

CEO 정보

- 승명호 회장(동화그룹 회장 겸임)과 이종승 사장(1984년 한국일보

수습 42기로 입사, 편집국장, 논설실장을 지냄)이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

- 잡플래닛에 따르면, 기업 CEO 지지율이 81%로 매우 높은 편

기타

- 분위기는 수평적이나 절차는 수직적

-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뿐, 언론사 특유의 보수적, 수직적 분위기 존재

- 사양산업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서 다양하게 시도하는 편이나 산발적

(3) 질문 분석 및 내용 매칭 단계

구체적인 집필에 앞서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기소개서의 형식을 확인해야 한다. 형식은 자유 양식과 기업체 고유의 제한된 양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최근에는 후자가 대부분이다. 만약 기업에서 요구하는 형식이 없을 경우에는 자유 양식을 활용하면 된다. 자유 양식은 ‘성장배경 → 성격의 장단점 → 학력 및 경력 → 입사 동기 및 입사 후 포부’와 같이 시간 순서대로 쓰는 방식과 ‘입사 동기 및 입사 후 포부’를 가장 먼저 쓰는 시간의 역순으로 쓰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내용의 흐름이 자연스러워 쓰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고, 후자는 최근의 정보 또는 중요한 정보를 먼저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 측에서 특정한 형식을 제시하는 경우는 요구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

다. 최근 양식은 성장 배경과 같이 구체적으로 묻기보다 질문 형식으로 제시되며, 그것도 답변의 분량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으니 형식을 꼼꼼하게 확인한다.

● 질문 분석 및 의도 파악하기

최근 자기소개서는 대체로 몇 개의 질문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질문에서 요구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한다. 질문의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정보를 묻는 진짜 이유 즉,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우리 회사가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써 보시오.

• 이 일을 할 때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본인이 그러한 자질을 갖추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시오.

• 다른 회사에 동시에 합격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당신의 강점이 우리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위의 질문들은 달라 보이지만 모두 입사지원동기를 묻는 질문이다(최윤정·김세준 2009). 즉 표현으로 보면 당신이 우리 회사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 같지만, 질문의 의도, 진짜 이유는 우리 회사가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것으로 우리 회사와 걸맞는 당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입증해 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질문에서 요구한 정보가 무엇인지,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한 후에 자기 분석 과정에서 정리한 경험 중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험을 매칭하여 작성해야 한다.

● 질문 내용에 적절한 경험 매칭하기

특정 기업이 요구한 다음 질문은 ‘스스로 목표를 세워 성취한 경험’이 있는지 묻고 있다. 더 나아가 괄호 속에 구체적으로 포함할 내용과 분량까지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요구 조건이 충족되도록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1. 자발적으로 최고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끈질기게 성취한 경험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본인이 설정한 목표/ 목표의 수립 과정/ 처음에 생각했던 목표 달성 가능성/ 수행 과정에서 부딪힌 장애물 및 그때의 감정/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노력/ 실제 결과/ 경험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잘 드러나도록 기술)

(700~1000자 10단락 이내)

아래 답변 내용은 위의 조건을 고려하여 작성한 글이다. 배드민턴을 배워서 정식으로 최고등급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점, 자신의 일정을 고려하여 연습한 방법뿐 아니라 수행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불안한 심정 등이 잘 나타나 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코치와 상담을 진행한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했느냐가 아니라 이러한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깨닫다

학생글

배드민턴을 시작하고 최고등급에 오르기 위해 배움과 연습에 매진하여 실력을 향상했습니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 보자는 생각에 중고등학교 때 친구

들과 즐겁게 했던 배드민턴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배드민턴을 오랜만에 해 보니 재미는 있었지만, 게임 승률이 높지는 않았습니다.

실력이 갖춰지면 더 즐겁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정식으로 배워서 최고등급에 올라가 보자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교내 배드민턴 대회에서도 수상하여 지금 다시 시작해도 최고등급에 도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남는 시간과 일정을 조정하여 최대한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평일에는 학교 일과를 마치고 곧장 체육관의 코치님을 찾아가 개인지도를 받았고 주말에도 개인 일정을 조정하여 배드민턴에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또한, 곳곳의 잘하는 분들께 배우기 위해 여러 지역의 체육관을 돌아다니며 잘하는 분들을 찾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만큼 성과가 나지 않아 불안하기도 하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단기간에 실력을 올리는 것은 욕심이니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하자고 생각하고, 코치님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 문제점을 파악했습니다.

이렇게 1년 반 동안 배드민턴에 매진한 결과, 동호회 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잘하는 실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하였는데 그 원인을 곰곰이 분석한 결과, 현재 나의 역량에 비해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현재 나의 역량 수준과 목표에 도달하는 데 요구되는 능력과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목표치와 현재의 격차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수준의 목표를 세워야 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어떤 일이든 자신만만하다고 성급하게 뛰어들기보다는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진행하여 성장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직장생활을 할 때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목표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4) 제목 붙이기 및 항목 집필 단계

항목별 집필에 앞서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를 정하는 것이 좋다. 목적 달성에 눈이 멀어 인터넷에 떠도는 좋은 경험을 자신의 경험인 양 쓰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항목별로 다른 질문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 개인은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A항목에서 보인 사람과 B항목에서 보인 사람이 다른 정체성을 갖기는 어렵

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퍼온 자기소개서가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 정하고, 제목으로 표현해 보기

자기소개서에서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를 정하고, 그러한 특징이 잘 보이도록 전체 제목을 잡아야 한다. 이는 일반적인 글쓰기에서 제목을 잡는 것과 유사하다.

• 현장에서 소통하는 품질 관리자

• 예술적 재능을 토대로 전기 설계 엔지니어가 꿈!

• 고객을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케터가 되겠습니다

위의 제목들에는 지원자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또 어떤 사람으로 성

장해 가고 싶은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는지 등이 드러나 있다. 1학년 때는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제목을 잡으면서 직업인으로서 마음가짐, 가치관 등을 확인하고 그러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STAR 기업을 활용하여 질문에 대한 응답 쓰기

각 항목별 질문에 대한 응답은 STAR 기법을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STAR 기법이란, 상황(Situation), 과제(Task), 행동 또는 태도(Action or Attitude), 결과(Result) 순으로 조직하는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때 자신이 해결해야 할 과제(또는 봉착한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그 상황에서 자신은 어떤 행동(또는 태도)을 했는지, 결과는 어떠했는지 순으로 조직하는 방법이다.

경험을 쓸 때, 자신이 취한 행동이 무엇인지.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쓰고, 결과를 쓸 때는 수상 또는 실패와 같은 가시적인 결과뿐 아니라 그 결과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가 잘 드러나게 쓰는 것이 좋다. 기업의 관심은 경험적 사실이 아니라, 그런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즉 지원자가 해당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고 싶은 것임을 기억하자.

아래 글은 팀 활동 과정에서 자신이 주도적으로 어떤 일을 계획하고 해결한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쓴 글이다.

타 부서 인턴과 함께 팀 프로젝트 진행

학생글

2017년 상반기 ○○ 기업에서 인턴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업무 이외에도 타 부서의 인턴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라는 회사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S)

각자의 업무를 진행함과 동시에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습니다. 회사에서 주 1시간씩 3개월 동안 회의 시간을 내주었으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T)

그래서 저는 회의 도중에 업무 이외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 생각과 조원들의 생각과 맞았고, 모두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출퇴근 시간이나 쉬는 시간을 활용하거나 자료 조사를 틈틈이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 각자 해야 할 일을 정하여 주말에 처리해나갔습니다. 발표 4주 전부터는 야근을 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으나 점점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A)

그 과정에서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느꼈고, 동료들과의 사이도 돈독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영진과 중간관리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많은 분에게 호응을 얻었고, 임원들께서도 “최고의 발표였다”, “지금 바로 실시해도 괜찮을 거 같다”라고 격려해주시는 등 최고의 결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R)

활동 및 쓰기 과제

◦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지원처(특정 기업)의 직종과 지원하고 싶은 직무에 대해서 조사해 봅시다. https://www.ncs.go.kr/index.do

◦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https://career.hansung.ac.kr/ko/department/intro/intro)에 접속하여 등록하고 참여 신청을 해 봅시다. 참여 자격을 확인한 후 승인을 받고 자신에게 맞는 직업 상담을 한 후에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봅시다.

◦ 지원 직종 및 직무를 고려하여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봅시다.

지원처의 직종 및

회사 이름

장점

1

장점

장점 사례

장점인 이유

장점

2

장점

장점 사례

장점인 이유

단점

1

단점

단점 사례

보완 노력

활동 및 쓰기 과제

단점 2

단점

단점 사례

보완 노력

◦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입니까? 해당 경험을 아래 표에 정리해 봅시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왜, 어떻게 했나 배운 것, 생각한 것

1

2

3

◦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기업을 정하고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지원처 정보를 찾은 후,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토대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봅시다.

제목

장점과 단점 쓰기

성취 경험

STAR로 쓰기

(600~800자 내외)

2.6. 제안서 쓰기

1) 제안서란 무엇인가

제안서는 기관이나 회사가 기획한 특정 아이디어, 주제 등에 대하여 제안자가 그 의도를 파악하여 구체적인 실행계획 및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문서를 말한다. 제안서는 제안하는 기관이나 회사에 따라 사업계획서, 연구계획서 등으로도 쓰인다. 제안서는 기획서와 혼용되지만 엄밀히 구분하면, 기획서는 기관이나 회사 내부에서 새로운 사업, 주제 등에 대해 대략적인 목표와 틀을 짜 놓은 문서이고, 제안서는 그 기획서에 대하여 외부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구체적인 실행계획 및 해결 방안을 제시한 문서라 할 수 있다.

제안서는 특정 아이디어, 주제 등에 대해 현실적 실행을 목적으로 하는 문서이

기 때문에 실용적 글쓰기로 인식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이나 해결방안이 주로 대학의 전공 영역에서 배운 지식과 학문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학술적 글쓰기의 성격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예컨대,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공모전이나 연구 프로젝트 등은 대학생들이 전공 영역에서 학습한 지식과 학문을 기반으로 작성되기 때문이다. 아래 공모전 사이트 ‘Thinkgood’을 보면, 공모전 모집 광고가 건축, 과학, 디자인, 문학/수기, 사진, 음악, 게임/소프트웨어 등 전공 분야별로 나눠진 것도 그렇고 ‘2025년 보훈 콘텐츠 공모전, 일상 속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영웅들’이나 ‘5.18 문학상 신인상 공모’와 같은 주제를 보더라도 문화콘텐츠나 문예창작과 또는 국문학과 전공자들이 제안서를 쓰고 응모할 경우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 : 씽굿(https://www.thinkcontest.com)

제안서는 제안 요청자를 설득하여 선택받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이다. 이를 위해 제안서는 창의성, 명료성, 구체성, 현실 가능성 네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창의성은 기존 제안서와 차별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는가 하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이 기존 제안서와 별반 차이가 없다면 제안 요청자의 눈에는 여러 제안서 중 하나에 불과할 것이고 제안 요청자에게 선택받기 어려울 것이다. 참신한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을 갖춘 창의적인 제안서를 작성해야 선택받을 수 있다.

명료성은 제안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분명하게 제안 요청자에게 전달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제안 요청자가 제안서를 읽고 무엇을, 왜, 어떻게 제안하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 제안서는 선택받기 어렵고 형식적 제출에 의의를 둔 제안서에 불과한 것이다. 제안 요청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제안서가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명료하게 작성되어야 한다.

구체성은 제안서가 구체적인 내용과 실행계획을 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제

안서는 실용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제안 요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기획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되기를 기대한다. 제안 요청자는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안자를 찾을 것이고 그 기준은 준비가 충실한 제안서라고 볼 수 있다. 준비가 충실한 제안서는 제안 요청자가 볼 때 기획한 사업에 관심이 많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과 실행계획을 세운 제안서일 것이다. 그런 제안서라면 샘플로 제출한 예상 결과물 역시 구체적이고 만족할 만하다. 반면 급조된 제안서라면 사업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그만큼 적었다는 의미이며, 물리적 시간에 쫓겨 구체적인 내용과 실행계획을 담아내지 못하고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구체적인 내용과 실행계획을 보여주는 충실한 제안서만이 제안 요청자에게 신뢰감을 주어 선택될 여지가 크다.

현실 가능성은 제안서의 내용이 실제 실행 가능한가의 문제이다. 즉, 제안서에서 제시한 수행 방법, 기간, 예산 운영 방안, 인적 자원의 역량 등의 측면에서 제

안한 내용을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에 있어서도 최대한 어필하여 제안 요청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제안서의 형식은 제안 요청자나 제안요청업체에 따라 구성 요소나 순서 등에 차이가 다소 있지만, 일반적으로 전반부는 표지, 목차, 요약문, 중반부는 제안 목적, 제안 배경, 제안의 범위와 특징, 제안 내용, 기대 효과, 단계별 수행 계획 및 예상 결과물, 인력구성 및 역량, 성과 관리 방안, 예산 운영 방안, 후반부는 인력의 이력 사항, 제안 업체의 기관 현황, 참고문헌 등이 담긴다.

2) 제안서 왜 써야 하는가

제안서는 기관이나 회사의 특정 아이디어, 주제 등에 대한 문제의식에서부터 문제해결까지 논리적으로 진행되는 설득적 글쓰기이다. 제안서는 문제의식과 문제

해결과정을 논리적으로 담아낸다는 점에서 학술 보고서와 성격이 유사하며 필요성 또한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이를 염두에 두면서 제안서 작성법을 익혀두면 좋은 이유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대학에서 배운 지식 및 전공 영역의 공부를 전문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제안서는 학술 보고서와 유사하게 해당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해가는 과정이다. 즉, 제안의 목적, 제안의 창의성과 필요성, 제안의 범위와 방향, 제안 내용, 구체적인 수행 계획, 기대 효과, 예산의 운영방안 등을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문서이다. 따라서 제안서 작성법을 익히게 되면 대학에서 배운 지식은 물론 전공 영역의 공부를 실질적으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 이론에 그칠 수 있는 대학 공부를 전문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대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논리적 글쓰기 능력이 향상된다. 제안서의 문제의식은 비판적 사고를 통해 도출되며 제안서의 완성은 논리적 사고를 기반으

로 하는 글쓰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제안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통해서 대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논리적 글쓰기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력과 논리적 글쓰기 능력이 대학 공부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제안서는 매우 유용한 글쓰기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영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학생들의 사회 진출은 전공 영역을 찾아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정부기관이나 공기업, 일반 기업 등에서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대학교 과정에서 습득한 제안서 작성법이나 제안서 작성을 통해 공모전에 참여한 경력은 직장생활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정부 기관이나 회사에서 작성하는 각종 업무 보고서, 사업 기획서, 사업 제안서 등은 대학교 과정에서 배운 제안서 작성법을 적용 또는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생들이 제안서 작성법을 정확하게 익히게 되면 회사의 업무 보고서, 사업 기획서, 사업 제안서 등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게 되어 사업 수주를 통해 회사에

기여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해 기관이나 회사에서 제안자는 두각을 나타내게 되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영위하게 되는 것이다.

3) 제안서 어떻게 쓸 것인가

제안서는 대학생들이나 일반 직장인들에게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대학생들이 주로 작성하는 제안서는 공모전이나 간단한 연구 프로젝트의 제안서이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나 연구 프로젝트 제안서의 경우 형식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체로 ‘요약문’, ‘제안 목적’, ‘제안의 필요성’, ‘추진일정’, ‘기대효과’ ‘예산’ 정도의 구성을 갖는다. 졸업 후 직장인들이 작성하는 일반적인 제안서는 대학생들이 작성하는 공모전이나 연구 프로젝트 제안서에 비해 형식과 내용면에서 전문적이고 다소 복잡하다.

여기에서는 일반적인 제안서 작성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대학교 과정에서 작성하는 공모전이나 연구 프로젝트 제안서의 경우 일반적인 제안서에 비해 형식과 내용이 간단하므로 일반적인 제안서 작성법을 익히게 되면 어렵지 않게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적인 제안서 작성법을 익히는 것이 졸업 후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영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고려되었다.

일반적인 제안서 작성 과정은 문제제기와 문제해결과정이라는 점에서 학술 보고서의 그것과 유사하다. 즉, ‘주제 정하기’, ‘제안 요청업체의 요구사항 파악하기’, ‘자료 수집 및 분석하기’, ‘참여 인력 구성 및 역할 파악하기’, ‘개요 작성하기’, ‘제안 내용 작성하기’, ‘요약문 작성하기’, ‘최종 검토하기’, ‘제안서 제출하기’ 순으로 설정할 수 있다. 각 단계별로 제안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해 보자.

(1) 주제 정하기

제안서의 주제는 공모전 사이트 씽굿(https://www.thinkcontest.com/), 링커리어(https://linkareer.com/list/contest), 위비티(https://www.wevity.com/) 등이나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나라장터(https://www.g2b.go.kr/)의 공고란에서 찾을 수 있다. 위 사이트의 공고란에 등장하는 사업 기획서나 제안요청서를 검토해보고 제안자의 전공이나 제안팀의 역량에 적합한 주제를 선택하면 된다.

출처 : 씽굿(https://www.thinkcontest.com)

출처 : 링커리어(https://linkareer.com)

출처 : 위비티(https://www.wevity.com)

출처 : 나라장터(https://www.g2b.go.kr)

(2) 제안 요청업체의 요구사항 파악하기

주제가 정해졌다면 제안 요청업체의 사업 기획서나 제안요청서를 꼼꼼히 읽고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은 제안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제안서를 작성할 경우 제안요청업체의 요

구조건과 제안서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선택받을 확률이 낮다. 만약 사업기획서나 제안요청서를 읽고도 요구사항을 분명하게 알지 못할 경우에는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세하게 문의해야 한다.

(3) 자료 수집 및 분석하기

제안 요청서의 요구사항을 파악했다면 제안할 내용과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학술 보고서 작성 때에도 언급했지만, 이 과정은 제안서의 문제의식과 그것을 해결할 제안자의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부분이므로 치밀하고 분석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제안할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후 동일 주제의 기존 제안서와 비교 검토하여 기존 제안서들이 지닌 문제점을 제기하고 그와 차별성 있는 아이디어 및 제안의 필요성을 도출해야 한다. 또한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업수행계획이나 사업추진 일정 등을 짜고 제

안요청서의 요구사항에 맞춰 구상해 놓아야 한다.

(4) 참여인력 구성 및 역할 파악하기

개인으로 수행하는 소규모 사업의 경우 ‘참여인력 구성 및 역할 파악 하기’ 과정은 필요하지 않지만 사업 규모가 큰 제안서는 사업 실행에 참여할 인력을 구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제안의 내용은 좋으나 그 사업을 수행할 인력이 부족하거나 참여 인력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면 그 일을 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료수집 및 분석을 통해서 문제의식, 제안 아이디어 등 내용적인 측면이 대략 잡히면 제안을 수행할 참여 인력을 구성하고 그들의 역할을 대략 생각해 놓아야 한다. 참여 인력을 구성할 때는 전공, 경력, 그 분야의 우수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5) 개요 작성하기

자료 수집과 분석, 참여 인력 구성이 이루어졌으면 제안서 형식에 맞춰서 제안 아이디어, 제안 내용 사업 수행계획, 사업 추진 일정, 참여인력 역할 분담 등 토대로 개요를 작성해야 한다. 제안서 형식을 제시하지 않았을 경우 일반적인 제안서 형식을 참조해서 개요를 짜면 된다. 즉, 표지, 목차, 요약문, 제안의 목적, 제안 배경, 제안의 범위와 특징, 제안 내용, 기대 효과, 단계별 수행 계획과 예상 결과물, 인력구성과 역량, 성과 관리 방안, 예산 운영 방안, 참여 인력의 이력사항, 제안 업체의 기관현황, 참고문헌 등으로 구성한다.

(6) 제안 내용 작성하기

개요가 완성되면 개요에 따라 제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제안서의 내용이 반드시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안서의 내용이 일반적이거나 추상적이면 제안 요청 업체의 입장에서는 제안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왜냐하면 일반적이며 추상적인 제안서는 그만큼 제안요청업체가 기획한 주제에 대해서 제안자가 심도 있는 고민과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급조된 제안서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시간에 쫓겨 급히 제출한 제안서가 선정되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럼 일반적인 제안서의 형식과 제안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참고하기 바란다.

구분 형식 내용

전반부

표지

제안서의 첫 장, 제안명, 제안 책임자, 수행 기간, 제안자 및

참여 인력, 제안날짜, 제안요청업체명.

목차

제안서의 전체 구도.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유기적으

로 구성.

전반부 요약문

제안서의 핵심 내용을 1장~2장으로 압축 제시[제안 목적,

제안 배경, 제안의 범위와 특징, 기대효과 등]. 제안서의 내

용을 한눈에 파악하기 위함.

중반부

제안목적

이 제안은 무엇이며,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작성되었는지 명

료하게 서술

제안배경 기존 제안과 어떤 차별성, 이 제안이 왜 필요한지 제시.

제안의 범위와

특징

이 제안이 다루는 범위, 제안 수행의 방향 및 특징

단계별

수행 계획

제안의 전체 흐름도 제시. 단계별로 수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 도표와 그림을 활용하여 시각화할 것.

제안 내용 구체적인 제안 내용, 예상 결과물 샘플로 제시

기대효과 제안의 성공적 수행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 사회적 기여.

인력구성과 역량

제안자 및 참여 인력의 적합성(전공, 공모전 참여 실적 등),

역량의 탁월성(수상 경력 등)을 객관적으로 서술. 참여인력

의 역량에 맞는 역할 분담.

성과관리방안

제안의 성공적 수행을 위한 위기 관리 방안(인력 간의 소통,

균질의 결과물 도출 방안). 성과 관리 방안은 신뢰도를 높

임. 규모가 큰 경우 참여인력의 관리하는 총괄하는 관리팀

운영도 제시.

예산운영방안

제안요청업체가 제시한 비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쓸 것인

가. 직접비(인건비, 기술비, 수용비), 간접비(기관, 회사의

관리비), 부가세(직접비+간접비의 10%)]. 규모가 큰 제안의

경우 예산 운영 방안을 연차별로 제시

후반부

인력의 이력사항 ‘인력구성과 역량’에서 서술한 인력의 객관적 이력을 제시.

제안업체

기관현황

연혁, 자본금, 동종 프로젝트 수행 실적 등

참고문헌 제안서를 작성하고 제안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자료 등.

(7) 요약문 작성하기

요약문은 중반부의 ‘제안 목적’부터 ‘기대효과’까지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요약문은 제안서 작성 순서상 전반부에 위치해 있지만 중반부의 제안서 전체 내용을 모두 작성한 후에 요약할 수 있으므로 맨 마지막에 작성하는 것이 좋다.

(8) 최종 검토하기

제안서의 초고가 완성되면 제안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검토한다. 제안서의 검토는 다음 몇 가지 체크리스트를 점검하면서 진행하면 좋다. 10번의 경우처럼 간접비 비율이 제한 요청 업체가 제시한 것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다시 수정할 필요가 있다.

체크리스트 점검 수정 및 보완

1 제안 요청사항과 제안서가 부합하는가

2 제안 내용이 기존 제안서와 차별성이 있는가

3 제안 내용이 명료하여 이해하기 쉬운가

4 제안 내용이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인가

5 제안 내용이 실현 가능한가

6 제안서의 구성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가

7 표, 이미지, 도표 등을 사용하여 시각화했는가

8 인력구성이 적합하고 수행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9 제한 요청 업체가 제시한 사업 일정과 일치하는가

10 예산 편성이 제안요청업체가 제시한 것과 일치하는가 간접비 비율 조정

(9) 제안서 제출하기

제안서 제출은 공모전 사이트의 경우 제안을 요청한 기관이나 회사의 홈페이지 또는 이메일 등으로 제출하고 나라장터의 경우 입찰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활동 및 쓰기 과제

1. 다음은 ‘2025년 고창군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에 대한 안내문이다. 안내문을 읽고 제안 요청업체인 고창군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해보자. (제안 자격, 제안 요청업체의 공모 의도, 공모 개요, 예산 등)

2025년 고창군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

● 참가 자격 : 청년정책에 관심 있는 고창군 청년(18~45세)

● 공모 주제 : 고창군 청년(18~45세)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정책

● 시상 내역 : 4명(최우수1, 우수1, 장려2) * 상장 및 시상금 수여

● 공모 일정

•모집기간 : 2025. 2. 18. ~ 3. 18. (한달 간)

•4월 말 발표 / 5월 직원과의 소통의날 시상(예정)

● 제출 형식 : 신청서, 제안서, 개인정보제공동의서, 주민등록 초본 각 1부

● 접수 방법

•이메일 : yhd0627@korea.kr

•방문·우편 : 고창군청 3층 신활력경제정책관 청년창업팀(고창군 고창읍 중앙로 245)

● 심사 방법

•1차 심사 : 사전검토 및 1차 선정

•사전검토 : 공모주제 외 제안, 공모제외 대상, 구비서류 미비건 제외

•1차 선정 : 실무부서별 제안 실행가능성, 효과성 등 검토

•2차 심사 : 심사위원회 구성 * 고창군 청년정책위원회, 최종선정

•선정기준 : 심사평가표에 따라 고득점 순 선정

● 유의 사항

• 신청서 등 신청서류 제출 시 서류는 반환하지 않으며, 기재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취소될 수 있음

● 문의 사항 : 063-560-2367

신청방법

● 모집기간 : 2025. 2. 18. ~ 3. 18. (한달간)

● 신청방법 : 신청서 서식에 맞게 작성하여 온·오프라인 제출

▶이메일 : yhd0627@korea.kr

▶방문·우편 : 고창군청 3층 신활력경제정책관 청년창업팀(고창군 고창읍 중앙로 245)

● 제출서류 : 신청서, 제안서, 개인정보제공동의서, 주민등록 초본 각 1부

● 선정인원 : 4명(최우수1, 우수1, 장려2) *상장 및 시상금 수여

순 위 상 금 비 고

최우수상(1건) 100만원

상장 수여

(훈격 : 고창군수)

우수상(1건) 50만원

장려상(2건) 30만원

※ 순위에 해당하는 제안이 없을 경우 시상하지 않음.

※ 1인이 여러 건의 과제가 선정됐을 경우 상위 등급의 1건만 시상함.

※ 동일한 내용의 정책이 선정된 경우, 먼저 접수된 제안을 시상함.

공모분야

분 야 세부내용

복지·금융 •교통, 주택, 의료, 교육, 자산형성 등 일상생활 부문

창업 •청년 창업 생태계 조성 등 지원 및 장려 정책

취업·일자리 •맞춤형 청년 일자리 지원 및 장려 정책

주거 •청년 주거시설 및 청년 공간 운영방안

기타 •그 밖의 청년의 권리 증진을 위한 정책 등

• 제안으로 볼 수 없는 것 (제안제도 운영조례 제5조 1항)

- 일반적으로 공지되었거나 사용 또는 이용되고 있는 것

- 타인이 취득한 특허권·실용신안권·디자인권·저작권에 속하는 것 이거나, 공무원 직무발명의 처분·관리 및 보상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보상이 확정된 것

- 이미 채택된 제안이거나 그 기본구상이 이와 유사한 것

- 일반 통념상 그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것

- 단순한 주의환기·진정·비판·건의 또는 불만의 표시에 불과한 것

-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한 사항이 아닌 것

- 그 밖에 제안심사위원회에서 정한 것

심사계획

● 1차 심사 : 사전검토 및 1차 선정

•사전검토 : 공모주제 외 제안, 공모제외 대상, 구비서류 미비건 제외

•1차 선정 : 실무부서별 제안 실행가능성, 효과성 등 검토

● 2차 심사 : 심사위원회 구성 * 고창군 청년정책위원회, 최종선정

● 선정기준 : 심사평가표에 따라 고득점 순 선정

•심사시 시상등급에 적합한 제안이 없을 경우, 선정하지 않을 수 있음

•동일인이 제출한 정책이 다수 선정된 경우, 최상위 점수 1건만 시상

•동일한 내용의 정책이 선정된 경우, 먼저 접수된 제안을 시상

● 심사평가표

심사항목 심사내용 배점

계 6개 항목 100

실행가능성 •정책의 현실성, 별도조치 없이 시행가능성 30

효과성 •인력, 시간, 비용 등 투입 대비 개선효과, 군정발전 기여 여부 20

창의성 •내용의 독창성, 기존 사례 모방 여부 20

계속성 •정책효과의 장기 지속 가능 여부 15

적용범위 •전 행정기관(중앙·지방) 적용, 수혜대상자 범위 10

노력도 •자료의 완성도, 준비기간 등 노력 정도 5

유의사항

● 신청서 등 신청서류 제출 시 서류는 반환하지 않으며, 기재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취소될 수 있음

● 기타 자세한 사항은 고창군 신활력경제정책관 청년창업팀(☎560-2367)로 문의

금후계획

● 공모 접수 : 2025. 2. 18. ~ 3. 18.

● 1차 심사(사전 검토) : 2025. 3월중.

● 최종심사(2차 심사) 및 발표(게시 및 개별통지) : 2025. 3 ~ 4.

● 시상 및 포상 : 2025. 5월중.

2. 아래는 ‘2025년 고창군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의 제안서 형식이다. 제안서 작성법을 참고하여 구체적인 제안서를 작성해 보자.

접수번호 접수년월일 2025. . . ※ 접수번호 미작성

고창군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 신청서

신 청 자

성 명 ( 남 / 여 ) 생년월일

연 락 처 이 메 일

주 소

정 책 명

정책내용

요 약

위와 같이 고창군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 참가신청서 및 제안서를 제출합니다.

2025년 월 일

제안자 : (서명 또는 인)

고창군수 귀하

첨부 자료 1. 청년정책 공모 제안서 1부

2.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 동의서 1부

3. 주민등록초본 1부(주소 등 본인 확인용)

고창군 청년정책 아이디어 제안서

정 책 명

제안목적

(현황 및

필 요 성 )

소요예산

정책개요

•정 책 명 :

•정책대상 :

•효과발생 : 즉시 / 장기(시행일로부터 년/월/일 후)

•정책연속성 : 단기 / 장기

•정책내용

-

-

내 용

( 예 시 )

•제안내용

-

-

•시행방법

-

-

•정책 시행 시 예상되는 문제점 및 대안

-

-

기대효과

기타사항

III . 대학 말하기

1. 발표하기

1.1. 발표

1) 발표란 무엇인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삶이 문제와 과제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대학이라는 공간에서도 우리는 많은 문제를 마주한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지적 활동을 하게 된다. 대학생에게 주어지는 과제는 ‘말하기’ 영역도 포함된다. 중고등학교 수업이 주로 선생님들의 일방적인 강의 중심이었다면 대학의 수업은 교수의 강의와 대학생들의 질의가 쌍방향으로 이루어진다. 더 나아가 학생이 스스로 강의 시간에 청중들 앞에서 어떠한 객관적인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며 청중 앞에서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펼치기도 한다. 이것이 곧 발표다.

이러한 발표는 대학 강의실에서만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회사, 대학원, 각종 학회, 시연회, 공청회, 크고 작은 회의 등 여러 공간에서 발표가 이루어진다. 회사 면접, 입시 설명회, 광고 프레젠테이션, 제품 시연회, 각종 국제

학술대회 등은 발표가 이루어지는 실제 현장이다. 따라서 대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모의 발표와 실제 발표를 두루 경험하면서 자신의 의사소통 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이제는 교양인의 필수가 되었다. 그런 맥락에서 발표는 주어진 주제에 대하여 형식을 갖추어 내용을 생성하고 그것을 실제로 말하기로 구현하는 필수적이고 유의미한 지적 활동이다.

우리는 어릴 때 이런 기억쯤은 하나씩 가지고 있다. ‘발표력이 뛰어난 학생입니다.’, 혹은 ‘??? 학생은 발표력이 부족합니다.’ 등이 적혀 있는 자신의 생활기록부 혹은 학생부 행동발달 사항을 눈여겨 본 학생들이 있으리라. 이렇듯 초등학교부터 학교에서는 발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실상은 이러한 이상과 어긋나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입시 경쟁 체제에서 지식 습득에만 몰두한 나머지 발표 경험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 대학에 들어와 자신의 발표력에 한계를 느끼거나 심지어 남 앞에 서는 행위가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일까지 벌어지곤 한다.

중고등학교 발표 활동 부족이 대학에서 학생들의 발표 기피증을 가져오지만 대학에서는 발표를 하지 않고 학점을 따기 어렵다. 그만큼 대학의 수업 시간은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발표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그에 따라 학생들은 잘하든 못하든 자신의 발표 능력을 평가받는다. 결국 학생들은 발표를 통해서 ‘나’를 보여주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말하면 남에게 ‘나’의 지적 능력을 뽐내는 것이다. 이 능력을 대학에서는 크게 의사소통 능력, 혹은 표현 능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발표란 무엇인가?

발표(發表) 「명사」

어떤 사실이나 결과, 작품 따위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어 알림. ≒표발.

당선자 발표. / 성명 발표. / 논문 발표. / 음반 발표. / 공식 발표. / 소비자 보호 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식품 유통 기한 위반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발표-하다(發表--) 「동사」

【…을】 어떤 사실이나 결과, 작품 따위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어 알리다. ≒표발하다.

의견을 발표하다. /사건 내막을 발표하다. / 검찰은 오는 18일경 종합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원, 1999.

위의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을 세상에 널리 드러내 알리는 활동’이 가장 범박한 발표에 대한 뜻풀이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널리 드러내다’와 ‘알리다’에 있다. 널리 드러내고 알리는 그 ‘무엇’은 어떤 내용이겠으나 그 주체는 바로 ‘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발표’는 ‘나’라는 주체가 ‘무엇’을 ‘공개적으로, 혹은 공적으로 말하다’로 다시 풀이할 수 있다. 은밀하게 사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다’에 주목한다면 발표는 반드시 언어 행위를 수반한다는 것이다. 언어 행위 없이 어떠한 발표도 성립될 수 없다. 물론 ‘음악 혹은 무용 발표회’도 우리

는 발표라고 부른다. 이 경우는 ‘발표’의 초점이 가락이나 몸짓 등 비언어 행위에 맞춰져 있다. 여기서 언어 행위는 최소한의 메타언어적 속성으로만 기능한다. 그러나 여기서도 ‘언어’는 빠지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발표’라는 어휘를 떠올리면서 몇 가지 단어를 함께 연상할 수 있다. ‘??? 내용’, ‘나’, ‘청중’, ‘공개적으로 그리고 공적으로’, ‘드러내다’, ‘말하다’ 따위가 그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어찌하다’와 같은 필수요소가 들어간 ‘발표’를 다시 한번 정의해 보자.

발표 :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혹은 메시지를 공개적이고 공적으로 청중에게 말하는 활동

2) 발표 왜 해야 하는가

우리는 발표를 왜 해야 하는가? 단순히 자신의 말하기 실력을 뽐내기 위한 것일까? 말하기를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그런 점이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반복된 발표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어떠한 내용을 능수능란하게 잘 전달하는 달변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말만 잘하는 것이 발표를 하려는 이유는 아니다. 우리가 다양한 공간에서 발표를 하는 이유는 청중에게 필요한 정보와 설득력 있는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그러한 실천적 언어 행위를 통해 다음과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정확한 발표를 통해서 우리는 사실에 기반하여 표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듣는 이에게 명료하고 체계적인 발표를 보여줌으로써 발표의 주체인 나의 지적 능력을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영향 관계를 논증하는 발표를 통해 현상 분석과 추론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참신한 발상과 아이디어, 획기적인 실험 결과에 바탕을 둔 발표를 통해서 창의적 사고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또한 문제 제기와 주장을 담은 발표를 통해서 우리는 비판적 사고 및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어떤 사건이나 논쟁적인 문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심하고 부정하는 비평적 시선을 갖추는 것 역시 대학생에게 요구되는 필수 능력이다. 우리는 논리와 논증을 통해 장애나 걸림돌을 넘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화법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발표자의 역량을 함께 함양할 수 있다.

다양한 시선과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개인 발표는 발표의 주체인 화자와 경청하는 청중 사이의 대화이자 의사소통이다. 그 발표의 공간에서 발표자는 자신이 준

비한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자신만의 방법과 논증을 통해 지적 능력을 표출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곧 ‘나’라는 개인의 존재 근거를 확인하고 보여주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청중의 입장에서는 호기심과 함께 비판적 시선에서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갈 수 있다. 진정한 말하기는 발표와 경청의 상호작용이며 두 주체 사이의 의사소통이다.

3) 발표 어떻게 할 것인가

효과적인 발표를 위해서 발표자는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발표자는 발표의 발화 맥락이나 발화 상황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목적으로 발표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발표자는 청자를 고려하여 발표를 진행해야 한다. 청자와 발표자는 어떤 관계인지, 청자의 기대와 요구는 무엇인지, 청자

의 연령, 성별, 교육 수준, 청자의 문화적 자아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발표자는 자신의 발표, 말하기의 목적과 주제를 분명히 해야 한다. 내가 수행하는 발표가 정보전달형 발표인지, 청자와의 관계적 측면을 높이는 친교적이고 의례적인 발표인지,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설득하는 발표인지 그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자신이 발표하고자 하는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발표이어야 한다. 대체로 대학에서는 교수자에 의해 주제가 제공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포괄적인 주제에 대하여 주제를 한정하고 구체적으로 발표 주제를 설정하는 것은 발표자 개인의 몫이다.

발표 기획하기

주제 설정

• 시의성과 구체성을 고려하기

• 추상적인 주제는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도록 구체적으로 바꾸기

3P분석

• 목적purpose : 선정한 주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 청중people : 청중의 흥미, 관심사, 지식수준, 성별, 세대를 고려하기

• 장소place : 규모와 좌석 배치, 동선, 장비와 기자재 고려하기

자료 수집 및 정리

• 문헌 자료나 인터넷 자료의 출처를 정확히 밝히기

• 발표 주제와의 관련성,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하기

• 수집한 자료를 정리하고 재구성하기

개요 작성

• 기승전결을 생각하며 개요 작성하기

•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발표 시간에 알맞게 배치하기

• 어떻게 슬라이드로 나눌 것인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메모하기

어떤 유형의 발표든 청중의 흥미를 유도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발표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자료들은 발표에서 정보를 전달하거나 설득하는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뒷받침 자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사실, 통계 자료, 사례, 권위 있는 전문가의 말, 학술적 연구 결과 등은 발표 주제에 대한 유의미한 자료들이며 설득하는 발표에서는 주장의 논거가 되기도 한다. 이 자료들은 발표자인 내가 정해진 주제에 따라서 적절하게 취사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발표자는 이러한 객관적 자료가 증거나 논거를 적절하게 가공하여 자신의 발표 내용 안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행위는 말할 내용을 효과적으로 조직하는 일과 관련이 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똑같은 자료일지라도 적절하게 배열하고 다양한 내용 전개 방식을 활용하여 말하기를 수행할 때 그 발표의 질은 확연히 달라진다. 내용을 효과적으로 조직한다는 것은 발표 내용이 체계적이며, 논리적인 구조 안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 발표의 유형

● 정보전달형 발표

내용에 따른 발표 화법은 크게 정보전달형 발표와 설득형 발표로 나눌 수 있다. 정보전달형 발표의 경우 정보, 지식, 기술, 경험, 문화 등을 청중에게 쉽게 효과적으로 알려 주는 발표로 해당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후 프레젠테이션 문서 등을 활용하여 청중에게 전달하는 공식적인 말하기이다. 이 화법은 그 구체적인 목적이나 방법에 따라 다시 설명하기, 보고하기, 묘사하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대체로 자신의 생각보다는 조사한 내용을 충실하게 객관적으로 잘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는 말하기이다.

- 설명하여 말하기

설명하기란 어떤 사건이나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나 과정과 결과 등을 청중에게 명확하게 밝혀 전달하는 말하기이다. 또한 기초적인 개념이나 전문 술어가 지니고 있는 의미 등을 청중에게 정확하게 알려주는 말하기의 방법이기도 하다. “섹스(sex)와 젠더(gender)” 두 용어에 대한 사전적 정의, 용어의 역사적 변천, 두 용어의 의미 차이와 사회적 맥락 등에 대한 정보를 발표에서 제공해 준다면 이것은 설명하는 말하기의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설명하기는 대학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말하기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매일 듣는 선생님의 강의나 학생들의 정보전달형 발표 또는 저명한 학자들의 학술 강의 등은 대부분 이 화법을 사용한 것이다.

- 보고하여 말하기

보고하여 말하기란 이가 직접 목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사건 또는 방송이나 신문, 잡지, 서적 등을 통해서 알게 된 사건, 또는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관찰이나 조사 연구의 결과 등에 대한 정보를 청중에게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말하기이다. 사회 현상에 대한 객관적 관찰을 보여주는 지표나 조사 연구의 데이터 결과, 예컨대, ‘한국의 저출산과 학령 인구 감소’ 등에 대한 정보를 청중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알려주는 말하기는 ‘보고하여 말하기’의 대표적인 예이다. 필요하다면 말하기의 결말 부분에서 본론에서 이미 언급한 설명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서 끝을 맺을 수도 있다.

이 말하기에서 메시지 내용은 청중이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명료해야 한다. 또한 그 내용이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한국의 저출산과 학령 인구 감소’에서 한국 사회에서 저출산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저출산과 학령 인구 감소와 관련된 도표,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발

표를 진행해야 한다. 데이터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없는 데이터 등 거짓으로 만들어내는 변조와 위조가 없어야 한다. 이 말하기는 기본적으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말하기의 전개 방식이 귀납적이면 더 좋다. 필요하다면 말하기의 결말 부분에서 향후 전망을 간단히 제시하면서 끝을 맺을 수도 있다

- 묘사하여 말하기

묘사하여 말하기란 어떤 사물의 생김새나 장면, 자신의 감정 등을 구체적인 심상으로 표현하는 말하기의 한 방법이다. 이 말하기는 그림이나 사진의 요소들과 상당히 관련되어 있다. 화자는 자신이 표현한 언어로 듣는 사람에게 구체적인 심상을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와 줘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묘사하여 말하기는 대부분 혼란스럽거나 부정확하고 왜곡된 심상을 제공하기 쉽다. 묘사하는 방법으로 먼저 화자는 청중이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화판의 역할

을 할 수 있는 그림틀을 정교하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마치 사진작가들이 말하는 이른바 ‘초점’처럼 화자는 자신이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을 말하기를 통해 도드라지게 드러내야 한다.

이 묘사하여 말하기는 청중들이 바로 또는 나중에 적용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심상을 정밀하고 자세히 전달한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기능이 있다. 또한 묘사 대상에 대해서 청중에게서 강한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는 점에서 설득적인 기능도 함께 갖추고 있다. 또한 묘사는 호기심, 궁금증 등을 불러일으키거나, 혹은 미적 감각에 의지하거나 호소한다는 점에서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 설득형 발표

정보전달형 발표와는 달리 설득형 발표는 화자가 비판적 시선을 바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자신의 관점이나 주장을 담아서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말하

기이다. 이 화법에서는 객관적인 정보나 자료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거로 제시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말하기 과정에서 기존의 생각과는 다른 차별적이고 자신만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설득적 발표는 화자가 말을 사용하여 청자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의도적인 말하기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서 ‘말’이란 이성적 논증법이거나, 또는 이성에 감성을 결부시키는 방법으로서의 언어 행위이다. 다시 말하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작성하여 이를 음성언어를 통해 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청자의 반응은 듣는 이의 신념, 태도, 행동이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설득적 말하기의 준비에서는 청중이 어떤 신념이나 태도를 지니고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는 물론이고 청중의 이러한 신념, 태도, 행동 등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사회 경제적, 문화적 요인들까지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청중 분석과 목적 설정이 끝나면 그것을 청중이 수용할 수 있도록 설득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한다. 이는 설득적 발표의 가장 핵심이다. 설득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저서 <수사학>에서 말했듯이, 논리적 설득 방법(logos), 감성적 설득 방법(pathos) 및 인격적 설득 방법(ethos) 등이 있다.

청중을 설득하려면 논제가 ‘참’이거나 ‘타당하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성의 언어로 청중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 논리적 설득 방법은 설득의 기본이긴 하지만 청중이 반드시 화자의 이성적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반드시 이성적 또는 논리적 주장에만 좌우되거나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논리적인 표현보다 더 중요한 요소들이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설득은 감성적 설득 방법과 연관이 있다. 청중의 다양한 감정과 욕구에 호소하거나, 청중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화법 역시 설득적 발표의 또 다른 전략이다.

설득의 방법의 세 가지 중에서 마지막으로 인격적 방법도 역시 중요하다. 이 방법은 말보다는 화자의 인격적 요소로 청중을 설득시키는 것을 말한다. 화자가 지니고 있는 높은 지성, 선의, 훌륭한 도덕성, 긍정적인 권위 등은 대표적인 인격적 요소들이다. 청중은 화자의 이런 인격적 요소에 의존하여 화자의 말을 신뢰하게 된다는 것이다. 똑같은 내용의 메시지라도 그것을 누가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진다. 이처럼 메시지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말하는 이의 인격이나 권위, 전문성, 신뢰성 등을 통틀어 우리는 화자의 공신력이라고 부를 수 있다.

특정한 학문 분야의 전문가. 대학의 교수를 포함한 연구자들은 이미 공인된 이러한 공신력을 갖춘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인이나 학생 등이 이러한 신뢰와 명성을 획득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자신만의 설득적 발표를 통해서 그것을 실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공신력은 화자의 덕목이자 능력이지만 실제로는 듣는 이의 평가에 따라서 결정된다. 따라서 청중 앞에서 설득적 말

하기를 할 때 공신력을 높이려면 평소에 폭넓은 독서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지식과 함께 훌륭한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

(2)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 방법

● 적절한 말하기 방법을 선택하기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메시지 원고를 보며 말하기요, 둘째는 원고 내용을 암기해서 말하기이며, 셋째는 메시지의 개요만 보며 말하기이다. 원고를 보며 말하기는 메시지 내용의 정확성이 필요한 중요한 정치 연설이나 기념사 등의 공식적 말하기에서 많이 쓰인다. 그러나 원고를 읽을 때 단순히 책을 읽는 방식으로 읽어서는 안 되며, 청중에게 되도록 골고루 시선을 주면서 다양한 비언어적 요소를 활용하며 읽어야 한다. 이때 의도적

으로 원고를 숨기거나 감출 필요가 없다. 오히려 원고를 감추려다 읽던 곳을 찾지 못하고 실수를 하게 되면, 자칫 청중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원고 내용을 암기해서 말하는 방법은 과거에 웅변대회 등에서 흔히 썼던 낡은 방법으로 그리 바람직한 메시지 전달 방법은 아니다. 원고 내용을 모조리 암기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암기한 내용을 잊게 되면 말문이 막혀 더 이상 이야기를 계속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완벽한 암기와 연습을 통해 자연스러운 화법을 구사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발표 준비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하여 메시지의 개요만 보며 말하기는 그 상황이나 청중의 반응에 맞추어 메시지 내용을 조금씩 융통성 있게 고쳐 가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듣기에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 방법은 말하기의 경험이 적은 화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하기 방법이다. 말하기 역시 반복적 경험을 통해서 단련된다. 메시지의 개요나 핵심

주제어만을 보면서 군더더기 없이 화법을 구사하는 화자에게서는 연륜이 묻어나기도 한다. 이 말하기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므로, 자연스럽고 보다 설득적인 말하기의 능력을 높이려면 이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발표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발표자인 화자가 청중에게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한 적이 있겠지만, 대중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쉽고 편한 일이 아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맥박이 빨라지고, 손발이 떨리며, 입이 마르고, 주눅이 들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어지럽고, 배가 아프고, 메스껍기까지 하다. 이러한 두려움 증상을 흔히 우리는 ‘무대 불안증’이라고 부른다.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모두가 느끼게 되는 현상이다.

발표 두려움 증상은 크게 성격의 문제, 상황적인 측면, 특정인 접촉에 따른 요인

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성격적인 면에서 두려움증이란 모든 의사소통 상황에서 거의 언제나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 두려움증은 부분적으로 유전적인 것이지만 대부분은 성장 과정에서 겪은 부정적인 경험에서 기인한다. 어린 시절에 남 앞에서 말을 하려고 할 때 강제적으로 제지를 당한 경험이 자주 있었거나 말하기 실패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면 스스로 말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것이 결국 모든 담화 상황을 두려워하게 만든다.

상황적인 면에서 두려움증은 발표, 면접 등과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만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상황의 중요성 때문에 생기는 두려움으로 누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이 두려움을 겪게 된다. 대학에서 처음 발표를 하게 될 때, 사회에 진출하고자 할 때 경험하는 면접 상황 등은 누구에게도 두려움과 긴장을 수반하게 한다. 그러므로 말하기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거나 말하기 기

술이 부족한 경우는 상황적인 두려움증을 겪게 될 가능성이 그만큼 큰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념이나 태도가 부족한 낮은 자아 개념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따라서 자신감을 갖고 직면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정인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두려움증은 상대방이 화자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일 경우 주로 나타난다. 이것은 과거의 경험에 의해 실패를 예측하거나 상대로부터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대학에서는 처음 대면하게 되는 교수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이 대표적일 것이다. 대학 교수는 나를 시험이나 학점으로 평가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학생들에게는 껄끄러운 존재이기 쉽다. 그런 교수자를 처음 만나 느끼는 두려움은 끊임없이 교수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어느 사이에 눈 녹듯 사라질 수 있다.

● 적절한 비언어적 전략 활용하기

좋은 발표자는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는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발표자가 지녀야 할 태도 역시 좋은 발표를 수행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다음에 제시된 항목은 좋은 발표자가 갖추어야 비언어적 요소이자 준언어적 요소이다. 발표에 이 부분을 유념하여 발표자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발표를 하는 과정에서 발표자는 다양한 비언어적·준언어적 요소를 활용해야 한다. 대체로 표정과 몸짓, 그리고 발표자의 목소리 등에 해당한다. 어떤 주제에 대한 발표는 음성언어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청중들은 발표자가 언어로 전달하는 메시지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다. 청중들은 발표자의 언어 말고도 청중과 교감하는 다양한 비언어적 요소에 관심을 갖게 된다. 비언어적 요소가 결여된 채 발표하는 것은 로봇이 발표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비언어적 요소 중에서 시선 처리는 청중과의 원활한 신뢰 관계 형성에 중요한

요소이다. 시선이 아래로 향하거나, 청중 앞줄 등의 특정한 곳에만 머물고 있다면 그것은 실패한 시선 처리이다. 대체로 청중과 발표문, 혹은 PPT 화면을 적절하게 번갈아 보면서 발표를 진행해야 한다. 청중 전체에게 시선을 분산하려는 노력과 함께 발표자는 자신의 얼굴 표정이 경직되지 않도록 가벼운 미소를 띤 채 발표를 진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발표에서 제스처 역시 중요한 비언어적 요소이다. 목석이나 로봇처럼 아무런 움직임 없이 발표하는 것은 스스로를 위축시킨다. 청중들의 주위 집중과 내용 전달의 극대화를 위해 적절한 손동작은 아주 중요하다. 이 손동작 통해 발표 핵심어를 판서하는 행위, 프레젠테이션 발표문을 향하여 손가락 등을 가리키는 것들은 자연스러운 제스처의 모습이다. 가슴을 자신감 있게 펴고 머리는 지나치게 숙이지 않는 자세 역시 적절한 몸가짐에 해당한다. 발표 장소의 의자나 책상에 걸터앉거나 교탁 등에 양손을 짚는 태도는 겸손하지 않은 발표자의 몸짓이다. 앉아서 발표하

는 자세 역시 미리 양해를 구하지 않는 이상 성의가 없어 보이거나 지루한 발표가 될 수도 있다.

비언어적 요소만큼 중요한 것이 준언어적 요소이다 대표적인 준언어적 요소는 음성 혹은 목소리다. 발표자의 목소리는 청중이 발표를 편안하게 듣는 데 필요한 준언어적 요소이다. 이 목소리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부분도 있어서 개인 사이의 편차도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발표자는 자신이 발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자신의 음성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작거나 큰 목소리보다는 적당한 목소리의 톤을 유지하는 게 좋다. 다만 시작, 강조, 마무리 부분에서는 목소리를 조절하여 변화를 주는 게 필요하다.

말의 속도 역시 준언어적 요소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발표를 진행할 때 일반적으로 긴장을 하게 되면 말이 빨라지게 된다. 말이 빨라지게 되면 메시지의 전달 효과는 그에 비례하여 떨어지게 마련이다. 발표자의 말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청중이 느끼게 되면 청중 역시 그 발표 내용과 강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편하게 들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평소에 자신이 하는 말의 속도보다는 더 느리게 발표하는 것이 적당하다.

청중들은 발표자가 어떤 복장과 태도로 발표하는지도 유심히 관찰한다. 발표자가 모자를 쓰고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발표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특별한 이벤트를 하려는 의도가 아닌 이상 그 발표자는 청중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발표 시작 전부터 발표자의 이미지가 크게 깎일 수 있다. 발표 현장이 공식적인지 비공식적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으나, 발표는 대체로 공적인 언어 행위임을 전제한다면 소위 말하는 ‘드레스 코드’를 발표자는 신경 써야 한다.

● 발표 시간 지키기

비언어적 요소는 아니지만, 발표 시간을 준수하는 일 역시 발표자가 반드시 숙

지해야 할 요소이다. 주어진 시간에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발표 능력이다. 시간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면 주어진 발표 시간에 자신의 발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서론 부분을 장황하게 설명하다 발표 시간의 대부분을 소비해 버리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경험하게 된다. 발표 시간을 준수하지 않으면 발표자의 역량도 의심하게 된다.

30분의 발표 시간이 주어졌다면 발표 내용을 서론, 본론, 결론에 따라서 적절하게 배분해야 한다. 대체로 발표 시작과 함께 서론 부분은 5분을 넘어서는 안 된다. 발표의 목차, 문제 제기, 발표의 목적은 간결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본론 발표는 발표 주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겠으나, 세 부분으로 나누어 20분 안팎에서 마무리해야 한다. 본문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초과하면 메시지 전달 효과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결론은 본론 요약과 주장, 그리고 전망을 중심으로 5분 이내로 마무리해야 한다. 짧고 간결한 결론은 발표를 경청하는 청중들의

뇌리에 깊이 남는다.

(3) 발표 듣기와 청중

발표에는 반드시 그것을 듣는 대상이 전제되어 있다. 우리는 이 상대방을 청중이라고 부른다. 발표자를 화자로 부른다면 그에 대응하여 청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단 한 명에서부터 수백 수천에 이르는 청중이 존재할 수 있으며 심지어 시청자 역시 공간을 초월한 청중에 포함되기도 한다. 발표자가 청중이 없이 발표하는 것은 말 그대로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 청중이 발표자의 발표를 듣기 싫어 딴청을 하거나 듣는 척하는 경우는 있어도 청중 없는 발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청중과의 교감, 그리고 소통이 최근 발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청중의 존재는 쌍방향 의사소통이라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

청중의 듣기 활동은 발표자의 발표, 언어 표현에 대응하여 언어 이해의 영역에 해당한다. 청각 기관을 통해서 지각된 음성적 정보를 의미로 바꾸어 인지하는 고차원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이 듣기는 단순히 발표자의 언어 표현에 해당하는 소

리를 듣는 것이 아니다. 발표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의미를 듣는 것이다. 따라서 청중이 발표를 듣는 것은 수동적인 언어 행위가 아니다. 발표자와 함께 그가 전달한 내용의 의미를 공유해 가는 과정이다.

청중은 발표자의 발표 내용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상적인 청중은 의미 듣기의 맥락에서 발표 내용을 재구성하게 된다. 전혀 모르는 새로운 내용이든 청중의 입장에서 관점이 다른 내용이든 청중은 의미 듣기의 일환으로 발표 내용을 선택하고, 조직화하며, 해석하는 과정으로 듣기를 수행한다. 이 과정이 발표를 듣는 과정에서 항상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청중은 그런 언어적 이해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우리는 이 언어적 이해 활동을 경청이라고 부른다.

선택하여 듣기를 통해서 청중은 자신이 흥미롭다고 판단되는 것,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 발표자에게 기대하는 것에 대하여 집중하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물론 발

표자의 모든 내용을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발표자의 발표 내용은 청중의 시선에서 다시 조직화하게 된다. 들은 내용 중 인상적인 것을 중심으로 자신의 틀에 맞추는 일반화의 과정과 발표 내용 중 독특하고 변별적인 특성을 지각하는 과정을 수행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석하기는 발표 내용에 의미 부여와 추론을 통해 의미 듣기로 실현하는 과정이다. 결국 이러한 듣기의 과정은 정보의 수용과 비평적 시선으로 귀착된다.

1.2.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

1) 프레젠테이션이란 무엇인가

‘발표’의 개념이 진화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바’ 곧 메시지이나, 최근에는 발표 형식과 발표 태도 역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누가 요리해서 어떤 그릇에 담아내느냐에 따라 그 음식의 맛과 평가가 달라지듯이 발표의 형식과 태도도 내용 못지않게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 시대가 이미 되었다.

이제 발표는 단순히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문서 작성 도구를 이용한 말하기라는 형식으로 바뀌며 정착되고 있다. 소위 말하는 ‘프레젠테이션’이다. 우리는 ‘발표하다’의 관용적 표현으로 ‘피티하다, 프레젠테이션하다’라는 외래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발표 문서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PPT가 대표적이다. PPT라는 발표 도구 말고도 다른 발표 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비록 ‘프레젠테이션’은 발표 형식의 하나일 뿐이지만, 전통적인 텍스트 형태의 문서나 원고를 들고 발표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글로 구성된 텍스트는 중요하고 그 가치가 유

효하나, 그것을 발표할 때 이 텍스트는 보여주는 문서로 가공되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은 그 본래의 의미가 ‘광고 대리업자가 예상 광고주를 대상으로 광고 계획서 따위를 제출하는 활동’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사전적 정의가 그렇다고 해서 프레젠테이션이 광고업계에서만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요즘은 발표의 대명사가 프레젠테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회사, 학교, 관공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일반화되어 있다. 프레젠테이션은 가장 효과적인 의사전달의 수단이며, 가장 효율적인 설득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이 강조될 때마다 발표 태도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당연히 발표 태도는 발표 주체인 ‘나’와 연관되어 있다. 새롭게 출시된 스마트폰 제작 발표회를 본 적이 있는가? 올림픽이나 박람회 등을 유치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발표자의 발표 태도를 기억하는가? 이러한 프레젠테이션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말하기의 대표적인 예이다.

발표하기에는 다양한 형식이 있다. 준비된 원고를 바탕으로 텍스트를 읽어가는 발표, 발표 내용을 모두 암기하여 청중들에게 말하는 발표, 적절한 발표 도구를 이용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요약하는 발표 등이다. 이 중에서 학교 현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발표는 프레젠테이션이다.

2) 프레젠테이션 왜 해야 하는가

프레젠테이션은 기본적으로 언어적 표현이다.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생성하여 음성적 언어 수단인 말로 전달하는 과정이다. 구체적인 발화 환경과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의식적 활동이다. 따라서 혼자 벽을 보고, 혹은 거울을 보고 자신에게 얘기하는 독백이 아니다. 이 프레젠테이션을 듣는 청자를 전제하며, 발표를 하는 과정에서 발표자인 화자는 자아를 드러내는 동시에 청자인 상대방과 사회적 관계

를 맺는다. 나를 드러내는 행위와 상대와 관계를 형성하는 행위는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발표자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서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보여주게 된다.

또한 프레젠테이션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말하기의 방법이다. 그런 맥락에서 단순히 텍스트만을 제시하는 일반적인 발표 행위와는 구별된다. 대학 수업시간에서 학생들이 주어진 주제에 대하여 발표를 하거나, 학술 대회 등에서 교수를 포함한 연구자들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주장해 가는 방식이 변화한 것이다. 글로만 구성된 전체 발표문은 그 분량이 많을뿐더러 정해진 시간에 그 내용이 청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제 발표는 프레젠테이션이라는 발표 형식을 통해서 메시지를 읽는 방식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체 발표 내용을 압

축하여 청중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텍스트 중심의 발표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면에서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그에 반하여 프레젠테이션은 텍스트의 주요 내용을 시각적으로 재구조화한다는 점에서 문서 중심의 발표와 구별된다. 글로 전달할 때 발휘하기 어려운 효과와 메시지 전달력은 프레젠테이션 발표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발표 환경의 변화는 프레젠테이션 중심의 발표를 더욱 요구하고 있다. 발표자가 텍스트를 읽는 발표에서 벗어나 보여주는 프레젠테이션으로 바뀌고 있는 현실은 이제 절대적이다.

대학을 비롯한 모든 교육 기관에서도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수업에 도입하는 경우가 보편화되었다. 교수의 강의도 단순히 설명 중심에서 벗어나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도입하는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의 발표는 프레젠테이션 발표로 정착된 지 오래다. 또한 예전에는 학생들의 리포트도 텍스트 형식으로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그 리포트를 PPT로 구성하여 제출하는 것

까지 평가에 반영하는 강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입사를 위한 면접에서도 ‘프레젠테이션 면접’이라는 형식을 많이 도입하고 있다. 물론 회사나 학교, 관공서 등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와 관련된 프레젠테이션과는 많이 다르다. 업무와 관련된 프레젠테이션은 철저한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논리를 만들어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입사를 위한 프레젠테이션 면접은 주로 자신에 대해 잘 소개하는 것이 그 중심을 이룬다. 입사 이후 사회생활을 하는 중에 다양한 프레젠테이션의 기회가 더욱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은 내용의 전달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내용의 전달을 포함하여 그 사람에 대한 많은 부분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학력이나 경력과 같은 객관적으로 증빙할 수 있는 사항들은 이력서를 통해 알 수 있지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자세나 시선의 처리, 말투, 행동 등에서 그 사람의 인성과 미래의 가능

성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사 시험에서 프레젠테이션 면접의 비중과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발표 내용과 함께 청중은 발표하는 ‘나’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청중은 발표 주체의 언어적, 비언어적 행위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심지어 발표자의 ‘드레스코드’도 관심사다. 그것이 또한 발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발표자가 자신만의 발표 형식을 빌려 다른 발표자와 변별되는 존재로 드러내는 것까지 발표 평가에 반영되기도 한다. 바야흐로 발표도 이제 보여주는 시대가 되었다.

3) 프레젠테이션 어떻게 할 것인가

(1) 프레젠테이션의 단계

오늘날 프레젠테이션은 더 이상 소극적인 개념이 아니다. 보다 능동적인 측면에

서 상대방을 설득하여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고자 하는 행위인 것이다. 날로 프레젠테이션의 중요성이 높아져 가는 지금, 위에서 익힌 프레젠테이션의 개념을 바탕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 준비 단계. 프레젠테이션 단계, 프레젠테이션 이후 단계에서 해야 할 말하기 활동을 살펴보기로 하자.

● 프레젠테이션 준비 단계

프레젠테이션의 준비 단계에서는 몇 가지 요소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우선 이 단계에서는 발표에 대한 주제 설정과 함께 이 발표가 정보를 전달하는 발표인지 아니면 청중을 설득하는 발표인지 결정해야 한다. 발표의 유형이 학생들에게 주어지기도 하지만, 발표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발표의 주체인 내가 결정하는 발표의 전략이 될 수 있다. 포괄적인 발표 준비 전략과 함께 발표를 듣는 청중에 대한 분석도 이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이 프레젠테이션의 준비 단계는 프레젠테이션

의 기획 단계라고 부르기도 하다.

발표 준비 단계에서 해야 할 필수적인 활동은 발표 주제에 대한 자료 수집과 분석,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발표 전략에 따른 발표 내용의 개요 작성과 프레젠테이션 문서 작성이다. 자료 수집과 분석은 선행 연구의 조사, 자신이 발굴한 객관적인 자료에 대한 정리를 포함한다. 청중을 설득하는 발표를 준비하는 전략을 수립했다면, 이러한 자료들이 자신의 주장과 논증에 대한 적절하고 명백한 논거들이 될 것이다.

한글문화 특강

2025.3.7(목) 오후1시~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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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과 한글 이야기, 그 오해와 진실

이상혁(한성대)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준비 단계에서는 개요는 물론이고 본문의 논거들과 주장 등을 텍스트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문서인 PPT로 완성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이 문서를 바탕으로 발표자인 ‘나’는 실제 프레젠테이션 단계에서 이루어질 말하기에 대한 사전 연습을 반복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이 활동은 우리는 일반적으로 발표의 리허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발표에 대한 사전 연습을 통해서 프레젠테이션 단계에서 범할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발표 두려움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

● 프레젠테이션 본단계

프레젠테이션 본단계에서도 몇 가지 요소에 대한 실천이 필요하다. 발표의 본단계이기 때문에 이 단계는 말하기 언어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이다. 우선 효과적인 말하기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발표의 목적(purpose), 청중(people), 발표 장소(place)에 따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발표자의 발표원고 준비 정도에 따라서도 그에 맞는 전달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

은 이미 프레젠테이션 준비 단계에서 점검된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체크해야 할 사항이다.

목차

Ⅰ. 들어가며

Ⅱ. 훈민정음에 대하여 -그 오해와 진실-

1. 훈민정음이란?

2. 훈민정음, 누가 만들었는가?

3. <훈민정음> 해례본과 <훈민정음> 국역본(언해본)

4. 훈민정음, 어떻게 만들었는가?

5. 훈민정음, 왜 만들었는가?

6. 훈민정음에서 한글로

Ⅲ. 결론 : ‘명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프레젠테이션 단계에서는 형식적인 면에서 자신만의 화법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이 화법은 단순히 말하는 방법이 아니라 이미 연습해 두었던 언어적 요소 및 비언어적 요소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표준어를 바탕으로 음성, 발표 속도, 제스처, 시선 처리에 신경을 써야 함은 물론이다. 발표 상황에 맞는 정확한 어휘 구사, 그리고 올바른 문장에 기반한 말하기를 실천해야 한다. 또한 공식적인 말하기라는 점에서 모든 연령대의 청중들에게 경어를 사용하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청중의 반응을 보면서 위트와 유머를 구사할 수도 있다.

프레젠테이션 단계에서는 내용적인 면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지만, 말하기에서도 체계적인 내용 전개가 필요하다. 발표에 대한 도입 단계를 거친 후, 결론을 먼저 제시하고 뒷받침하는 논거를 제시할 것인지 그 반대로 다양한 논거를 제시하고 마지막에 주장과 함께 결론으로 마무리할지 발표자가 직접 결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자료 조사 내용의 단순 나열이

나 발표 주제와 무관한 군더더기 등은 효과적인 발표를 위해서 불필요한 요소둘이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주장하는 바, 강조하고 싶은 바를 청중들에게 다시 각인시키는 발표 전략도 필요하다.

Ⅰ. 들어가며

▶ 송강호, 박해일 주연의 영화, <나랏말싸미>(2019)를 보셨나요?

▶ 이 영화는 진실 혹은 거짓?

⇒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

● 프레젠테이션 이후 단계

프레젠테이션 이후 단계는 질의와 응답의 시간이다. 발표자는 주어진 시간에 정확하게 자신의 발표를 마친 후에 청중들이 발표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자연스럽게 청중들에게 질문을 요청해야 한다. 발표를 마쳤다고 모든 ‘발표하기’ 행위가 종료된 것이 아니다. 발표하기가 화자와 청자 사이의 순서 교대에 따른 의사소통 행위임을 이미 강조한 바가 있다. 발표자는 청중의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미처 발표 시간에 다하지 못한 내용을 부연하여 설명할 수도 있다. 또한 발표자는 비판적 지적에 대하여 포용적 태도를 유지하며 자신의 발표에 대한 오류를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Ⅲ. 결론: 명품을대하는우리의자세

▶ 훈민정음은 전대미문의 신문자이며, 어문정책의 소산이다.

▶ 그 창제 주체는 세종이요, 집현전 학자들은 협력자이자 조력자이다.

▶ <훈민정음>은 세계기록문화유산이자 국보 70호이며 고전이다.

▶훈민정음과 한글은 인류 문자사에서 다소 ‘사치스러운’ 명품이자, 우리의 민족문화유산이다.

(2) 보여주는 문서 프레젠테이션

주제를 설정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개요를 작성하는 과정은 일반 문서에서 글을 쓰는 과정과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 발표 문서는 일반 문서와 그 작성 방법이 다르다. 일반 문서에서 글쓰기 초고 작성을 할 때, 프레젠테이션 문서에서는 각 슬라이드별 개요 작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시각적 자료인 그림, 사진, 도표, 동영상 등을 삽입해서 청중들에게 보여주는 PPT를 만들어야 한다.

일반 문서

1) 주제 설정

2) 관련 자료 수집

3) 개요 작성

4) 서술

5) 퇴고

프레젠테이션 문서

1) 주제 설정

2) 관련 자료 수집

3) 개요 작성

4) 슬라이드별 개요 작성

5) 작성-그림, 도표 삽입

6) 퇴고

프레젠테이션 문서를 만들 때는 세 가지의 작성 원칙이 있다. 개별 슬라이드를 구성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하나의 슬라이드에는 하나의 메시지만을 담는 ‘1슬라이드 1메시지의 원칙이다. 둘째는 슬라이드가 바뀌는 과정에서 혹은 한 슬라이드 안에서 메시지의 중요도에 따라 글꼴과 배경색에 변화를 꾀하는 ‘강약의 원칙’이다. 마지막으로 청중의 시선을 고려하여 생각의 흐름을 적절한 편집과 도형 및 애니메이션 활용을 통해 구현하는 ‘시선 유도의 원칙’이다. 이는 결국 읽는 문서가 아니라 보여주는 문서로서 PPT에 시각적인 디자인을 입히는 작업이며,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활동 및 말하기 과제

1. ‘섹시즘(Sexism)의 개념과 그 사례를 정리하여 아래 제시한 운동의 관점에서 발표해 보자.

PC(Political Correctness) 운동

나이, 성, 외모, 신체 능력에 따라 언어적으로 차별 받지 않도록 하는 언어 실천 운동을 가리킨다. 인종차별과 성차별 언어를 거부하는 1980년대 미국 대학에서 다문화주의의 일환으로 부상된 운동이다. 정치적 공정성, 정치적 올바름을 지향하고 차별이나 편견에 바탕을 둔 언어적 표현에 저항한다. 사회적 소수자를 보호하는 언어 운동적 차원으로 언어 정책적 측면과 언어 예절의 관점에서 중요하게 제기된 언어 실천의 한 양상이다. 민주주의의 발달과 함께 정착되어 가고 있으며, 지금도 유효한 언어 실천 운동이다.

2. 예술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특정한 예술 분야를 하나 골라 그 역사와 사회성에 대하여서 발표해 보자.

3. AI와 함께 포스트휴먼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 내가 향유하고자 하는 삶의 태도에 대하여 자유롭게 발표해 보자.

2. 토의와 토론

토의와 토론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견 조율을 위한 말하기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회의 구성원은 누구나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공적이거나 사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토의와 토론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토의와 토론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최상의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토의와 토론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여러 가지 의견을 종합하여, 통합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토의는 절차적인 지식과 연습이 필요하다. 토의와 토론의 필요성과 진행 방식에 대해서 알아보자.

2.1. 토의

1) 토의란 무엇인가

‘토의’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토의는 가장 좋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이 의논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토의란 일반적으로 한 팀에서 이미 공통의 안건에 대하여 합의된 결론을 가지고 있을 때,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합심하여 최상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말하기를 뜻한다. 예를 들어 한 학과에서 학과 엠티를 떠날 경우 엠티 장소를 어디로 정할 것인가에 대한 주

제로 토의를 할 수 있다. 이때는 한 팀이 한 배를 타고 공동의 목표인 ‘다수의 학생이 원하는 엠티 장소 선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언어로 힘을 합쳐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토론은 하나의 안건에 대하여 찬성팀과 반대팀으로 나누어 각자 주장의 합당함을 강조하는 경쟁적 말하기라면, 토의는 협력적 말하기이다. 토의와 토론은 엄격히 구별되지 않고 혼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 예에서 엠티 장소 선택을 위해 회의를 한다면, 쾌적하고 넓고 자연경관이 좋은 엠티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팀원 모두가 동의한다고 해도, 엠티 장소를 강원도로 할 것인지 충청도로 할 것인지 경기도로 할 것인지, 물가로 할 것인지 산속으로 할 것인지 등 부분적 사항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다수가 원하는 엠티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관련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토의라고 해도 구체적 지역이나 풍광 등에 대해서 다른 의견,

즉 이견으로 대립하는 부분에서는 일시적으로 찬반 토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학생 대표와 학교 대표들과의 회의나 학생회 내부의 회의 등도 토의이다. 공간 사용 문제, 수강 신청 문제, 장학금 문제 등이 이러한 회의들에서 논의되며 이들은 학생들의 대학 생활에 가장 밀접한 토의 주제들이다.

전통적으로 토의의 종류는 패널 토의, 심포지엄, 회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패널 토의는 배심 토의라고도 하며, 특정 문제에 관하여 관심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패널을 구성하여 이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토의를 하는 방식을 말한다. 주로 정치적이나 시사적인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청중이 질의응답 및 의견 제시를 할 수 있다.

심포지엄은 토의를 진행하기 전에 3인에서 5인 정도의 발표자들에게 특정 주제에 대하여 발표를 의뢰하는 강연식 토의이다. 발표자들은 주제 관련 전문가인 경

우가 많다. 심포지엄에서는 청중에게 질문을 받는 시간이 주어진다. 발표자들끼리는 의견 교환을 하지 않으며 이러한 점에서 일반 강연과 유사하다.

포럼은 원래 재판이나 공적인 이슈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토의를 하는 장소를 의미했으나 점차 의미가 확장되어 토의의 한 유형을 의미하기도 한다. 포럼은 처음부터 청중의 참여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앞서 설명한 패널 토의나 심포지엄과 차이가 있다. 포럼의 참여자들은 해당 주제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관리나 재건축 등이 주제라면, 아파트 주민과 소유자 등 주제와 직접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포럼의 참여자가 된다.

회의는 학교, 회사, 공공기관 등에서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개최하는 토의이다. 공동의 이슈에 대해 두 명 이상이 모여 협의하고 참석자들의 동의를 얻어 각종 사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을 회의라고 한다. 대학생들이 학과 문제나 동아리 운영 등에 관하여 자주 진행하는 토의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2) 토의 왜 해야 하는가

토의는 여러 사람이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문제 해결의 과정을 통해 해당 안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뿐 아니라, 이 안건에 대하여 팀원들이 가지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사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사회생활은 구성원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동의 목표를 향해 구성원들이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과 행동을 조정한다는 점에서 토의는 필수적이다. 구성원들은 토의를 하면서 해당 안건에 대해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자신이 내놓은 의견에 대한 여러 가지 판단을 할 수도 있다. 다른 의견들을 접하면서 주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서 지적인 만족을 얻게 되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의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사회생활은 크든 작든 집단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집단의 구성원들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공동체를 위한 선택에는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은 토의를 통해 집단을 위해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면서, 균형 잡힌 결정을 할 수 있다.

3) 토의 어떻게 해야 하는가

토의를 하기 위해서 우리는 몇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첫째, 토의는 최소 2인으로 구성된 팀이 있어야 한다. 토의는 협력적 말하기이기 때문에 최소 2인의 팀 결성은 필수적이다.

둘째, 토의의 주제, 즉 논제를 잘 선정해야 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토의는 팀 전

체가 하나의 합의점 혹은 팀 공동의 목표점을 정하고 합심하여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한 말하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제, 즉 목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앞서 제시한 예를 다시 설명하면, 엠티 장소 선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무엇인지, 엠티 참여자들의 요구는 무엇인지 등을 잘 조사해야 한다. 합의점에 대한 점검을 마친 후에 이를 위한 타개책을 찾아나갈 수 있다.

셋째, 논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례와 근거를 바탕으로 토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선택한 엠티 장소에 대한 인터넷 후기가 있는지, 엠티 장소 선정에 대한 통계 자료나 교내 신문 자료가 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넷째, 언어적 표현을 분명히 하여 청중에게 잘 들릴 수 있도록 발성하고 발음해야 하고, 말하는 속도도 잘 조절해야 한다. 조별 발표의 경우 여러 명의 조원들이 번갈아 가면서 말하게 되고 각자의 음성 크기 및 발음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청중은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빠르게 말하지 않되, 주요 용어는 분명히 발음하

는 연습이 필요하다.

다섯째, 토의는 단순한 의사소통이 아닌 주제에 대한 문제 해결 과정임을 분명히 한다. 논제와 관련된 의견 교환이 토의의 주된 내용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도달하기 위한 논의들이 오가야 한다.

토의의 논제를 선정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주제의 적절성이다. 토의의 주제는 조원들이 일상의 사회생활에서 관심을 가지는 영역의 것이어야 한다. 청중을 고려하여, 같은 반 수강생들과 관련이 있고 공감을 살 만한 주제로 선정할 수 있다. 토의 구성원이 대학생이라면 학내 이슈라든가, 같은 세대의 문화적 이슈 등을 주제로 선정하는 게 좋다. 교내 학생 식당 메뉴 구성이라든지, 학교 운동 시설 확충의 필요성 등이 이에 해당된다. 다음은 대학생 토의의 논제 예시이다.

- 학교 식당 메뉴 개선 방안

(대학생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특정 메뉴 추가와 메뉴를 추가할 수 있는 방안 논의)

- 야구나 축구를 할 수 있는 학교 운동장의 필요성

( 현재 체육관이 있지만 야구나 축구와 같은 야외 스포츠를 하기 위한 공간이 부족함을 강조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

- 학교 시설 유지 보수 및 개선 방안

( 특정 시설이 노후화되어 위험하거나 불편할 경우 이를 보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

- 온라인 수업 개선 방안

(편집, 음질 개선 등 온라인 수업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

- 교내 심리 상담 프로그램 개선 및 대학생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 도입

( 현재 심리 상담 프로그램 개선 및 대학생을 위한 문화 치료 프로그램을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

일반적으로 토의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조를 편성하고 논제를 정한 후 자료 조

사를 하고 역할 분담을 한다. 역할 분담은 사회자와 토의자의 역할뿐 아니라 토의 진행 전의 준비과정에서의 역할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자료 조사 분담이나 문서 작성, 기자재 확인 등이다.

(1) 논제 선정과 목표 확인

논제를 정하기에 앞서 조를 편성하고 조원들 간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갖는다. 일상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간 후 서로의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다.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은 길지 않게 갖는 게 좋고, 아이스브레이킹의 주제 역시 공통의 관심사가 좋다.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나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는 피하고 수업이나 과제 등 대학생들의 학교생활과 관련된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아이스브레이킹을 통해 1차적으로 서로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으며, 아이스브레이킹 이후에 본격적인 토의 논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토의는 공통의

목표와 해결점이 정해져 있는 협력적 말하기이다. 따라서 토의의 논제는 조원 공통이 합의하는 논제여야 한다.

토의 논제는 앞서 간략히 설명하였듯이 시의성이 있으며, 조원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토의는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니라 특정한 목표점에 이르도록 서로 최상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말하기이다. 따라서 이에 알맞은 논제를 선정해야 한다. 앞서 자료에서 제시하였듯이, 축구나 야구를 할 수 있는 학교 전용의 운동장이 필요한데 이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지를 논제로 삼고 조원 전체가 이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학교 전용 운동장 신설을 주제로 토의를 진행할 경우, 학교 전용 운동장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야 한다. 이것이 논제의 목표 확인이다. 축구와 야구를 하기 원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객관적 데이터로 제시하고, 학교 운동장 신설

에 필요한 단계적 절차를 논의해야 한다.

(2) 자료 조사, 상호 피드백

논제를 정하면 자료 조사를 시작한다. 토의에 필요한 자료 조사는 신문 기사, 통계 자료, 책, 논문, 전문가가 운영하는 유튜브 영상, 기업이나 전문가가 운영하는 블로그 등이 포함되며, 이러한 자료에서 얻은 근거들이 토의의 주장과 의견을 굳게 지지하는 근거가 된다. 전문가는 단순히 팔로워 수가 많은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학술적 논의인 만큼, 해당 주제와 관련된 학력과 경력이 검증된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실명을 쉽게 찾을 수 있거나 실명으로 운영하는 유튜브나 블로그를 참고해야 하며, 전문가의 약력은 본인이 검색하여 검증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근거로 논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주장과 의견에 큰 힘을 보태는 것이다.

자료 조사를 통해 해결 방안을 탐색하여 조원 각자가 생각하는 최상의 해결책을

선택한 후 주장-이유-근거의 형식으로 해결책을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을 하여 각자의 내용을 수정h보완한다.

(3) 토의 규칙 설정, 토의 전개

토의를 진행하기 전에 각 단계에서 토의할 구체적 사항을 항목식으로 정리하고, 토의를 진행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염두에 둔다. 첫째, 사회자는 토의자들에게 균등한 발언 기회와 시간을 주고, 토의의 방향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다시 논점으로 돌아오도록 안내한다. 둘째, 토의자들은 일정한 순서로 말할 수 있도록 발언 순서를 정하고, 발언 순서에 따라 내용도 정리한다. 다른 토의자가 말할 때에는 경청하고, 사적인 말이나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는다. 셋째, 토의는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니라 구체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잊지 않고, 신뢰성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한 근거를 반드시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토의장에서 좌석을

정하고, 기자재 사용 여부도 결정한다. 조원 전체가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각 조원의 발언 시간은 거의 비슷하되 조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전체 토의 시간을 정하고 시간을 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여자 역할

사회자

- 토의 주제 소개, 토의자 소개, 발언 순서 조절, 발언 시간 조절

- 중간에 토의 내용 요약, 전체 토의자의 참여 유도

- 토의의 내용이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내용의 흐름 파악과 유도

- 중립적 입장 고수, 토의자들의 의견 충돌 조정

- 토의 시간 확인, 토의 내용 최종 요약과 청중 참여 유도

토의자

- 토의 내용에 대한 사전 준비

- 발언 순서와 발언 시간에 맞게 발언

- 사회자의 지시에 따르고 어법과 예의에 맞게 발언

- 토의의 목적을 염두에 두고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참여

- 단순한 의견 제시가 아니라 토의의 목적에 맞는 해결 방안 제시

(4) 토의 정리

토의를 마무리하면서 토의했던 내용을 최종 발언 형식으로 사회자가 정리해준다면 청중은 보다 쉽게 토의 내용을 기억할 수 있다. 외적으로는 토의가 끝난 후 청중 질문을 통해 객관적인 청중의 시각으로 토의의 내용을 되짚어 볼 수 있다. 또한 내적으로는 토의를 마친 후에 조원들 스스로 토의를 하면서 얻은 해결책의 실현 가능성과 적합성을 점검하면서, 토의의 결과를 되돌아본다.

토의가 끝난 후 조원들은 협심하여 혹은 각자가 토의 평가문 혹은 토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토의의 내용은 회의록 형식으로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기록하는 게 좋다. 다음과 같은 토의 회의록은 토의 보고서를 작성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토의 일시 2024년 11월 15일(금) 오후6시-6시30분

토의 장소 탐구관 406호

참석자 이??, 김??, 정??, 성??, 박??, 석??

토의 주제 학교 운동장 사용 방안

토의 안건

H대학교 학교 운동장 사용 방안

- 해당 운동장은 2017년 ??관이 건축되면서 용도 변경됨.

- 기존 운동장 자리의 풋살장은 야구를 하기 어려움.

- H대학교에는 야구부가 있으며 별도로 야구 동아리도 있으므로 풋살장

이나 지하 체육관 이외에 정식 운동장이 필요함.

- 야구 경기를 위한 운동장을 건설하거나 대여할 수 있는 방안들 검토

토의 내용

- 같은 재단인 H고등학교 운동장을 빌려 쓸 수 있으나 현재는 한 달에 몇

번, 이런 식으로 제한되어 있음. H대학교 야구부 시합 연습이 있는 수요

일과 목요일은 H대학교 야구부에게 우선 사용권을 주도록 행정 조치 강

구.

- 학교 뒤편에 테니스장이 있는데 주로 교수님들이 사용하심. 학교 시설

물은 학생이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므로 현재 테니스장 자리

에 운동장 신설을 건의할 수 있음.

- ??부지에 H대학교 토지가 있음. H대학교에서 차로 50분 거리이지만

??부지에 운동장을 신설할 것을 학교에 제안할 수 있음.

토의 결과

- 첫째 안을 동아리 연합회장과 함께 행정팀에게 전화하여 문의하였을 때

특정 요일을 H대학이 우선적으로 쓰도록 내부 규정처럼 만드는 것은 어

렵다는 답변을 들었음.

- 또한 ??부지에 운동장을 신설할 계획도 없다는 답변을 직원에게 들었

음.

- 두 번째 안인 테니스장의 용도 변경 역시 학교측으로부터 테니스장의

용도 변경은 어렵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음. 따라서 우리 조는 특정

동아리, 즉 야구부와 같은 일부 학생들의 요구가 아닌 H대 학생 100명

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부지에 운동장을 신설할 수 있도

록 제안하는 결과를 얻었고, 이를 단계적으로 학교에 건의하고 실현할

방안을 모색함.

앞서 설명한 토의의 과정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토의 단계별 내용

토의 단계 내용

논제 선정

시의성이 있고, 적절하며 조원 전체가 동의할 수 있는 목표점을 가

진 논제를 선정한다.

자료 조사 및

상호 피드백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선정하여 분석한 후 정리한다.

조원들이 각자 정리한 자료를 상호 점검하고 피드백한다.

토의 규칙 설정

토의 전개

전체 토의 시간을 설정하고, 조원 전체가 참여하며 각각 같은 발언

시간과 기회를 배분한다. 발언 순서를 정하고 반드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중심으로 토의를 전개한다.

토의 정리,

토의 보고서

작성

토의 과정을 정리하고 이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활동 및 말하기 과제

1. 토의의 주제들을 생각해 보고 각 주제의 적절성과 시의성을 조원들과 논의해 보자.

2. 학교의 시설물을 관찰하고 보수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적은 후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자.

3. 토의 보고서를 작성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확인해 보자.

범주

항목

항목 판단 근거

토의 과정

▶ 토의 논제의 적절성

▶ 토의 자료의 신뢰성

▶ 발언 순서와 발언 시간 분배

▶ 해결 방안에 도달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

토의 결과

▶ 토의의 목표를 달성 여부.

▶ 가능한 모든 해결 방안의 검토 여부.

▶ 미진한 내용을 보완

▶ 토의 내용 정리와 청중 참여 유도.

2.2. 토론

1) 토론이란 무엇인가

토론의 어원은 라틴어의 ‘debattuere’에서 유래했다. 나눈다는 뜻의 ‘de’와 겨룬다는 뜻의 ‘battuere’의 합성어로 ‘나누어 겨룬다’는 뜻이다. 원어의 뜻처럼 토론이란 어떤 사안에 관하여 찬성팀과 반대팀으로 나누어 서로의 합당함을 말로써 겨루는 경쟁적 말하기이다. 이때 ‘겨루는’ 것은 논리를 바탕으로 겨루는 것이다. 논리는 주장과 근거로 이루어진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회의나 소규모 논의는 대개는 토론과 토의의 성격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정리하자면, 토의는 정해진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팀원 간의 협력적 말하기라면, 토론은 주어진 주제 혹은 이슈에 대해서 각 입장의 정당성과 타당성을 논의하는 것이다.

인종, 나이, 성별, 경제 상황 등이 모두 다른 개인들이 모여 하나의 사회를 이루며 살아간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렇게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데, 이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예전의 계급사회에서는 높은 계급의 사람이나 통치자의 명령에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가 일방적으로 처리되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현대의 민주주의 사회를 살고 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평등하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특정 계급의 사람이나 지도자의 말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공공의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본인 주장의 합리성을 강조하면서도 상대방과의 의견 차이를 인정하며, 서로 갈등을 피하고 공동의 문제를 토론을 하면서 해결하는 것이다. 토론을 통해 각자 다른 입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면서, 토론 참여자들이나 청중이 해당 안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토론의 종류에는 크게 교차조사 방식 토론(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 칼 포퍼(Karl Popper) 방식 토론, 링컨 더글라스(Lincoln-

Douglas)방식 토론이 있다. 교차조사 방식 토론은 어떤 논제에 대해 찬성팀과 반대팀이 입론으로 핵심 주장을 각각 전개한 후에 상호 교차적으로 상대팀에게 교차 조사, 혹은 교차질문을 하는 토론이다. 주로 2인 1팀을 이루고 각 팀에서 두 번의 입론과 교차조사, 반론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칼 포퍼 방식 토론은 세 명이 한 팀을 이루고, 각 팀이 한 번의 입론과 두 번의 반론을 하고 중간중간에 교차 질문을 하는 형식이다. 링컨 더글라스 토론은 찬성측의 입론 후에 반대측의 교차 질문, 반대측의 입론 후에 찬성측이 교차 질문을 한 후 서로 반론의 시간을 갖는 토론 형식이다.

2) 토론 왜 해야 하는가

집단 구성원 간에는 사소할 수도 중대할 수도 있는 불만과 갈등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생들의 경우 공간 사용이나 소음, 학사 행정 시스템상의 문제 등 이야기할 거리는 많다. 불만과 갈등이 야기되기 전에 잘 정비된 상황이나 조건이 늘 존재하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러한 경우는 많지 않다. 대학 생활은 학생들이 이제 막 성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최초의 사회생활이다. 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자율적인 활동이 많아지고, 다양한 타인들과의 활동 및 소통이 활발해지는 시기이므로 토론을 학습하고 실습하는 일이 더 필요하다.

아인슈타인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해결보다는 문제 자체를 정의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쓴다고 말한 바 있다. 토론에서 ‘문제’는 나쁜 것, 꼭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라기보다 개선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주제 혹은 이슈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작업은 중요하다. 토론 참여자들은 토론을 위해 많은 조사와 공부를 하게 되고, 청중들은 해당 논제에 대한 토론을 들으면서 해당 논제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하게 된다.

의견 차이는 불편한 것이고, 자칫하면 서로 간의 감정이 상할 수도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토론을 피하려 하기도 한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견 차이를 조율하면서 최상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과정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하는 일이며 필수적인 것이다. 의견 차이가 있을수록 적절한 언어로 단계적 수순을 밟아서 검증된 논거로 토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사회에서는 언제든지 개개인이 원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공유할 수도, 생산할 수도 있다. 알고리즘에 의해 각자가 휴대폰으로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만을 접할 수 있으며, 각종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나도 모르게 편향된 정보만을 접할 수도 있다. 나와 다른 의견을 접한다는 것이 점점 불편해지고, 상대의 의견이 심지어 잘못되었다고 믿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의견은 말 그대로 다른 의견일 뿐,

다른 의견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나의 이슈에 대해 본인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상대방과의 입장 차이를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통해 본인의 주장을 공고히 하는 이러한 경쟁적 말하기 과정은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하다.

3) 토론 어떻게 해야 하는가

토론을 하기에 앞서 조를 편성하고 토론의 논제를 선정한다. 토론은 경쟁적 말하기이기 때문에 논제 선정 방식이 토의 논제 선정 방식과 다르다. 토론의 논제는 사실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사실 논제와, 바람직한지 바람직하지 않은지 등의 가치 판단이 개입되는 가치 논제와, 정책의 변경을 요구하는 정책 논제 중에서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토론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몇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토론의

논제 선정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공정하고 시의성 있는 논제를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무분별한 국제 행사 유치를 중단해야 한다.’와 같이 주관적 느낌이 들어간 주장은 공정함이 부족하며, 토론의 논제로 적절하지 않다. ‘무분별한’이 중립적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토론은 매우 논리적인 의견의 교환 과정이다. 따라서 논제의 선택과 동시에 논제에 사용된 용어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둘째, 논제는 반드시 긍정형, 서술문 형식의 문장으로 서술하여 조원들이 논제의 적절성을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안락사는 허용해야 하는가?’와 같은 문장은 개방형 질문으로 논제에 대한 입장과 판단이 들어가 있지 않다. 이는 토론의 논제 서술로 부적합하다. 토론의 논제는 ‘...해야 한다.’혹은 ‘...이다’의 형식으로 서술해야 한다.

셋째, 하나의 논제에는 하나의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범죄 예방을

위한 성범죄자의 신상 공개는 정당하다.’와 같은 논제는 두 가지 내용이 섞여 있다. ‘성범죄자의 신상 공개는 정당하다.’와 같이 하나의 내용을 담은 논제로 수정해야 한다.

넷째, 토론은 경쟁적 말하기이기 때문에 논의가 과열되어 논쟁이 될 수도 있다. 토론은 논리적인 말하기이다. 감정적인 발언을 자제하고 상대측의 내용을 잘 경청하여 논리적인 허점을 중심으로 질문하고 반박해야 한다.

(1) 토론 논제 설정, 쟁점 확인

토론에서 논제의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논제란 논의할 주제를 뜻한다. 토론의 주제, 즉 논제를 정할 때에는 팀원들과 잘 상의하여 팀원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논제, 혹은 대학생들과 밀접하게 관련된 논제를 정하는 것이 좋다. 토론은 일반적으로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찬반 토론을 뜻하고, 따라서 논제 역시 찬성과 반대가 가능한 논제로 정해야 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찬반 토론의 논제는

사실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사실 논제, 가치 판단이 들어간 가치 명제, 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정책 논제로 나뉜다. ‘커피는 건강에 해롭다.’와 같이 사실의 진위 여부가 갈리는 사실 논제, ‘선의의 거짓말은 바람직하다.’와 같이 평가나 판단에 대한 가치 논제, 그리고 ‘촉법 소년의 나이는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와 같은 정책 논제가 주로 찬반 토론의 주제가 될 수 있다. 논제를 선정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지구는 돈다.’와 같은 이견이 없는 사실이나 ‘무인 자동차가 출시된다.’와 같이 정보 전달용 주제는 찬반 토론의 논제로 적절하지 않다.

• 세계의 미스테리와 같이 불가사의한 현상이나 사건 관련된 주제 역시 토론의 논제로 적절하지 않다.

● 사실 논제, 가치 논제, 정책 논제의 예시

1. 사실 논제

- 원자력은 친환경 에너지다.

- 범죄 재연 방송은 동일한 수법의 범죄 발생을 부추긴다.

-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유전자 조작 식품은 필요하다.

2. 가치 논제

- 행복은 돈에 비례한다.

- 선의의 거짓말은 해가 되지 않는다.

- 해외 원조는 국가적인 의무가 아니다.

3 . 정책 논제

- 가상 화폐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 사법시험을 부활시켜야 한다.

- 보편적 복지는 선별적 복지에 비해 효과적이다.

- 특정 범죄에 대한 국민투표를 시행해야 한다.

- 탄소국경세는 폐지되어야 한다.

- 잊혀질 권리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쟁점이란 찬성측과 반대측에서 주장하는 핵심 요소들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즉, 낙태를 금지해야 한다는 논제에 대하여 찬반 토론을 한다면 태아를 생명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태아를 생명으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인지가 쟁점이 된다. 심장이 생성되기 이전의 태아는 생명으로 보지 않는다는 일반적 사실을 논거로 삼을 경우, 이 논거가 정당한지가 또한 쟁점이 된다. ‘안락사는 허용되어야 한다.’는 논제에서도 안락사는 살인인지 아닌지가 쟁점이 된다.

사형제도 실행으로 찬반 토론을 할 경우, 사형수의 생명권 침해의 문제와 사형제도 실행이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인터넷 실명제를 주제로 찬반 토론을 할 경우, 인터넷 실명제를 실시하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과 인터넷 실명제로 인해서 타인의 인격권 침해를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 서로 쟁점이 된다.

정책 논제는 찬반 토론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논제로 촉법소년의 연령 하향,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사형제 등 법, 규정, 정책 등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다루는 논제이다. 고등학교 평준화 교육에 대한 논제가 있을 경우 다음과 같은 쟁점을 확인할 수 있다.

논제 : 자사고나 외고 등을 폐지하고 고등학교 교육을 전면 평준화해야 한다.

쟁점 1 : 일반 고등학교의 경우도 지역에 따라 교육적 가치는 다르다. 상위 10% 이내의 수능 점수 를 받은 졸업생의 수가 월등히 많은 학교가 있는가 하면, 졸업생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이 전체 졸업생의 10%도 되지 않는 학교도 있다. 따라서 이미 지역별 차별화가 고착화되었다.

쟁점 2: 능력이 천차만별인 학생들을 일률적인 기준으로 교육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2) 입론, 교차 질문, 반론

찬반 토론은 입론-교차 질문-반론의 기본적 구성을 가진다. 논제를 결정하면 찬성측과 반대측은 각자 본인들의 주장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입장문을 발화함으로써 토론을 시작한다. 이를 입론이라고 한다. 입론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가 들어가야 한다.

① 주장 : 촉법소년법의 적용 연령을 현행 만14세에서 만12세로 낮춰야 한다.

② 이유 : 성인 못지않은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현행법상 촉법소년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심지어 촉법소년임을 악용하여 더 자주, 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③ 근거 : 지난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는 총 6만5987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2019년 8615명, 2020년 9606명, 2021년 1만 1677명, 2022년 1만 6435명, 2023년 1만 9654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김?? A당 의원은 중학생 B군에게 돌덩이 습격을 당했다. 경찰에 붙잡힌 B군은 김의원의 수행비서가 나이를 물어보는 말에 촉법소년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앞서 초등학생 두 명이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한 고등학생들의 범죄 행위를 모방해 빨간색 스프레이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수변 무대 계단 벽면에 낙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본인이 속한 팀의 주장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한두 문장으로 입론을 압축해서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일단 입론을 한두 문장으로 정리하여 주장을 명시화한 후에 이유와 근거를 추가해서 설명한다. 위의 내용의 경우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촉법소년들이 늘어감에 따라 촉법소년법이 악용되지 않도록 촉법소년법의 적용 연령을 낮추어야 한다.’로 찬성측 입장을 정리할 수 있다. 입론을 발표할 때에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와 근거를 첫째, 둘째, 셋째와 같이 넘버링하여 발표한다.

● ‘촉법소년법의 적용 연령을 낮추어야 한다.’는 논제의 찬성측 입론 예시

최근 넷플릭스 <소년심판>과 뉴스 등에 촉법소년 관련된 사건을 통해 촉법소년에 대한 관심과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찬성측에서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촉법소년들이 늘어감에 따라 촉법소년법이 악용되지 않도록 촉법 소년법의 적용 연령을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한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유는 첫째, 대법원 통계를 보면 2017년 7,897건, 2018년 9,051건, 2019년 10,022건, 2020년 10,584건, 2021년 12,502건으로 촉법소년 범죄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경찰청 통계 역시 2018년 33.7%, 2019년 32.4%, 2020년 32.9%로 촉법소년의 재범률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둘째, 현재 촉법소년의 기준인 만 14세는 2007년 개정된 법에 의한 것으로 이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 촉법소년의 범죄율 증가와 재범률 증가가 이를 입증한다. 현재의 만 14세의 소년들은 충분히 자신들의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신체적 성숙함을 가지고 있다.

셋째, 촉법소년법을 악용하는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아동에게 죄를 전가하거나, 촉법소년을 공범으로 만드는 경우가 그런 예들이다.

찬성측과 반대측에서 입론을 발표한 후, 상호 교차 질문을 한다. 상호 교차 질문의 횟수와 시간은 팀원들의 수, 토론 시간에 준하여 조정한다. 일반적으로 교차 질문은 팀별로 2-3회 실시한다. 교차 질문을 할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 상대측의 입론에 대해서만 질문한다. 상대측의 입론과 관련하여 질문자가 평소 궁금했던 내용을 질문하지 않는다. 또한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같이 막연하게 열린 질문은 하지 않는다.

• 상대측의 주장이 분명하고 정확한지를 질문한다. 이는 상대측 주장의 주요 개념과 용어가 정확한지에 대한 질문이다.

• 상대측 입론에서 주요 주장의 근거와 이유가 타당한지에 대해 질문한다. 상대측이 말한 정보들 중 핵심적 내용에 오류가 없는지 질문한다.

• 상대측이 질문을 잘못 이해하거나 충분하지 않은 답변을 했을 때 재질문한다.

반론은 상대측의 입론에 대한 논리적인 반박을 하는 것이며 상대측 주장의 논리적 허점을 지적한다는 점에서는 교차 질문과 유사한 점이 있다. 교차 질문은 질문이고 반론은 반대 주장이다. 교차 질문은 상대측 입론의 논리적 허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올바른 답변을 유도하고 상대측 논제의 핵심을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반론은 상대측 입론의 핵심 내용을 문제 삼고 우리 측의 주장을 공고히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상대측의 주장과 근거가 연관을 잘 맺고 있는지, 상대측의 주장에 왜 동의할 수 없는지를 역시 이유와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반론이다. 또한 교차 질문이 상대측의 입론에 대해서만 질문할 수 있는 것에 반해, 반론은 상대측의 입론과 우리 측이 상대측에게 했던 교차 질문의 내용까지 포함하여 반론을 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기견 안락사를 반대하는 주장을 한다면, 이에 대한 반론은 유기견의 수와 보호시설의 수를 들어 유기견 안락사를 찬성하는 입장의 논지를 펼칠 수 있다. 유기견 안락사를 반대하는 주장이 동물권을 보호하고 인간미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면, 유기견 안락사를 찬성하는 측은 열악한 시설의 보호

소에 많은 수의 유기견을 배치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설명하면서 현실적인 데이터와 사례로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반론을 할 때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 상대의 모든 쟁점을 다 반론하지 않는다. 우리팀에게 유리한 쟁점을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반론한다.

• 상대가 준비한 근거보다 더 신뢰성과 타당성이 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반론한다.

• 반론을 할 때는 절대로 새로운 주장을 하지 않는다. 기존 주장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반론의 과정에서 새로운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참여자 역할

사회자

- 토론 주제 소개, 토론자 소개, 발언 순서 조절, 발언 시간 조절

- 중간에 토론 내용 요약, 전체 토론자의 참여 유도

- 찬성측과 반대측의 토론 양상이 과열되지 않도록 분위기 조절

- 내용이 혼란해지면 논점을 다시 정리

- 토론자의 발언이 모호할 경우, 질문을 하여 발언의 의미를 명확히 함

토론자

- 논제를 분석하여 찬성측과 반대측 주장의 대립을 분명히 함.

- 주장을 뒷받침할 논거를 충분히 준비.

- 사회자의 지시에 따르고 어법과 예의에 맞게 발언

- 토론 전략을 세우고 공동 토론자와 협동하여 토론에 참여

- 상대의 발언을 경청하여 논리적인 허점이나 오류를 논박함.

청중

- 객관적인 입장에서 찬성측과 반대측의 의견을 듣고 논거의 타당성,

토론 규칙의 준수를 평가함.

- 찬성측이나 반대측에서 제시하지 않았던 대안을 제시함.

- 찬성측과 반대측에서 제시했던 내용의 현실 적용 가능성을 제안함.

앞서 설명한 찬반 토론의 과정은 교차 조사 방식 토론(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 칼 포퍼(Karl Popper) 방식 토론, 링컨 더글라스(Lincoln-Douglas)방식 토론에서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인 입론, 교차조사, 반론의 구성 방식과 순서를 설명한 것이다. 실제 찬반 토론을 진행할 때에는 반드시 이 모든 요소를 포함시킬 필요는 없다. 조별 구성 인원과 토론 시간에 맞춰 토론의 진행 방식을 구성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각 팀의 입론 시간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상대측의 질문 시간도 있어야 한다. 다소 간소화한 두 가지의 찬반 토론 모형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찬반 토론 모형

교차형 A

입론 찬성팀 입론

보통 약2분

(팀별 조절)

교차 질문 반대팀 교차 질문, 찬성팀 답변

입론 반대팀 입론

교차 질문 찬성팀 교차 질문, 반대팀 답변

교차 질문은

1회나 2회

반론 찬성팀 반론, 반대팀 반론

최종 발언 찬성팀 최종 발언, 반대팀 최종 발언

종합형 B

각 팀 입론 찬성팀 입론 후 바로 반대팀 입론

교차형A보다

긴 입론 시간

상호 교차 질문

(자유 토론)

찬성팀 전원, 반대팀 전원 참가

일종의 자유 토론임, 반론도 포함

양팀 같은 시간

최종 발언 찬성팀 최종 발언, 반대팀 최종 발언

(3) 토론 정리, 토론 보고서 작성

각 팀의 토론이 마무리되면, 토론 보고서를 작성한다. 토론 참가자들이 스스로의 토론을 평가하고 정리하는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고, 청중의 입장에서 발표하는 팀의 토론을 듣고 청중 스스로가 해당 팀의 찬성측 혹은 반대측의 입장을 지지하는 평가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다음은 토론에 대한 성찰일지의 예시이다.

토론 일시 2024. 11.15(금) 오후7시-7시30분

토론 참가자 김○○, 정○○, 박○○, 이○○, 현○○

토론 주제

현재 한국의 연금 고갈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에 상정된 연금 개혁

안은 “더 내고 더 받는다.”를 실행하는 개혁안이다. 이에 대해 젊은

층이 국민연금 납입에 대한 더 큰 부담이 있으므로 현재의 연금 개

혁안의 소득대체율 인상폭을 조정하는 것에 대한 찬반 토론을 실시

했다.

토론 진행할 때

어려웠던 점과

해결 방안

독일의 연금 개혁안에서 배울 점을 조사하면서 그것을 우리나라

의 현실에 맞게 조정할 때 어려웠다. 각 나라의 경제적, 문화적 사정

은 모두 다르다. 독일은 2007년 연금 수령 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연장하는 개혁에 성공했다. 그러나 독일은 이러한 사회적 충격을 줄

이기 위해 2012년부터 2029년까지 이를 점진적으로 실행하기로 했

고, 독일의 보험료 납부 금액은 우리나라의 두 배나 된다. 우리는 공

무원의 퇴직 연령이 61세이며, 일반 기업은 50대 초중반에 퇴사한

다. 따라서 독일의 이러한 예를 모두 적용할 수는 없어서, 급속한 고

령화를 맞고 있는 국내 사정에 맞게 단계적으로 연금을 상향 납부하

고, 연금 납부 기여 기간도 각 납부자의 소득 수준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토론 과정에서

배운 점

본 토론을 준비하면서 우리 사회가 복지국가가 되기에는 아

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조원들이 헌법을 해

석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법 관련 전공이 아니었기 때

문이다. 그러나 조원들이 합심하여 자료 조사를 하여 비교적 합리

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일단, 현행 연금 체제에서 월 81

만 원을 노인들에게 지급함으로써 그들의 삶을 일부나마 부조할

수 있기에 연금 제도를 유지하고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토론 결과의

적용 가능성

국민연금은 대한민국 국민의 모두에게 해당되는 중요한 안건이기

때문에, 후속 세대에게 경제적 부담이 되지 않도록 현재 우리 세대

가 관심을 가지고 의견 제시를 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관련한 공

청회 등에 참여하여 의견 제시를 할 수도 있고, 청년 의원들에게 젊

은 세대의 의견을 전달하여 개혁안이 더 악화되거나 젊은 세대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주시하고, 의견 제안을 해야 한다.

토론의 단계별 과정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토론 단계별 내용

토론 단계 내용

논제 선정

찬반 토론의 논제가 될 수 있는 사실 논제, 가치 논제, 정책 논제 중

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논제를 긍정문으로 서술한다.

입론, 교차 질문,

반론, 작전 타임

찬성측과 반대측은 논제에 대한 입론으로 토론을 시작한다.

입론은 주장의 내용,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이유와 근거로 이루어진

다.

입론을 발표할 때 주장을 먼저 명료하고 압축적으로 명시한 후에,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와 근거를 첫째, 둘째, 셋째 이런 식으로 넘

버링하여 제시한다.

양 팀의 입론 후에 서로 교차 질문을 한다. 교차 질문은 상대측의

입론에 대해서만 질문하고, 열린 질문은 하지 않는다.

교차 질문에서는 상대측 입론의 핵심 개념이 명확한지, 상대측 주장

의 근거와 이유가 타당한지 질문한다.

반론은 상대측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는 이유와 이에 대한 근거

를 설명하는 것이다. 반론을 할 때는 상대측 입론의 내용뿐 아니라

우리가 상대에게 했던 교차 질문의 내용까지 포함하여 반론할 수

있다.

토론 정리,

토론 보고서 작성

토론 과정을 정리하고 이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활동 및 말하기 과제

1. 사실 논제, 가치 논제, 정책 논제를 각각 하나씩 정한 후에, 각 논제들의 쟁점을 파악해 보자.

2. 최근 교내를 포함해 사회에서 이슈가 되었던 공동체 사이의 갈등 사안을 조사하여 토론해 보자.

3. 토론을 진행한 후에 청중 평가표를 작성해보자.

토론 진행 상 중 하

찬성측과 반대측의 입장을 분명히 설명하였는가?

찬성측과 반대측의 쟁점이 잘 드러났는가?

상대측의 주장에 대한 적절한 질문을 했는가?

양측이 신뢰성 있는 논거를 바탕으로 토론했는가?

발표 능력 상 중 하

알아듣기 쉬운 발성과 정확한 발음으로 토론하였는가?

말하는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거나 빠르지 않았는가?

청중이 알아듣기 쉽게 잘 풀어서 설명하며 발표하였는가?

청중과 질의응답을 충실히 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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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와표현과정 교재편찬위원회>

편찬위원장 권혁명 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부교수

편 찬 위 원 나은미 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교수

이상혁 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교수

박선옥 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교수

이희영 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조교수

임형모 상상력교양대학 기초교양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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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2025년 3월 1일 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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